연재 기획·고정물

S010201975 지식카페
593 | 생성일 2015-05-13 14:41
  • 대규모 노예장터 열렸던 ‘야생의 대지’… 슬픈 역사 품은 ‘난민’의 고향[지식카페]

    대규모 노예장터 열렸던 ‘야생의 대지’… 슬픈 역사 품은 ‘난민’의 고향

    “몇 세기 동안 용감무쌍한 상인과 선원이, 무심의 바람을 막아내려고 뾰족해진 아프리카 대륙 동쪽의, 쭉 뻗은 해안으로 왔다. 그들은 자기들 물건과 신과 자신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기들 이야기와 노래와 기도를 함께 들고 왔다. (중략) 그들은 자기들 굶주림과 탐욕, 자기들 환상과 거짓말과 증오를 가져와 그중 일부는 그곳에 버려두고, 자신들이 사고 거래하고 빼앗을 수 있는 건 가져갔는데,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사거나 납치해 노예로 팔아먹었다.” ‘바닷가에서’에서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말한다. 202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구르나는 탄

    문화일보 | 2025-05-09 09:32
  • 짧고 아름다운 한때… 그 과거가 현재 속으로 들어와 행복을 만든다[지식카페]

    짧고 아름다운 한때… 그 과거가 현재 속으로 들어와 행복을 만든다

    누구에게나 중요한 순간 있어… 루소, 50년전 연인과의 만남 회상하며 “그 첫 순간이 내 일생을 결정” 지나간 기억이 현재의 의미 만들어 내… 현실성은 흘러가는 시간·서 있는 과거가 교차하는 지점서 태어나 ■ 지식카페 - (40) 인생의 빛나는 한순간, 과거와 지금의 교차점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권에 있다. 북산과 산왕의 경기에서 빨간 머리 강백호는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가는 것이 위험한 지경이다. 그를 말리는 감독에게 강백호는 이렇게 말하며 경기에 나가고 또 이긴다.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

    문화일보 | 2023-07-07 09:00
  • ‘왕권·군권의 상징’ 관리 관청… 세종때 ‘병부 스캔들’로 피바람 불기도[지식카페]

    ‘왕권·군권의 상징’ 관리 관청… 세종때 ‘병부 스캔들’로 피바람 불기도

    ■ 지식카페 - (19) 옥새·병부 관리하는 ‘상서원’ 병사 동원때 쓰던 ‘병부’… 군권 쥐고 있던 태종대신 세종에 병부 바치자 분노, 세종 장인 심온까지 제거 왕위계승·對中 외교문서에만 쓰던 옥새 ‘大寶’… 670개 정도 운용됐던 마패, 훔치거나 거래땐 최고 사형에 처해 상서원(尙瑞院)은 왕의 도장인 옥새(玉璽)를 비롯한 각종 인장들과 병력을 운용할 때 사용되는 명패인 병부(兵符), 병권 지휘자를 상징하는 절월(節鉞), 순패(巡牌), 마패(馬牌) 등의 표식물을 관리하는 관청이다. 조선의 상서원은 고려시대의 상서사로부터 비롯되었는데, 상서사는 고려

    문화일보 | 2023-06-30 08:59
  • 왕실의 의약·치료 관장… 최고 직책 ‘어의’ 대다수는 평민·중인 출신[지식카페]

    왕실의 의약·치료 관장… 최고 직책 ‘어의’ 대다수는 평민·중인 출신

    ■ 지식카페 - (18) 궁궐 전속병원 ‘내의원’ 태종때 설치된 내약방이 모체… 의원중에서 출중한 실력을 갖춘 자들만 뽑아서 배치 ‘동의보감’ 쓴 허준은 서자 출신으로 종1품 벼슬 받아… 어의는 왕이 죽으면 유배·교수형 당하기도 내의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내의원(內醫院)은 궁궐 안에 있는 병원이란 뜻으로 왕실을 전담하는 의료기관인데, 태종 때 설치된 내약방이 그 모체다. 이후 1443년에 세종이 내의원으로 개칭하고 관원 16인을 배치함으로써 비로소 독립기관이 되었다. 그리고 세조 때 관제 개혁이 이뤄지면서 정과 첨정 1명씩 배치되고 판관과 주부가 각

    문화일보 | 2023-05-26 09:03
  • 돌핀 에어버스·초고속 바이크… 공기역학 넘어 미래를 그린 곡면[지식카페]

    돌핀 에어버스·초고속 바이크… 공기역학 넘어 미래를 그린 곡면

    ■ 지식카페 - (26) 루이지 콜라니 작품마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같아… 공기의 빠른 흐름 고려한 공학미에 조각처럼 아름다운 조형미 귀 구조 응용한 스피커·인체공학적 소파·우주선 닮은 트럭 등 시대 앞서간 감각 돋보여 디자이너는 참 희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몸은 현재에 있지만 눈과 마음은 항상 다가올 시간 속에 있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을 보면 현실에서 30㎝ 정도는 공중에 붕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런 디자이너들 중에서도 루이지 콜라니는 한 3m 정도는 공중부양해서 평생을 살아갔던 사람처럼 보인다. 그의 디자인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문화일보 | 2023-05-19 09:13
  • 절제하면 신의 축복, 오용하면 마약[지식카페]

    절제하면 신의 축복, 오용하면 마약

    ■ 지식카페 - 김헌·김월회의 고전 매트릭스 - (25) 국가 지도자와 술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성경엔 “독주, 떠들게 하고 포도주는 거만하게 만들어” ‘알렉산드로스 = 술꾼’ 평가 절제 무장 땐 거침없는 진군 자제력 잃고 술 탐하다 멸망 애주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성경의 이야기는 가나의 혼인잔치일 것이다. 한껏 흥이 오른 잔칫집에 술이 똑 떨어졌다. 흥이 깨질 판에 예수는 뜻밖의 이적을 행한다. 빈 항아리에 물을 채웠더니 고품질의 포도주가 된 것이다.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고, 신랑은 하객들로부터 칭찬과 축복을 잔뜩 받았다. 술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신비의 묘약이다. 적어도 그리스로마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포도주는 제우스의 아들, 디오니소스 신이 인간들을 위해 빚어낸 선물이었다. “인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요.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가 인간을 먹여 살리는 곡식과 디오니소스께서 발명한 포도주라오. 가련한 인간들이 포도주를 실컷 마시면 고통에서 해방된다오. 그것은 우리에게 잠을 주고, 일상의 고생을 잊게 해준다오.” “그분은 부자에게도 빈?

    문화일보 | 2023-04-17 08:56
  • 군주가 멀리할 건 술, 가까이할 건 덕[지식카페]

    군주가 멀리할 건 술, 가까이할 건 덕

    ■ 지식카페 - 김헌·김월회의 고전 매트릭스 - (25) 국가 지도자와 술 서경 ‘주고편’ ‘술 탓에 천자는 천하를 잃고 필부는 자신을 잃는다’ 풍자 무왕이 아우를 제후에 봉하며 ‘술과 늘 함께 하지 말라’ 당부 서경 ‘주고편’에 술을 경계해 피아니스트 출신 변호사는 소주를 마실 때면 줄곧 와인 잔에 따라 음미하며 마셨다. 얼마 전에 종영한 한 드라마에서 반복됐던 장면이다. 그 장면을 접할 때마다 올해 초 소주 가격이 오른다고 했을 때 나왔던, 소주가 이젠 서민의 술이 아니게 되었다는 푸념이 절로

    문화일보 | 2023-04-17 08:56
  • 청소기 먼지봉지가 꽉 차면 의자 변신… 실용에 철학을 입힌 ‘마법’[지식카페]

    청소기 먼지봉지가 꽉 차면 의자 변신… 실용에 철학을 입힌 ‘마법’

    ■ 최경원의 지식카페 - (25) 유르헨 베이 탁자와 의자 하나로 묶은‘코쿤퍼니처’… 설치미술 같은 가구로 평소 익숙한 사물에 대한 선입견 깨 ‘슬로 카’는 현대인의 일 중독 풍자… 통나무에 등받이만 끼운 벤치는 가공미에 열중하는 디자인 비판 세계적인 디자이너 중에는 상품성 있는 디자인에 별로 욕심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디자인이라고 하면 상품을 만드는 일이고 실용성을 추구하는 분야. 세계적인 활동을 하는 디자이너라면 당연히 상품성 있는 디자인을 내놓아 부와 명예를 얻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새털처럼 여기고 자신의 디자인 세계를 심오

    문화일보 | 2023-03-24 09:05
  • AI는 지적 진보·가능성에 대한 질문[지식카페]

    AI는 지적 진보·가능성에 대한 질문

    ■ 지식카페 - 김헌·김월회의 고전 매트릭스 - (24) 챗GPT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월터 옹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문자는 인류 지성사의 혁명 기억에 의존하는 문화 바꿔 챗GPT는 또 한번의 도약 다양한 혜택·활용 곱씹으며 윤리적인 문제도 성찰해야 기원전 9세기 말, 그리스에는 알파벳이 쓰이기 시작했다. 기억에 의존해 모든 정보와 지식을 생산하고 보전하며 소비하던 상황에서 글자의 등장은 획기적이었다. ‘둔필승총(鈍筆勝聰)’, 아무리 둔한 악필이라도 써두기만 하면 총명한 기억력을 이겨낸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정보나 지식을 기억하려고 골머리를 앓지 않게 되었다. 필요한 지식을 기억을 더듬어 찾아내는 것보다 문자로 기록해둔 서판을 찾아내는 것이 더 확실하고 편리했다. 그런데 기억의 보조장치로서의 글자에 대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플라톤은 ‘파이드로스’에서 이집트의 신 이비스, 자칭 테우트 신이 글자를 발견한 후, 타무스 왕과 나눈 신화적 대화를 전해준다. 테우트가 말했다. “왕이여, 이 글자를 배우면 이집트 사람들

    문화일보 | 2023-03-20 08:55
  • 기술은 인간을 이롭게 하는 도구일뿐[지식카페]

    기술은 인간을 이롭게 하는 도구일뿐

    ■ 지식카페 - 김헌·김월회의 고전 매트릭스 - (24) 챗GPT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정약용 ‘기예론’ 기술은 인간만의 생존수단 인간으로 살수있게 만들어 AI가 고도로 발전한다면 인력을 대체할 순 있겠지만 기술이란 본질 바뀌지 않아 좋은 것이다 싶으면 자국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하는 중국임을 감안하면 드론의 최초 발명자도 중국인이었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묵자’라는 오래된 고전에 3일간이나 하늘에 떠 있었다는 인공 까치 얘기가 전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2400여 년 전쯤 공수반 또는 노반

    문화일보 | 2023-03-20 08:55
  • 타인의 도움 요청에 ‘무조건 환대’ 하라[지식카페]

    타인의 도움 요청에 ‘무조건 환대’ 하라

    ■ 지식카페 - (23) 튀르키예 지진과 인간의 사랑 데리다 ‘환대에 대하여’ “내게도 재앙·환란 닥칠수 있다” 공동체 안에 다져진 연대의 힘 사랑·관심만이 인간 생존의 길 튀르키예 향한 헌신적인 원조 인류 구원을 위한 ‘희망의 빛’ 영원히 살 수 있을까? 존재하는 모든 것은 파괴됨을 거부하며 사라짐에 저항한다. 한 번 생명을 얻고 태어난 우리는 그래서 더 오래 살고 싶고, 영원한 생명을 갈망한다. 영원한 생명, 그 비결이 궁금했는지 한 사람이 예수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당신의 이웃을 당신 자신처럼 사랑하십시오.” 그런데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어떻게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인가? 종교적으로는 자명하다. 이웃을 사랑하면, 죽어서 하늘나라에 올라가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으니,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도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플라톤은 ‘향연’에서 남녀가 사랑하며 아이를 낳는 것은 영생을 누리는 길이라고 한다. 사람은

    문화일보 | 2023-02-20 09:00
  • 서로를 이롭게 하는 ‘차등없는 사랑’을[지식카페]

    서로를 이롭게 하는 ‘차등없는 사랑’을

    ■ 지식카페 - (23) 튀르키예 지진과 인간의 사랑 묵적 ‘묵자’ 이로움을 추구함은 인간 본성 별도의 수양 없어도 실천 가능 서로에게 충분히 이익 되는데 굳이 혈연 따질 필요는 없어 동정 아닌 사랑으로 재난 도와 평화를 깨는 것은 꼭 전쟁만은 아니다. 지진 같은 자연재해도 삶의 평화를 송두리째 앗아가곤 한다. 무너진 건물 더미에 얼마나 많은 이가 매몰됐을지 가늠조차 안 되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참상이 이를 잘 말해준다. 파괴된 평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묵자

    문화일보 | 2023-02-20 09:00
  • 대규모 노예장터 열렸던 ‘야생의 대지’… 슬픈 역사 품은 ‘난민’의 고향[지식카페]

    대규모 노예장터 열렸던 ‘야생의 대지’… 슬픈 역사 품은 ‘난민’의 고향

    “몇 세기 동안 용감무쌍한 상인과 선원이, 무심의 바람을 막아내려고 뾰족해진 아프리카 대륙 동쪽의, 쭉 뻗은 해안으로 왔다. 그들은 자기들 물건과 신과 자신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기들 이야기와 노래와 기도를 함께 들고 왔다. (중략) 그들은 자기들 굶주림과 탐욕, 자기들 환상과 거짓말과 증오를 가져와 그중 일부는 그곳에 버려두고, 자신들이 사고 거래하고 빼앗을 수 있는 건 가져갔는데,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사거나 납치해 노예로 팔아먹었다.” ‘바닷가에서’에서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말한다. 202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구르나는 탄

    문화일보 | 2025-05-09 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