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1986 명작의 공간
341 | 생성일 2015-06-26 15:53
  • <명작의 공간>곤궁했던 하꼬방서 쥐어짠  ‘장미빛’에 대한 아픈 고백

    <명작의 공간>곤궁했던 하꼬방서 쥐어짠 ‘장미빛’에 대한 아픈 고백

    영화 ‘장미빛 인생’ 가리봉동 (끝) 산업화 신화 희생지 구로공단 거기 기생하던 술집과 주먹들 하류층 사람들 환락가로 인식 과거도 현재도 따지지않는 곳 1994년 제작한 김홍준 감독 처참한 모습 노출 주저했는지 주먹· 마담·수배자· 불순분자 가리봉동 만화방 배경에 풀어 “장미빛 인생, 아직 안왔다면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몰라” 술집 무대에서 어우동 스트립쇼를 하며 살아가는 미영은 동네 깡패 황동팔(최재성)에게 근사하게 술 한잔 산다고 하면서 되레 자기가 잔뜩 취하고 만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골목길 끝. 동팔은 몸을 가누지 못하는 그를 간신히 집으로 데려오는데 여자는 동팔이 자신의 첫사랑이었다며 얼굴을 부빈다. 그리고 동팔에게 열쇠를 주며 말한다. “다 왔어, 오빠. 여기야. 나 이렇게 살아.” 동팔은 문을 따고 여자를 들여보낸 후 그를 뿌리치고 나온다. 그런 그의 등을 향해 여자는 자신이 사는 꼴 때문에 그러느냐며 울부짖는다. 근데 그게 어우동 한복을 벗으며 알몸을 보여주는 직업의 여자라서 싫으냐는 건지, 아니면 자기가 사는 집이 이렇게 허

    곽성호 기자 | 2019-08-30 11:43
  • <명작의 공간>‘평론가 구회영’ 활동하다 ‘임권택 연출부’로 현장 첫 발

    <명작의 공간>‘평론가 구회영’ 활동하다 ‘임권택 연출부’로 현장 첫 발

    김홍준 감독은 김홍준(사진) 감독은 이제 감독보다는 다른 직함으로 더 많이 불리는 인물이다. 오래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로 재직 중이고 다양한 영화제에서 집행위원장과 총감독직을 수행해 왔다.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예술감독으로 일하며 올해 처음 열리는 강릉국제영화제 예술감독도 맡았다. 영화제에 관한 한 김 감독만큼 부침을 겪은 사람도 드물다. 여러 영화제에서 수석 프로그래머나 집행위원장 등을 맡았지만 2∼3년 후 직책에서 해촉되거나 영화제 자체가 없어지는 불운이 이어졌다. 영화제에 관한 한 그는 실패와 재기를 반복해 온 셈이다. 한국 영화계가 르네

    김구철 | 2019-08-30 11:36
  • <명작의 공간>2만 동학 스러진 ‘송장배미’… 125년 지나 ‘척왜 장승’ 다시 우뚝

    <명작의 공간>2만 동학 스러진 ‘송장배미’… 125년 지나 ‘척왜 장승’ 다시 우뚝

    드라마 ‘녹두꽃’우금티 해지면 도적 출몰 공주 고갯길 소몰고 넘는 걸 금했던 우금티 2006년 터널 뚫리고 공원으로 매년 예술제를 열고 장승 세워 올해에는 日보복에 맞서 ‘척왜’ 동학군의 송장이 논배미에 쌓여 붙여진 ‘송장배미’엔 아픈 역사 고마나루로 이어지는 들에서는 농민군 넋 달래주는 제 올리기도 횃불·함성·절규 지금도 생생히 해산을 혀서 목숨은 부지할지 몰라도 더 이상 접장은 아니겄제. 양반 있던 자리에 왜놈이 올라 타갔구 다시 개돼지로 살아야겄재. 그래서 난 싸울라고. 그래서 난 싸울라고.... 겨우 몇 달이었지만... 사람이 동등하니 이 대접하는 세상 속에 살다본 게 아따 기깔라갔꼬, 다른 세상에서 못살 것드랑께. 그래서 나는 싸운다고. 찰나를 살아도 사람처럼 살다가 사람처럼 죽는다 이 말이여. SBS 드라마 ‘녹두꽃’에서 동학농민군의 별동대장인 백이강(조정석)은 그렇게 외친다. 그것은 싸우다 죽겠다는 다짐과 다를 바가 없다. ‘녹두꽃’이 담은 동학농민혁명의 마지막 전투, 우금티 전투에서는 무려 2만여 명의 동학군이 일본군의 최신?

    문화일보 | 2019-08-23 14:25
  • <명작의 공간>전봉준 아닌 민초들을 주인공 내세운 웰메이드 사극

    드라마 ‘녹두꽃’은 ‘녹두꽃’은 지난 4∼7월 방송된 SBS 드라마다.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삼았고, ‘녹두꽃’이라는 제목에서는 농민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녹두장군 전봉준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전봉준이 아니다. 변변한 이름 없이 살다가 제대로 된 이름을 얻은 후 그 이름값에 걸맞은 삶을 살기 위해 농민운동에 참여했던 민초들이 진짜 주인공이었다. ‘녹두꽃’은 형제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백이강(조정석 분)은 전라도 고부 관아의 악명 높은 이방이자 만석꾼인 백가(家)의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아버지가 본처의 여종을 범해 태어났기에 이강이라는 멀쩡한 이름 대신 ‘거시기’라 불렸다. 백씨 가문의 일원으로 살아남기 위해 험한 일을 도맡아 하던 그는 백성의 분노가 들불처럼 타오르기 시작하던 갑오년, 전봉준(최무성 분)을 만난 후 자신의 죗값을 치르고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동학농민군의 별동대장으로 나선다. 그의 동생인 백이현(윤시윤 분)은 백가네 막내이자 본처 소생의 적자다. 그러니 따뜻한 아랫목에서 자랐고 수려한 외모에 걸맞은 고매한 인품을 지닌 인물이다. 일찌감치 일본 유학을 떠난 그는 ?

    안진용 기자 | 2019-08-23 14:14
  • <명작의 공간>해거름 스산한 주암호… 희대의 살인 사건에 이야기를 입히다

    <명작의 공간>해거름 스산한 주암호… 희대의 살인 사건에 이야기를 입히다

    정유정 ‘7년의 밤’ 주암호 차로 친 아이 저수지서 살해 10년전 옆 단지 끔찍한 사건 ‘인간 이중성 속 광기’모티브 빠져나올 수 없는 공간 찾아 전국의 댐을 떠돌던 가을 날 후배가 ‘주암호’이야기 전해 순천 주암면 협곡 막은 인공호 수몰된 마을 이야기 듣는 순간 내가 찾던 그 곳이라는 확신이 물안개에 둘러싸인 거대 우물 댐직원 사택·옛마을 고스란히 풍경 너머 공간 단숨에 스케치 10년 전, 6월 어느 밤이었다. 나는 야간산행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간 후, 숲은 습하고 후덥지근한 공기로 뒤덮여 있었다. 적황색 반달이 머리 위에 떠 있었던 걸, 또렷하게 기억한다. 좁고 가파른 산길을 내려오는 내내 달을 올려다봤던 것도. 온몸이 비와 땀으로 함빡 젖어 있었던 것도. 그 일이 아니었다면, 곧장 잊어버렸을 일상적이고 사소한 기억이다. 그때 나는 갓 등단한 신인 작가였고, 야간산행은 등단작인 ‘내 심장을 쏴라’를 쓰기 위해 2년 동안 매일같이 해온 일종의 습관이었으며, 그사이 달은 수도 없이 뜨고 졌다. 집에 도착했을 땐 밤이 깊어 있었다. 나는 아파트 공

    박경일 전임기자 | 2019-08-16 11:42
  • <명작의 공간>운명 바꿔준 ‘詩의 뿌리’ 두평 쪽방… 마음 달래준 왕송저수지

    <명작의 공간>운명 바꿔준 ‘詩의 뿌리’ 두평 쪽방… 마음 달래준 왕송저수지

    시인 신현림의 의왕시 도깨비시장 길 입구의 고향집 2층 귀퉁이에 가건물로 지은 스물다섯살에 얻은 첫 내방서 본격적으로 詩 쓰기에 몰두해 해질 무렵 힘들고 쓸쓸한 마음 노을이 지는 저수지에 푹 담가 나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 고향 찾을 때면 꼭 향하는 곳 우리 집은 의왕역에 내리면 3분 거리였다. 도깨비시장 가는 길 입구. 지금 그 집은 없다. 이곳에 남은 20평에 집을 짓는 꿈과 추억만 남아 있다. 내 시의 뿌리는 내 고향 의왕에서 시작하고, 마무리된다. 내 시집마다 의왕은 곳곳에 스며있다. 첫 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에 수록된 ‘철로변의 가을’ 시리즈의 시는 모두 의왕 얘기다. 서른 살에 독립선언 후 상경해서도 늘 철로가의 집 한 채와 부모님과 의왕 풍경을 그리워했다. 한 장소에 잠시 머물러도 그곳의 에너지가 깃드는데, 고향은 평생 함께 사는 자기만의 박물관이 아닐까 한다. 이 길에 서서 사라진 옛날 내 방을 떠올렸다. 창을 열면 수원행 전철 길과 의왕 역사와 철도화물기지의 수없이 많은 철로 길이 펼쳐져 있다. 그 철길은 슬프고 외로울 때마다 내 가슴을 달래주고 서녘 하?

    문화일보 | 2019-08-09 11:21
  • <명작의 공간>2018년 英출판사 Tilted Axis 선정 한국 대표여성시인 9人

    신현림 시인은 신현림은 경기 의왕에서 출생해 아주대 국문학과 졸업 후, 상명대 디자인대학원에서 파인아트를 전공했다. 현대시학으로 데뷔, 전방위적인 작가로 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 사람’ ‘침대를 타고 달렸어’ ‘사과꽃 당신이 올 때’를 펴냈다. 2018년 영국출판사 Tilted Axis에서 선정한 한국 대표여성시인 9인에 뽑혔다. 사진과 글을 결합한 책인 ‘나의 아름다운 창’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는 시’ ‘사과밭 사진관’ 등이 있다. ‘엄마 계실 때 함께 할 것들’ ‘깨달은 고양이’ 등 다수의 에세이집과 세계

    정진영 | 2019-08-09 11:18
  • <명작의 공간>마종기 시인은 의대 1학년 때 첫 시집 ‘연세문학상’… 美 건너가선 고국에 대한 사랑 담아내

    마종기 시인은 1939년 일본 도쿄(東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아동문학가 마해송, 어머니는 한국 여성으로는 최초의 서양무용가로 활동한 박외선이다.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 이수 중이던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방사선과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미국 방사선과 전문의가 되었다. 오하이오 의과대 소아과와 방사선과 조교수 겸 동위원소실 실장으로 일했으며, 1975년 그해의 최고 교수상인 ‘골든애플상’을 받았다. 1959년 ‘현대문학’에 ‘해부학교실’ 등을 발표하며 등단한 그는 삶과 죽음을 오가며 겪는 때론 격렬하

    최현미 논설위원 | 2019-08-02 11:37
  • <명작의 공간>도망치듯 떠나온 골목길 한옥집 이국서 ‘착한 당신’을 그립니다

    <명작의 공간>도망치듯 떠나온 골목길 한옥집 이국서 ‘착한 당신’을 그립니다

    마종기 詩 ‘바람의 말’의 명륜동 옛집 공군 군의관때 정치관여 죄목 고초 겪다 서약하고 미국으로 의사로 성공… 귀향 꿈꿨지만 귀국 무산되고 절망의 나날들 시를 쓰면서 내 동경의 대상은 과거 행복했던 명륜동 작은 집 그 집은 항상 내고향이자 애인 타향살이 달랜 고국의 ‘대명사’ 졸시 ‘바람의 말’은 1970년대 후반에 쓰여졌다. 정확하게 어느 해 어느 잡지에 발표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해도 그 시를 쓰던 때의 정신적 방황의 전말은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나는 6년간의 의과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공군 군의관이 되어 3년간 서울과 지방에서 근무했었다. 군 생활의 끝 무렵, 재경문인 한일회담 반대서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공군본부 광장에서 체포돼 고초를 겪다가 ‘다시는 고국 땅을 밟지 않겠다’는 서약에 도장을 찍고 몇 달 후 제대를 하자마자 고국을 떠났다. 그것이 1966년 여름이었다. 미국에서의 첫해는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영어는 서툴고 의학 실력은 부족하고 내가 맡은 환자들은 죽기만 했다. 만 1년간의 말단 의사 인턴 생활은 내 생애에서 제일 긴 한 해였다. 하지만 그 길을 피할 수 없?

    문화일보 | 2019-08-02 11:37
  • <명작의 공간>1996년 등단후 장편 서사 선보여 “휴머니스트 ‘달문’은 인생 캐릭터”

    김탁환 작가는 김탁환 작가는 단편이 주류인 한국 소설계에서 장편에 집중하는 보기 드문 소설가다. 김 작가는 지난 1996년에 등단한 이후 ‘나, 황진이’ ‘불멸의 이순신’ ‘노서아 가비’ ‘허균 최후의 19일’ 등 방대한 고증과 독창적인 상상력을 결합한 서사를 선보여왔다. 특히 김 작가가 18세기 실학파를 중심으로 형성된 지식인 집단인 ‘백탑파’를 등장 인물로 내세운 ‘방각본 살인 사건’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 ‘목격자들’ 등 이른바 ‘백탑파 시리즈’는 역사추리소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토록 고고한 연예’는 김 작가가 조선 후기에 살았던 유명한 광대 ‘달문’을 모델로 삼아 쓴 장편소설이다. ‘달문’은 연암 박지원의 소설 ‘광문자전’의 주인공인 ‘광문’의 또 다른 이름으로, 의로운 인품과 뛰어난 재주로 여러 사료에 기록된 인물이다. ‘달문’은 입이 귀까지 찢어지고, 귀는 어깨에 닿을 정도로 늘어졌으며, 눈썹 없는 왕방울 눈을 지닌 추한 외모의 사내였다고 전한다. 동시에 그는 수표교 거지 패의 왕초에서 인삼 가게 점원, 산대놀이 으뜸 광대, 도성 최고의 기생들을 거느린 조방?

    정진영 | 2019-07-26 14:54
  • <명작의 공간>21세기 ‘세월호 義人’ 보내고… 18세기 ‘청계천 義人’ 불러내다

    <명작의 공간>21세기 ‘세월호 義人’ 보내고… 18세기 ‘청계천 義人’ 불러내다

    김탁환 ‘이토록 고고한 연예’의 청계천 영조 시절의 ‘거지 광대’ 달문 당대 추남이자 조선 제일 춤꾼 이웃에 돈 나눠주고 거지 생활 일자무식이지만 지혜의 치유자 중심에 서지 않고 주변 머물러 달문이 예수야? 석가모니야? 의심 품고 지내다 세월호 참사 그 곳에서 만난 수많은 의인들 故 김관홍 잠수사 보내고 난뒤 떠오르는 사내가 ‘달문’이었다 7월 뙤약볕 아래 광통교에서 오간수교까지 걸었다. ‘이토록 고고한 연예’의 등장인물 달문과 모독, 표철주가 누빈 삶의 현장이면서,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이미 답사한 천(川)이다. 장편소설을 출간한 다음 그 길을 되짚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토록 고고한 연예’는 예외다. 달문을 주인공으로 창작판소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영조 시절 거지 광대 달문에게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1987년이다. 대학에 갓 입학한 후 연암 박지원의 소설집 ‘방경각외전’을 읽다가 ‘광문자전’을 접한 것이다. 거지 왕초로 탁월한 춤 솜씨를 자랑하던 달문은 당대 손꼽히는 추남이기도 했다. “나 또한 어렸을 적에 그 얼굴을 보았는데 너무도 못났었다”고 연암이 적을 정도였다

    정진영 | 2019-07-26 14:54
  • <명작의 공간>1집 ‘물 좀 주소’ 금지곡… 2집 ‘고무신’ 수거명령… 14년 만의 3집서 음악적 완성

    <명작의 공간>1집 ‘물 좀 주소’ 금지곡… 2집 ‘고무신’ 수거명령… 14년 만의 3집서 음악적 완성

    한대수의 앨범들 1969년 9월 19일 서울 남산 드라마센터 무대에 21살 장발의 젊은이가 등장했다. 깊고 짙은 어둠 속에서 향냄새가 풍겨오고 시계 초침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그는 커다란 톱을 켜며 노래를 불렀다. 객석은 그의 전위적인 무대에 충격에 빠졌다. 미국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그해, 그는 한국 대중음악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혔다. ‘전설’ 한대수의 시작이었다. 한국 포크록의 시발점인 한대수는 미국 뉴욕에서 히피 문화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여 국내에 소개한 시대를 앞선 음악인이었다. 외국곡을 번안해 불렀던 기존 포크 가수들과

    정진영 | 2019-07-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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