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1989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
57 | 생성일 2015-07-07 15:58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아픔은 우리 모두의 共業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아픔은 우리 모두의 共業

    1년여 동안 ‘인문학 건강론’이라는 주제로 연재해 오다 이제 마지막 칼럼을 쓰게 됐다. 필자는 이 지면의 첫 번째 글에서, “인문학 건강론이란 인간행위의 구조기능상 일관성을 따져 물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안정성을 규명코자 하는 시도”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회과학과 행동생태학의 관점에서 동의학의 주요 개념들을 함께 살펴보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사상체질의학’이라고 익히 접해온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의 학술체계가 많이 다뤄졌는데 그 연유는 다음과 같다. 동무의 인간론(人間論)과 의론(醫論)은 단순히 한 개인의 기발한 학술적 천착만으로 볼 내용이 아니다. 아직 200여 년도 채 되지 않은 현대의학에서 규명·규정하고 있는 질병의 종류만 해도 이미 수십만 가지를 넘어섰다. ‘의학’이라고 불릴 만한 체계적 질병 대응 전략이 확립된 이후에도 지난 십수 세기에 걸쳐 인간은 수많은 질병에 맞서 투쟁을 거듭해 오며 그 학습의 흔적을 고스란히 유전적으로 상속해 왔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어떤 생각이나 행동이 너무 오랫동안 반복·누적되고, (그것을 수용하든 그것에 저항하든) 마음속 깊숙이 각인

    문화일보 | 2016-08-23 14:14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心食’으로 진화를 고민해야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心食’으로 진화를 고민해야

    생명체라면 평생 맞닥뜨리는 고민 중 하나가 끼니에 대한 걱정일 것이다. 특히 인간의 몸은 일정 주기 안에 일정량 이상의 연료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줘야 시스템이 유지되는, 생명체 중에서도 거대하고 낡은 화학공장에 속한다. 인류 문명이 첨단으로 발달했다고 자부하는 오늘날에도 현대인들의 고민은 ‘오늘 점심을 뭘 먹을까’이다. 도구적 문명사에 빗대면, 인체라는 화학공장은 수렵채취 시절 정도에 멈춰 있다. 현대 식품영양학은 각종 호르몬과 영양소, 칼로리 등의 분석을 통해 수천 년 동안 노후화된 인체 화학공장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지만, 문제는 인체 화학에너지가 처리되는 방식이 그렇게 기계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인간의 입맛(식욕, 소화력, 대사율, 포만감 등)은 수시로 변한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자라온 환경, 문화적 관습, 그때그때의 기분과 감정상태, 시공간적 기후조건 등에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거의 매 끼니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입맛이다. 예를 들어 마음이 급할 땐 자장면이 당기는데, 상대가 짬뽕을 먹으면 순간 거기에 입맛이 당긴다. 음주 후에는 맑고 얼큰한 국물이 생각나

    문화일보 | 2016-08-16 14:57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질병 부르는 예측 불가능한 생활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질병 부르는 예측 불가능한 생활

    오늘날에는 모든 뉴스가 경제문제 하나로 수렴돼 해석된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은 무기력증과 피부병, 정신질환까지 유발해 이로 인한 공식 환자만 벌써 1000명을 넘어섰지만, 이 기록적인 더위는 카페와 극장, 백화점 등 실내 영업장의 매출을 크게 상승시키고 전통시장과 캠핑장 등 야외 활동공간의 매출을 폭락시킨 요인으로 더 주목받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극심한 정치적 갈등 또한 이미 대중의 관심은 중국 정부의 경제적 보복 조치가 언제, 어디까지 파급될 것인가로 초점이 옮아간 듯하다. 당장 급감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는 정치적, 문화적 이슈(‘포켓몬 고’를 보라!)뿐만 아니라 날씨 변화 하나에도 당장 살림살이를 걱정해야 하는 거대한 불안의 시절을 살고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생활세계의 살림살이 안에서 한 사회의 경제적 건강성을 가감 없이 가늠해 볼 수 있는 시절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의학에서는 이를 ‘맥요정미(脈要精微)’라고 한다. 맥(脈)이란 혈의 곳간(脈者 血之府)으로, 신체가 운용하고 있는 살림살이의 리듬이자 사회적으로?

    문화일보 | 2016-08-09 14:27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사는 꼴’과 ‘품은 뜻’ 일치시켜야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사는 꼴’과 ‘품은 뜻’ 일치시켜야

    인간은 관계의 집합을 산다. 좁게는 인체의 세포와 조직들이 서로 관계하고, 넓게는 인간 사이의 사회적 관계, 더 나아가 신체와 기후환경 간 자연적 관계들까지 동시다발적으로 거대한 관계망을 이룬다. 무한에 가까운 관계의 집합(삶의 공식)들 속에서 몸·사회·자연과 자연스레 소통하는 명제(命題)를 도출하는 행위가 건강한 삶이다. ‘명제’란 특정 조건이 되면 응당(應當) 그렇게 행위하도록 스스로 명령된다는 것이다. 즉 일상의 어느 분면에서든 집합이 성립되지 않는 제한적·자의적·임의적 명제가 잘못 입력된 상태가 질병이며, 이를 바로잡는 과정이 또한 치료다. 요컨대 질병이란 ‘인격(人格·인간의 틀)’이라는 전체집합을 성립시키지 않는 일종의 ‘거짓명제’(회로 교란의 신호메커니즘)일 뿐이며, 이 같은 원리로 치료 또한 그 명제에 상응하는 ‘인간다운’ 관계회복이며, 관계의 회복을 떠나 고립적 신체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일상적인 인간 행위에는 다섯 종류의 가치명제가 설정된다. 인간이 평소 관계를 학습하는 방식을 관찰해 보면 밖(形·꼴)과 안(志·뜻)의 고락(苦樂·불만족과 만족)을 기준으로 크게 유?

    문화일보 | 2016-08-02 14:41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인체는 의식과 몸의 사물인터넷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인체는 의식과 몸의 사물인터넷

    전 세계 산업계의 신성장동력은 ‘O2O(Online to Offline)’ 트렌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O2O란 주로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분야에서 웹·모바일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하는 판촉 서비스 정도를 지칭하는 소극적인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혹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상호 결합되는 현상을 의미하는 말로 산업계 전체의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한 가정에서 인터넷으로 연결된 기기는 10개 수준인데, 5년 후에는 50여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거의 모든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돼 O2O 형태로 상호작용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IoT는 현실세계(physical world)와 가상세계(virtual world)를 연결하는 ‘O2O 산업’의 전방위적 개념이다. 가령,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오늘 아침 내 신체 상태(혈류순환, 공복혈당, 산소포화도 등)를 측정하면 해당 정보는 냉장고에 연결된 스마트 케어 서비스에 전송돼 최적의 식재료와 조리법 혹은 가까운 식당이나 배달서비스가 추천된다. 또한 집 안을 돌아다니는 풋워크(foot work: 걸음걸이) 정보가 마룻바닥 센서로 인지되

    문화일보 | 2016-07-26 14:29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인간에겐 ‘다섯가지 마음’이 있다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인간에겐 ‘다섯가지 마음’이 있다

    모든 인간은 일상 속에서 동시에 다섯 위상(位相)의 캐릭터(마음가짐)를 굴리며 살아간다. 먼저 낯선 환경을 맞닥뜨리는 내가(보다 정확히는 나의 마음가짐이) 있다. 일상생활의 대부분은 숱한 ‘처음들’과의 생존투쟁이다. 오늘은 어제와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이고,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동선, 벌어지는 일들 모두 완전히 새로운 사건이다. 특히 유년시절은 엄마 아빠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다. 동의학에서는 이렇게 매 순간 ‘시작하는 가운데 만들어지는(始生·시생)’ 마음상태를 ‘동방자(東方者)’라고 한다. 이와는 상대적으로(또한 동시에) 점차 나에게 익숙하게 느껴지는 환경(상황인식)과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나의 캐릭터가 있다. 처음에는 낯설던 것들이 체험을 중심으로 하나둘 분류되고 일반화되기 시작하면서, 그 ‘일반화된 체험(경험)’을 확장하고 스스로 구축한 스타일을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싹튼다. 이처럼 특정 분류로 수렴(收斂)·견인(牽引)되는 마음상태를 동의학에서는 ‘서방자(西方者)’라고 한다. 어색함과 익숙함이라는 껍질을 벗고 나면 구체적으로 내가 목적하는 바를 현장에서 살피고 펼쳐 나가고

    문화일보 | 2016-07-19 14:39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멘털 붕괴’서 ‘멘털 피트니스’로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멘털 붕괴’서 ‘멘털 피트니스’로

    ‘멘털 붕괴’의 줄임말인 ‘멘붕’이란 신조어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 개인이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자포자기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과거로 치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았다’는 식으로 표현될 만한, 마치 희유한 천재지변을 겪고 있는 듯한 충격과 공포가 일상 곳곳에서 상시적으로 등장하면서 멘붕은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간 일종의 사회적 역병(疫病)과도 같은 현상이 됐다. 당당하게 성공한 인간유형은 모두가 그들의 ‘멘털’을 칭송하며 부러워하고, 동시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크고 작은 모든 사건사고 앞에서 오늘의 대중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리지 않고 그들의 멘털을 싸잡아 비난한다. 우리 사회에서 새롭게 개념화된 멘털은 기존 영어식 표현이 갖고 있는 관념적인 요소가 거의 배제된 구체적인 능력지수가 된 것이다. 기분이나 감정이 상황에 따라 순간순간 소모되는 것이라면, 우리가 ‘멘털(mentality)’이라고 부르는 ‘정신상태(mental condition)’는 모든 생각, 판단, 행동이 이뤄질 때마다 먼지처럼 자꾸 쌓이면서 신체 구석구석 숨어드는 마음습관이자 행위의 설계도와 같다. 문제는, 기분은 환

    문화일보 | 2016-07-12 14:44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브레인 도핑

    다음 달 시작되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으로 올여름은 더욱 뜨거울 것 같다. 큰 경기일수록 늘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도핑(doping)이다. 인위적으로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금지약물을 투약하는 행위를 도핑이라고 하는데, 운동선수들의 경우 현재까지 200여 종의 약물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 육상계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과 지속적인 도핑 테스트 은폐 시도가 내부에서 고발돼 파문이 일었다. 국내에서도 박태환 선수가 재작년 국제수영연맹이 불시에 진행한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되는 등 도핑 스캔들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문화일보 | 2016-07-05 15:16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모든 아이들은 천재로 태어난다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모든 아이들은 천재로 태어난다

    아이들은 모두 천재(天才)로 태어나지만 극히 일부 아이들이 유년시절 ‘영재(英才)로 발굴’되고, 또 그 가운데 극히 일부가 청소년기를 거치며 ‘수재(秀才)를 목표로 훈육’된다. 성년이 되면 모두가 소속된 분야에서 인재(人才)로 쓰이고자 발버둥 쳐 보지만, 기성화된 업무와 성과에만 매몰되다 보면 부지불식간 둔재(鈍才)가 되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된다. 천재는 특별한 능력이 발견되기 이전에 그냥 그렇게 태어났다는 것이다. 나무가 나무로 꿀벌이 꿀벌로 태어나듯 본래 그 물건이 타고난 조건 자체가 바로 천재성이다. 영재는 그 조건들 중에 남들이 선망하고 특별해 보이는 어떤 재능이 쉽게 관찰된다는 것이다. 수재는 어떤 재능으로든 남보다 뛰어나고자 하는 욕심이 꾸준히 지속되는 상태다. 인재가 그 욕심으로 남보다 좀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면, 둔재는 그렇게 세간의 평가를 기준으로 살아갈수록 재능과 재주의 원천이었던 ‘본래적 조건(자신의 본성)’과는 멀어져간다는 일종의 ‘재능(才能) 엔트로피’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이 타고나는 본래적 천재성은 어떻게 다 사라져 버리는 것일까? ?

    문화일보 | 2016-06-28 14:25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평생 마주하는 공간 ‘人事有四’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평생 마주하는 공간 ‘人事有四’

    ‘신경건축학(Neuroarchitecture)’이라는 다소 생경한 학술분야가 있다. 인간의 인지사고과정이 공간의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과 그 인지적 영향이 측정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공간과 건축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건축공간을 탐색하는 학문이다. ‘신경망’의 범주가 단순히 인간의 해부생리학적 신체조건을 넘어 인간의 활동·행위반경 전체로까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평생 마주하는 인문지리적 공간범주는 크게 넷이다. 동의학에서는 이를 ‘인사유사(人事有四)’라 하여 지구가 주변 행성과 관계하며 영향을 주는 지자기(地磁氣) 조건에 따라 동서남북의 자연적 공간좌표를 형성하듯, 인간이 주변 환경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따라 네 분면의 인문적 공간좌표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중 첫째가 거처(居處)공간이다. 흔히 거처를 보금자리라고 표현하듯 거처공간이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 인지사고과정은 낙성(樂性)과 희정(喜情)이다. 집이 주는 ‘물리적 환경(性)’은 안락(安樂)하다. 낙이란 내 몸처럼 익숙하다는 것이다. 내가 머무는 곳에서는 어디서 누워 자면 편한지, 화장실은 어딘지, 모든

    문화일보 | 2016-06-21 15:45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건강의 무게중심 ‘六節藏象’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건강의 무게중심 ‘六節藏象’

    모든 움직임에는 무게중심이 있다. 야구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는 것 하나에도 와인드업(준비), 딜리버리(투구), 팔로 스윙(마무리)을 할 때 각 동작의 무게중심이 존재한다. 궤적이 만들어낸 전체 형상은 입체적이고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운동을 촉발하는 힘과 힘의 접점은 무게중심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단순명료한 연결이다. 인간의 육체·정신적 행위 역시 이 같은 무게중심의 연동으로 구성·결합되는데 동의학에서는 이를 ‘육절장상(六節藏象)’이라고 한다. 하나의 사건·행위가 만들어지는 데(장상·藏象)에는 여섯 마디의 모멘텀(momentum:운동량, 가속도, 변곡점/육절·六節)이 동시에 작용한다는 것이다. 가령 한 끼 식사를 하는 데에도 인체는 매번 ‘육절장상’한다. 먼저 ‘배고프다, 뭘 먹지’라는 생각이 촉발되면(제1절) 메뉴들을 연결지어보고(제2절), 목표와 현장이 정해지면(제3절), 이내 생각을 멈추고 음식을 먹는 행위에 집중한다(제4절). 그리고 ‘역시 이 집 음식이 맛있어. 여름에는 냉면이 별미지’ 등 떠오르는 다양한 생각을 갈무리하며(제5절), 마지막으로 한 사건의 행위동선을 계통성 있게 정돈하는 보정작업을 한다(?

    문화일보 | 2016-06-14 15:08
  •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음성(音聲)과 건강

    <한의사 이상엽의 인문학 건강론>음성(音聲)과 건강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의 최소단위를 ‘원자’라고 하듯, 인간의 행동에도 구체적인 사건의 기초가 되는 물리적 최소단위가 있다. 동의학에서는 이를 ‘성음(聲音)’이라고 한다. 성음이란 소리를 통해 드러나는 성조(聲調)와 음색(音色)을 말한다.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을 할 때와 낯설고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할 때는 흘러나오는 소리부터 확연히 다르다. 리듬과 박자를 타고 착착 맞물려 순조롭게 돌아가는 일이 있고, 온갖 잡음과 불협화음으로 공연히 요란하기만 한 일들도 있다. 우리가 뭔가를 조율(調律)한다고 할 때에는 ‘일이나 의견 따위를 적절하게 다뤄 조화롭게 하는 것’과 ‘악기를 일정한 표준음에 맞도록 고르는 행위’ 둘 다를 포괄하는데, 이는 소리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인간의 행동문법이 그만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소리는 하나의 소재나 사건의 성질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다. 인간의 소리는 심장에서 의도된 바(심위성음지주·心爲聲音之主)가 폐라는 진동판을 거쳐(폐위성음지문·肺爲聲音之門) 신장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출(신위성음지근·腎爲聲音之根)되는 복합적인 생리작용이다. 이는 흡사 라디오가 전자기신호를

    문화일보 | 2016-06-07 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