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2144 주철환의 음악동네
372 | 생성일 2018-07-05 11:21
  • 372번의 ‘음악여행’ 마침표… 하지만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주철환의 음악동네]

    372번의 ‘음악여행’ 마침표… 하지만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노래방 보너스로 10분을 확보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1절만 부르고 바로 다음 곡 번호를 누르기도 한다. 그러다 진짜 마지막 1분이 주어지면 선곡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전주가 흐르고 자막에 음성을 싣는다. ‘소리 내지 마 우리 사랑이 날아가 버려’ 다음 사람이 마이크를 이어받는다. ‘움직이지 마 우리 사랑이 약해지잖아’ 이때부턴 글자 그대로 주거니 받거니. ‘얘기하지 마 우리 사랑을 누가 듣잖아’ ‘다가오지 마 우리 사랑이 멀어지잖아’ 그러고는 장엄하게 떼창으로 마무리한다.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우린 아직 이별이 뭔지 몰라’

    문화일보 | 2026-05-11 09:13
  • 불편한 시선 견뎌낸 자의 목소리 ‘정 둘 곳 없지만, 그래도 나에겐…’[주철환의 음악동네]

    불편한 시선 견뎌낸 자의 목소리 ‘정 둘 곳 없지만, 그래도 나에겐…’

    어느 순간 화면에서(기억에서) 사라지는 가수가 적지 않다. “저는 평생 노래하고 싶습니다.” 눈빛 총명한 젊은 가수의 미래에 찬물을 끼얹을 순 없다. 이렇게(무정하게) 말이다. “부르고 싶을 때 혼자 목청껏 부르면 되잖아요. 산에서 들에서 때론 노래방에서.” 들으면 무척 서운할(괘씸할) 것이다. 그래서 실용적인 조언으로 바꾼다.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면 대중이 먼저 당신을 부르게 해야죠.” 그제야 신인은 기운을 회복하고 스스로 다짐한다. “그러려면 매일매일 연습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이럴 땐 격려보다 확률에 근거한 지침

    문화일보 | 2026-05-06 09:12
  • ‘지금 알고 있는 것들 그때 알았더라면’… 우리는 인간답게 사는 걸까?[주철환의 음악동네]

    ‘지금 알고 있는 것들 그때 알았더라면’… 우리는 인간답게 사는 걸까?

    코미디 장르에서 영구만큼 친숙한 캐릭터도 흔치 않다. ‘유머 1번지’(KBS2)의 ‘영구야 영구야’로 시작해서 영화 ‘영구와 땡칠이’까지 영구(심형래) 실물을 본 사람은 많지 않아도 ‘영구 없다’ 유행어만큼은 안 들어본 사람(안 따라 해본 어린이)이 드물 테니까 말이다. 2026년 4월 대한민국은 ‘영구 없다’ 대신 ‘늑구 없다’로 대혼돈에 빠졌다. 첨단드론까지 합세하여 일거수일투족 늑구 행방에 촉각을 집중했다. 마침내 수색자가 ‘늑구 있다’고 소리 지르기까지 시청자들은 함께 긴장하고, 함께 감격했다. 9일간의 드라마는 영국 BBC

    문화일보 | 2026-04-27 09:20
  • “쫓아내지 말고 품어주어라”… 마음 달래는 ‘한곡의 처방전’[주철환의 음악동네]

    “쫓아내지 말고 품어주어라”… 마음 달래는 ‘한곡의 처방전’

    문을 열고 들어서니 평수에 비해 거실이 넓어 보인다. “가구가 없어 그렇죠” 호방함에 겸손이 묻어난다. “창문 열면 바람 들어오고 밤엔 달빛 찾아오니 이런 호사가 없죠” 여유롭고 지혜로운 응답에 기분마저 상쾌하다. 오, 시인이 살고 있었네. 식탁 앞에서 나도 자작시로 화답했다. “밥 먹을 때마다 행복하다면 하루에 세 번은 행복한 거다. 숨 쉴 때마다 행복하다면 매 순간 행복할 거다” 동네서점에서 책(‘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표지에 감겨있는 말에 잠시 낚인 적이 있다. ‘행복해지는 건 간단하다’ 이 문장 솔깃하지 않은가. 허탈감

    문화일보 | 2026-04-20 09:52
  • “꿈을 멈추면 안돼요”… 달에 닿은 남편은 먼저 떠난 아내를 되새겼다[주철환의 음악동네]

    “꿈을 멈추면 안돼요”… 달에 닿은 남편은 먼저 떠난 아내를 되새겼다

    기억의 사물함엔 품목도 다양하다. 소설과 영화 중엔 제목(첫인상)이 훈훈해서 반입된 사례가 더러 있는데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도 그 중 하나다. 감동의 포인트는 ‘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찾아온 투명한 슬픔’이다. 2026년 4월 인류의 눈앞에서 펼쳐진 장엄한 서사를 목격하던 중 나는 불현듯 그 서적과 필름을 대출할 필요를 느꼈다. 다만 세상의 그릇에 담기엔 용량이 초과라서 앞글자 2개는 큰 걸로 바꿨다. ‘우주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청년 시절 송골매는 ‘산꼭대기 올라가 거리를 보고 세상을 보고 더 오를 곳이 없

    문화일보 | 2026-04-13 09:19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서로 ‘가시 없는 쉴 곳’ 됐으면[주철환의 음악동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서로 ‘가시 없는 쉴 곳’ 됐으면

    어제는 청명 오늘은 한식. 나에게 이번 주는 ‘나무 주간’이다. 일요일(4월 5일)에 어린나무(식목일)로 시작해서 토요일(4월 11일)에 가시나무(시인과 촌장)로 끝나기 때문이다. 예능PD는 초대권 받아서 음악회 가냐고 누가 묻던데 진짜 가고 싶은 콘서트는 정정당당하게(?) 표를 사서(요즘 쓰는 말로 ‘내돈내산’) 입장한다. 하덕규와 함춘호의 45주년 공연은 글자 그대로 팬심(설레는 마음)으로 예매했다. 얼마나 늙었나, 목소리는 제대로 내려나 시찰하러 가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사이 나는 얼마나 변했나, 그때 그 순수함과 간절함이

    문화일보 | 2026-04-06 09:19
  • 4월부터 9월까지… 사랑은 짧고도 길다[주철환의 음악동네]

    4월부터 9월까지… 사랑은 짧고도 길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영화 ‘봄날은 간다’(2001)의 명대사다. 연인(이라고 믿었던 사람) 앞에서 미적거리다 수줍게 말문을 연 그 청년(유지태)이 훗날 ‘왕과 사는 남자’(2026)에서 휘장을 가르며 “저놈이 아직도 지가 왕인 줄 아나 보구나” 포악한 눈빛을 발사할 줄이야. 객석에선 단체로 소름이 돋았다. 아, 사랑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는구나. 사랑에 빠지면 해는 안 보이고 달이 춤춘다. ‘봄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김소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하지만 기쁨은 짧은 게 문제다. 불과 몇 줄 아래

    문화일보 | 2026-03-30 09:16
  • 세계인 모여 ‘광화문 아리랑’… 세상 평화 갈구하는 ‘21세기 여민락’[주철환의 음악동네]

    세계인 모여 ‘광화문 아리랑’… 세상 평화 갈구하는 ‘21세기 여민락’

    욕망은 숫자로 말한다. 등수는 작고 액수는 크길 바란다. 야금야금 등수가 올라가고 슬금슬금 지갑이 열리는가 싶더니 마침내 충무로에선 ‘왕과 사는 남자’가 ‘왕의 남자’를 제쳤다. 흥행의 구름이 광화문까지 뻗친 걸까. 이번엔 ‘왕과 노는 남자’ 이야기다. 천만은 마법의 숫자다. 위험천만하기도 하고 천만다행이기도 하다. 천만의 선택(공감)은 대단한 경사지만 천만의 말씀(이견)에도 귀를 닫아선 곤란하다. 나의 첫 직업은 교사였다. 모교에서 2년 반 동안 국어를 가르쳤다. 후배이자 제자인 배우 최민수는 함께 출연한 방송(JTBC ‘행쇼’)

    문화일보 | 2026-03-24 09:12
  • “나는 가진 것이 없어요, 사랑하는 마음 뿐”… 희망으로 피운 생명의 꽃[주철환의 음악동네]

    “나는 가진 것이 없어요, 사랑하는 마음 뿐”… 희망으로 피운 생명의 꽃

    가끔은 눈물이 가문 마음에 빗물로 스며든다. 야구해설가 박용택(1979년생)과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전수자 이소나(1991년생). 계절은 봄인데 띠동갑 두 사람 울어도 너무 운다. 폭풍 오열이다. 저렇게 울 일인가. 감정의 제방이 터진 이유가 비슷하다. 후배들이 고생한 걸 너무 잘 아니까, 가족들이 고생한 걸 너무 잘 아니까. 아, 진정으로 사랑하는구나. 오랫동안 사랑했구나. 그 사랑이 모여 소낙비로 내린 거구나. 그 빗방울이 화면 밖으로 튄 거로구나. 경기와 경연엔 각본이 없다. (있다면 사기다) 예측은 할 수 있지만

    문화일보 | 2026-03-16 09:07
  • 사랑해서 떠난다는 그 말… 여전히 ‘나는 믿을 수 없어요’[주철환의 음악동네]

    사랑해서 떠난다는 그 말… 여전히 ‘나는 믿을 수 없어요’

    방송이 나간 다음 날 시청률이 예상을 뛰어넘으면 담당 PD는 차라리 겸손하다. “이럴 줄은 몰랐네요.” 기획 단계에서 결과를 부정적으로 예측했던 부장님은 오히려 목소리가 커진다.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그런 날은 대체로 회식이 있었다. 천만 관객을 모은 장항준 감독은 요즘 회식하느라 분주할 거다. 식당에 온 사람 중에는 ‘이렇게까지 터질 줄은 몰랐네’와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옛날부터 싹수가 다르더라고’ 두 부류가 5대 5 정도일 거라 짐작한다. 나도 숟가락 하나 얹는다. 뭔가 심상치 않더라니까.” 결과가 좋으면 주변을 맴

    문화일보 | 2026-03-09 09:29
  • 돌아보면 거기 ‘그 시절 그 노래’가 있고… 그 옆엔 전하지 못한 사랑이[주철환의 음악동네]

    돌아보면 거기 ‘그 시절 그 노래’가 있고… 그 옆엔 전하지 못한 사랑이

    ‘긴 머리 소녀는 길가에 앉아서 편지를 쓰고 젊은 연인들은 모두 밤 배를 타고 연갈 불렀지’(쌍투스 ‘그 시절 그 노래’) 35글자에 노래 제목 6개가 일렬횡대로 섰다. 7080 동창 모임이라면 자막 도움 없이도 합창이 가능한 노래 목록이다. ‘긴 머리 소녀’ ‘길가에 앉아서’ ‘편지’ ‘젊은 연인들’ ‘밤 배’ ‘연가’ 백투더뮤직.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1995년 10월 14일 이화여대 대운동장으로 직행한다. 토요일 뉴스데스크 끝나고 밤 9시 40분부터 생방송 대학가요제. 참가번호 1번은 대학 연합동아리 쌍투스. 5명 중 유일한

    문화일보 | 2026-03-03 09:17
  • 마음·얼굴에 쌓인 눈 훌훌…  눈 감고 하나, 둘, 셋 뛰어[주철환의 음악동네]

    마음·얼굴에 쌓인 눈 훌훌… 눈 감고 하나, 둘, 셋 뛰어

    ‘눈 감고 하나, 둘, 셋, 뛰어.’ 밀라노 설원에 울려 퍼진 블랙핑크의 ‘뛰어’는 한 편의 겨울 동화였다. 시간, 공간, 인간이 합을 이루기까지의 여정을 헤아린다면 그 눈, 그 얼음의 재료는 필경 땀과 눈물이 될 것이다. 그러한지 선수들의 마음을 노래가 읽어준다. ‘내가 흘린 눈물들은 얼어붙었지.’(All my tears turn to ice) ‘최고로 달콤한 탈출이란 그런 거야.’(That’s the sweetest escape) 50년 전에도 뛰는 사람이 있었다. ‘사라져 버려라. 슬픈 이야기 흩어져 버려라. 뛰는 내 발길.’

    문화일보 | 2026-02-24 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