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2187 조은의 도시산책
16 | 생성일 2019-06-05 11:07
  • <조은의 도시산책>노인 외딴섬 된 독립聖地… 코로나보다 고독이 더 혹독할까

    <조은의 도시산책>노인 외딴섬 된 독립聖地… 코로나보다 고독이 더 혹독할까

    - (16) 탑골공원 독립외침 들리는 듯해 가보니 코로나 때문에 문 닫혀 있어 어르신에겐 배려일지 아닐지… 개성적 전성기 보냈을 그들 늙으니 모두 다 외로운 모습 멋진 고목처럼 늙을순 없을까 독립외침 들리는 듯해 가보니 코로나 때문에 문 닫혀 있어 어르신에겐 배려일지 아닐지… 개성적 전성기 보냈을 그들 늙으니 모두 다 외로운 모습 멋진 고목처럼 늙을순 없을까 수없이 지나다니는 탑골공원에 아직 한번도 들어가 보지 않았다. 그 장소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면, 좀 뜻밖이다 싶다. 나뿐 아니라 며칠 전 같은 테이블에 둘러앉았던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거의 동시에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그곳의 노인들 때문이다. 하루하루 노화를 실감하고 있지만, 당당해야 한다는 자의식과는 달리 인간은 노화를 치명적인 약점으로 느끼고 있다. 노화란 멋진 고목 같은 것이 아니라 삭아서 쓰러지는 고향집처럼 가혹한 것이다. 한 인간이 전성기에 가정과 사회를 위해 어떻게 살아왔든 그것은 쉽게 잊히고, 그는 오직 눈앞의 늙은 사람일 뿐이다. 인간의 한평생을 생각하면 노인들의 모습은 너무도 안쓰럽다. 더구나

    문화일보 | 2020-05-29 11:19
  • <조은의 도시산책>기구한 흥화문 바라보며… 아프게 살다간 이들을 되새기다

    <조은의 도시산책>기구한 흥화문 바라보며… 아프게 살다간 이들을 되새기다

    ■ (15) 경희궁지 경복궁 중건하면서 떼내고 경성中 세우며 마구 헐리고 흥화문은 히로부미 사당에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여인 재개발에 떠밀려난 할머니… ‘비밀의 화원’ 찾아 걸으면서 모질었던 세월의 기억떠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교적 덤덤히 견디고 있지만, 여러 제재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체력이 많이 소모됐음을 느낀다.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도 집에만 있다 보니 우울증이라는 복병을 만났다고 전하고, 또 누군가는 정신과 의사와 상담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전염병으로 인한 칩거는 성찰의 칩거와는 달리 육체의 근력뿐 아니라 정신의 근력도 소모시킨 것 같다. 최근 몇 년 사이 몰라보게 바뀐 신문로 주택가로 접어들자마자 상가로 개조된 주택이 너무 많아 놀란다. 1층에 유명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커피집이 있는 일조각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평소엔 어지러워 서 있기조차 힘들었던 경희궁의 기조를 두꺼운 유리판 아래로 내려다본다. 눈으로 보면 볼수록 서울시가 궁궐의 기본 골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에다가 일반인이 건물을 짓도록 허가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문화일보 | 2020-04-24 11:34
  • <조은의 도시산책>정겨운 이야기처럼… 소박한 산동네서 여백의 낭만을 걷다

    <조은의 도시산책>정겨운 이야기처럼… 소박한 산동네서 여백의 낭만을 걷다

    ■ (14) 북정마을 성곽과 붙어 있는 언덕 산동네 일방통행 도로에 빙 둘러싸여 한용운이 말년 보냈던 심우장 마당을 거닐며 삶 바라봤을 듯 낭만은 정신의 여유에서 생겨 마당의 여백에서 낭만 느껴져 지난해 가을, 내가 이사 가서 살면 딱 좋겠다는 지역을 추천하던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네가 가서 보면, 당장 이사를 결심할 동네야.” 이사 철이 되면 다시 친구가 북정마을을 언급할 줄 알았는데,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일절 말이 없다. 하지만 나는 많이 걷는 사람. 집에서 그곳까지 걸을 수 있을지 가늠해 보다가, 일단 걷기로 한다. 광화문광장을 지나자 슬슬 자신이 없어진 나는 동십자각 앞에서 버스를 탄다. 버스에서 내려 서울과학고등학교가 왼편으로 내려다보이는 언덕을 넘자마자 다시 왼쪽으로 난 성곽길이 보인다. 성곽을 끼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풍기는 분위기는 영화의 한 장면 같다. 특히 검은 마스크를 한 집단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거나 쏘아보는 모습을 보면, 덜컥 겁이 난다. 숨이 턱에 차는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사람

    문화일보 | 2020-03-27 14:12
  • <조은의 도시산책>높은 神路 앞에서, 낮은 흙길을 걷는 이들을 생각하다

    <조은의 도시산책>높은 神路 앞에서, 낮은 흙길을 걷는 이들을 생각하다

    (13) 종묘 종묘제례 의식 위한 길 ‘신로’ 돌로 만들어 되레 걷기 힘들어 바로옆 왕의 길 ‘어로’도 비슷 흙길로 내려서자 비로소 편안 세상 권위는 얼마나 부질없나 최고 승자는 세상떠난 왕 아닌 지금 이순간 살아있는 사람들 지구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포에 빠져 있는 한낮. 입장객이 눈에 띄지 않는 종묘의 외대문으로 들어서자 신로(神路)가 앞에 놓인다. 지존들만의 길, 신로를 보자 내가 수직적 인간관계에 체질적 거부감이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수직적 인간관계에서의 자명한 패배를 예감하고 일찌감치 떨어져나와 버린 나는, 과거를 반추하며 신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가만히 서 있는다. 맞은편에서 마스크를 쓴 일본인 여자 관광객들이 흙길을 밟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다가온다. 마스크를 쓴 그들과 마스크를 쓴 우리나라 사람들의 차이점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스크 때문에 지나치게 강해 보이는 눈빛으로 평소처럼 사람을 보고, 일본 사람들은 그걸 의식하는지 눈빛을 조심한다. 신로는 종묘제례 등 의식을 위해 만든 길이다. 신로?

    문화일보 | 2020-02-28 11:22
  • <조은의 도시산책>낮은 곳, 내가 중심 잡고 살아야 할… 높은 곳에서 깨닫다

    <조은의 도시산책>낮은 곳, 내가 중심 잡고 살아야 할… 높은 곳에서 깨닫다

    ■ (12) 서울역 고가공원 佛 파리 12구역 고가철도 공원 美 뉴욕 맨해튼 하이라인 파크 그곳에서 느꼈음 직한 정서에 나는 쉽게 젖지 못한 채 걸었다 길을 가득 메운 대형 콘크리트들 여백의 미학을 능가할 수 있을까 서울역 고가공원을 같이 걸으며 남은 이야기를 하자는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 친구는 ‘서울역 고가’라는 말만 듣고도 고개를 살살 흔든다. 서울시가 고가의 대변신을 상징하는 빼곡한 발 그림을 고가 난간에 걸었던 순간부터 “그 조잡한 이미지에 질렸”노라며, 친구는 다시 한 번 완강히 거절한다. 둘 다 대화가 미진한 느낌이지만, 나는 오늘 걷기로 한 날이다. 살다 보면 반드시 걸어야만 할 것 같은 날이 있다. 머릿속을 탈탈 털어내고 경쾌하게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은 그런 순간들이다. 가방 속엔 바꾸려고 챙겨 나온 스카프도 있지만, 나는 친구와 헤어져 지척에 있는 백화점을 등지고 걷는다. 설 선물로 스카프를 준 사람의 말이 귀에 쟁쟁 울린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꿔서라도 꼭 네가 하고 다녀!”라던 말. 고개를 흔들며 사라진 친구처럼 나도 고개를 저어 귀를 털며 서울역 쪽으로 발길

    곽성호 기자 | 2020-01-31 14:07
  • <조은의 도시산책>65세 선비가 썰매놀이 하던 곳… ‘한겨울 한강’의 낭만

    <조은의 도시산책>65세 선비가 썰매놀이 하던 곳… ‘한겨울 한강’의 낭만

    (11) 선유도공원 빗물정수장 이용한 생태공원서 물처럼 흐르는 세월을 떠올려 미루나무 아래서 걸음 멈추면 반짝이는 강에 입 맞댄 하늘이… 거센 바람 맞아도 머리는 쾌청 아쉬움이 남는 연말이고, 기분 탓일까.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젊은 친구도, 나이 많은 친구도, 부자인 친구도 하나같이 우울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다. 기분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시작해도 모두 자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 여기는 듯하다. 본인이 얼마나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좀 위험해 보인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우울을 감지하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시작된다고 하건만. 선유도공원으로 발길을 옮길 때 조선시대 선비 이경전의 ‘노호승설마기’라는 글이 떠올랐다. 아버지(이산해)가 지은 노량진의 작은 집에서 우울하게 연말을 보내던 이경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친구들과 썰매를 타고 지금의 양화대교 너머까지 달려갔다. 1631년의 설날을 며칠 앞둔 한겨울이었다. 선유도공원의 선유봉을 지나갔던 그날의 썰매놀이가 얼마나 즐거웠던지, 이경전은

    문화일보 | 2019-12-27 11:00
  • <조은의 도시산책>울창한 빌딩 숲속, 깊이 뿌리내린 우리네 삶

    <조은의 도시산책>울창한 빌딩 숲속, 깊이 뿌리내린 우리네 삶

    (10) 남산골 한옥마을 전통 가치관이 분열되는 세상 변치않는 가치관 만나고 싶어 식물도 인간도 자신 지탱해준 뿌리야말로 가장 핵심의 환경 한옥을 좋아하고 오래 살기도 했지만, 인위적으로 조성된 한옥마을에는 지금껏 가보지 않았다. 사십여 년 살아온 우리 동네만 해도 한옥이 많은데, 굳이 가볼 이유가 없었던 듯도 하다. 18년 가까이 살았던 나의 개가 내 곁에 있었을 때는 날마다 같이 근처 한옥 골목을 걸었다. 서울지방경찰청 바로 앞 내수동에 위치한 우리나라 제1호 한옥 골목이었다. 뒤늦게 기록을 남기기 위해 찾아오던 사람들과 심심찮게 마주쳤던 그 깊숙한 한옥 골목에는 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우리나라 한옥의 중요한 역사 중 일부가 사진으로만 남았다. 그 골목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외국 여행객들은 북촌이 아닌 그곳을 누비고 다닐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연락이 온 한 친구와의 통화 끝에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만나자며 날을 잡은 것은 내가 아니었다. 나이가 들면서 새삼 깨닫는 것 중 하나는, 그리운 사람이라고 해서 자주 만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반대

    문화일보 | 2019-11-29 14:47
  • <조은의 도시산책>흙기운 받으며 백제의 왕도를 걷다

    <조은의 도시산책>흙기운 받으며 백제의 왕도를 걷다

    (9) 몽촌토성 흙기운 그립다는 친구의 말에 이상한 결핍감의 정체 짐작해 성내천이 둘러싼 몽촌토성으로 南城·北城 이뤄진 백제의 왕도 사방의 고층 건물과 가을 하늘 우정을 이야기하며 ‘두런두런’ 한옥에서 살다 이사한 지 2년. 과거와는 달리 이상한 결핍감을 자주 느낀다. 딱히 뭐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하루도 쾌청하지 않은 몸에서 울려대는 경보음인 것도 같다. 흙 기운이 그립다는 친구의 말을 통화 중에 들었을 때, 온종일 따라다니는 이상한 결핍감의 정체를 어렴풋이 짐작했다. 성곽이나 요새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 중 하나는 ‘함락되지 않은 성이나 요새가 있었을까?’이다. 왠지 없을 것 같은데 세계 곳곳엔 그런 곳이 있고, 우리나라의 죽주산성과 삼년산성 등도 함락된 적이 없는 성이다. 그럼에도 나는 인간의 욕망이 머문 곳이라면 내부의 적에 의해서라도 함락되지 않은 요충지란 없을 것이며, 쇠락 역시 세월에 의한 함락이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성내천을 해자처럼 두른 몽촌토성의 시작점에는 올림픽공원이 있다. 88올림픽에 맞춰 세워진 ‘세계 평화의 문’ 앞에서 한국?

    문화일보 | 2019-10-25 14:44
  • <조은의 도시산책>주택가 맞닿은 친근한 山 …339m 높지 않아도 깊은 매력

    <조은의 도시산책>주택가 맞닿은 친근한 山 …339m 높지 않아도 깊은 매력

    (8) 도심 속 인왕산 선홍빛 진달래 피는 봄부터 하얀 겨울까지 매력 발산 가파른 계단 올라 정상 오르면 성곽밖 풍경 빠져 걸음 느려져 등산객 오가는 곳 꽃길 가꾼 누군가의 지극 정성에 감동 청와대·경복궁 내려다 보여도 시선은 자꾸 나의 내면에 쏠려 편의점 앞에서 모르는 사람이 ‘투 플러스 원’으로 샀다며 건네는 아이스바를 얼결에 하나 받아들었다. 아직도 이런 인심이 있다니! 그걸 편히 먹을 수 있는 길로 들어섰다. 코스모스와 프렌치 메리골드가 많은 꽃길. 이 꽃길은 한 주민이 해마다 땡볕에서 지극정성으로 가꾼 결과이다. 그분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 매년 꽃의 종류와 양이 푹푹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이맘때면 이 길은 ‘코스모스길’로 불린다. 코스모스길의 중간쯤에서 누군가가 영어로 하는 말이 뒤에서 들린다. “저 여자는 여기 자주 오는데, 아주 나이스한 분…” 할 때만 해도 근처에 나이스한 여자가 있겠거니 생각했다. “아주 따뜻한 분이고, 지난번엔…” 하는 말에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다양한 피부색의 외국인들이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혹시 지금 제 얘기를 하는 거예요?”라는 내 말이

    문화일보 | 2019-09-27 11:06
  • <조은의 도시산책>여인의 몸속 産道처럼… 생명의 기운 한껏 품은 물길 5㎞

    <조은의 도시산책>여인의 몸속 産道처럼… 생명의 기운 한껏 품은 물길 5㎞

    (7) 사계절 걷기 좋은 불광천 서울 삼각산 비봉에서 발원 연서·연신·까치내라고 불려 모습 드러내는 응암역 근처 복개천 음악분수 보며 사색 홍제천과 합류 지점 지나자 물길 급해지며 한강에 닿아 한강은 다시 서해로 흐르고 고여도, 흘러도 아름다운 물 우리도 그처럼 깊은 맛 낼까 서울에는 한강에 닿는 하천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 꽤 있다. 내륙지방에서 태어나 성장한 내게는 작은 물길이 큰 강에 닿고, 강이 드넓은 바다에 닿는 풍경은 오롯이 상상 속에만 있었다. 물길은 재잘거리며 구릉지를 지나 어딘가로 마냥 흘러갔을 뿐이다. 한강에 닿는 5㎞ 남짓한 불광천 길은 사계절 내내 걷기에 좋다. 물길 옆 낮은 길은 여인의 몸속 산도(産道)처럼 생명의 기운을 풍긴다. 그 맛에 취해 연이틀 불광천을 찾았다. 가끔 나는 애착이 느껴지는 물건을 두 개씩 살 때가 있는데, 불광천을 연달아 걸을 때의 심정도 그와 비슷했다. 처음엔 물길을 거스르며 걸었고, 다음엔 물길을 따라 걸었다. 처음 가서 제대로 걷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를 때였다. 앞뒤 맥락 없이 헤르만 헤세가 쓴 글의 첫 문

    문화일보 | 2019-08-28 11:29
  • <조은의 도시산책>광복과 독립을 생각하며 해방촌을 걷다

    <조은의 도시산책>광복과 독립을 생각하며 해방촌을 걷다

    (6) 신흥시장 일대 피란민 판잣집 짓고 살던 동네 아트마켓 개발에 분위기 뜨고 그럭저럭 살던 가난한 사람들 백척간두 끄트머리로 내몰려 그후 1년 밀려오던 사람들 ‘뚝’ 흔적 사라진 일제 경성호국신사 그곳으로 길 이어주던 108계단 지금은 중앙에 엘리베이터 설치 하늘 맞닿은 시원한 풍경 여전 장을 보지 않으면서도 수시로 시장을 드나들던 시절이 있었다. 해방촌 신흥시장 안 3층 건물에 시를 쓰는 친구가 살던 1990년대였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인근 이태원과 후암동 일대에서 장을 보러 왔다는 시장인데, ‘오갔다’고 하지 않고 굳이 ‘드나들었다’고 표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파른 언덕에 있는 그곳이 회귀본능을 자극하는 고향 집처럼 포근하고 정다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때 이미 신흥시장은 멸망한 가문의 종가처럼 분위기가 쓸쓸했고, 그곳에 살던 시인의 미래도 그다지 낙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장 안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던 친구들은 하나같이 젊었고, 막막한 삶을 수용하며 잘 웃었다. 최근 서울시가 신흥시장을 멋진 아트 마켓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

    문화일보 | 2019-08-14 10:51
  • <조은의 도시산책>동네 명소된 문학관… “그쪽 아니여” 어르신들의 詩같은 가르침

    <조은의 도시산책>동네 명소된 문학관… “그쪽 아니여” 어르신들의 詩같은 가르침

    (5) 도봉구 방학동 김수영문학관 가는길 우뚝 솟은 도봉산 아래 마을 서울과 사뭇 달라 소읍 온듯 마을버스 길따라 어슬렁대니 내 가는곳 어떻게 알고 ‘안내’ 한쪽 놓여있는 근사한 테이블 요즘 보기힘든 친필원고 수북 온몸으로 쓴 글, 쩌렁쩌렁 울려 “자기 죄에 대해 몸부림 쳐야” 좀처럼 발길을 할 일이 없는 도봉구 쌍문역 2번 출구에 있는 장소에서 약속이 생기자마자 “앗!”하는 탄성이 나왔다. 거기서 마을버스를 타고 십여 분을 가면, 김수영문학관(도봉구 해등로 32길)이 있다. 개관(2013년) 때부터 가려고 했지만, 아직도 발걸음을 하지 못한 곳. 당장이라도 달려갈 것처럼 길을 검색한 적도 있건만, 산책을 즐기는 자의 발길은 걸을 수 있는 반경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드디어 죽어서도 강한 에너지를 내뿜고 있는 시인 김수영의 흔적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서울 도봉구 산 107-2번지는 김수영 시인의 본적지이다. 그의 묘도 시비도 도봉산에 있다. 언젠가 김수영의 궤적을 제대로 한번 좇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때 ‘외딴집’이라는 작은 간판?

    문화일보 | 2019-07-31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