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요새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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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읽는 책-문태준>정호승의 ‘당신을 찾아서’ “새벽별처럼 맑고 높은 詩”
문태준 시인은 새로운 감각으로 전통 서정을 되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시단의 대표 서정시인이다.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문 시인은 고요한 시선으로 자연과 세상을 들여다봐 왔다. 문 시인의 시어는 담백하고 어렵지 않으면서도 느림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시를 어렵게 여기는 사람들도 문 시인의 시를 편안하게 느끼는 이유다. 문 시인은 시어를 다듬는 동안 어떤 책을 즐겁게 읽었을까. 문 시인은 정호승 시인의 시집 ‘당신을 찾아서’(창비), 적명 스님의 유고집 ‘수좌 적명’(불광출판사), 다인 일러스트레이터의 인터뷰 모음집 ‘사는 게 쉽다면 아무도 꿈꾸지 않았을 거야’(마음의숲) 등을 꼽았다. ‘당신을 찾아서’는 정 시인의 13번째 시집으로 불교적 직관과 기독교적 묵상, 도교적 달관을 시어로 녹였다. 정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인생에서 으뜸의 가치는 사랑이며, 사랑은 고통을 통해 얻는다고 말한다. 문 시인은 이 시집에 관해 “인간의 아름다운 길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다”며 “새벽별처럼 높고 맑은 영혼의 시집”이라고 평했다. ‘수좌 적명’은 한국 불교의 대표적?
정진영 | 2020-03-05 11:21 -
<요새 읽는 책-강백수>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 “내 지난날들을 위로받아”
강백수는 현대판 음유시인이다. 시와 노래가 한몸이었던 옛날에 음유시인이 둘을 함께 지었던 것처럼, 강백수 또한 지난 10여 년간 둘을 함께 지어왔다. 강백수는 익살에 감동을 살짝 묻는 데 능하다. 특히 과거로 돌아가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에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지역을 알려주고,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건강을 챙기라는 말을 전하는 ‘타임머신’은 익살과 감동을 동시에 전하는 강백수의 대표곡이다. 강백수는 지난 1월부터 매월 새로운 싱글을 내놓는 한편, 올해 출간될 새로운 시집을 준비 중이다. 시집을 엮고 노래를 만들며 강백수는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강백수는 프랑스 문학비평가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걷는나무), 일본 만화가 데라사와 다이스케의 ‘미스터 초밥왕’(학산문화사), 이병철 시인의 ‘오늘의 냄새’(문학수첩) 등을 꼽았다. ‘애도 일기’는 저자가 어머니를 잃은 후 써내려간 일기들을 엮은 책이다. 강백수는 이 책에 관해 “비통한 마음을 철학적 사유로 극복하고자 하나, 그도 인간인지라 끝내 무너져버리곤 한다”며 “이러한 모습이 내 지난날을 위로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스터 초밥왕’은 경
정진영 | 2020-02-27 10:51 -
<요새 읽는 책-장은진>시소설장르 ‘달에 울다’…“고즈넉한 문장의 병풍”
■ 장은진 장은진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일상과 심리에 주목해온 작가다. 장 작가가 최근 8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소설집 ‘당신의 외진 곳’(민음사) 역시 고독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비슷한 처지인 타인에게 시선을 돌리며 고독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담고 있다. 두 자매를 중심으로 절대적인 빈곤에 내몰린 가운데에도 배려하고 연대하는 사람들의 삶을 그린 표제작 ‘외진 곳’은 지난해 평단의 높은 평가를 끌어내며 이효석문학상을 받았다. 고향 광주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 작가는 새 소설집을 준비하며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장 작가는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장편소설 ‘오베라는 남자’(다산책방),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집 ‘달에 울다’(자음과모음), 미국의 인권운동가 리베카 솔닛의 에세이 ‘걷기의 인문학’(반비) 등을 꼽았다. ‘오베라는 남자’는 한 노인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이웃들과 부딪히며 인생의 의미와 존엄을 되찾아 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으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장 작가는 이 작품에 관해 “죽음을 갈구하는 남자의 끝에 눈물
정진영 | 2020-02-20 10:27 -
<요새 읽는 책-조경란>“킴 투이 장편소설 ‘루’ 통해 보트피플 ‘형편·사정’ 공감”
■ 조경란 조경란 작가는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체로 인간관계와 일상의 내면을 들여다봐 온 소설가다. 조 작가는 현재 ‘가족’을 주제로 연작소설집을 집필하고 있다. 그는 “동네 가게 앞에 붙은 ‘가정 사정으로 쉽니다’라는 문구처럼 모두에게 있을 그런 ‘가정 사정’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작가는 새 작품을 집필하며 어떤 작품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조 작가는 베트남 출신 작가 킴 투이의 장편 소설 ‘루(ru)’, 제임스 볼드윈의 장편소설 ‘조반니의 방’(열린책들), 박완서 작가의 중단편선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문학과지성사) 등을 꼽았다. ‘루’는 10살 때 베트남을 떠나 캐나다 퀘벡에 정착한 보트피플인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조 작가는 이 작품에 관해 “짧은 각 장의 마지막 문장이 다음 장의 시작으로 환기되는, 무척 흥미로운 서술방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캐나다에서 변호사, 요리연구가로 일하다 소설가가 된 작가의 자전적 진실이 아프고 의미 있게 다가온다”고 호평했다. ‘조반니의 방’은 계급 격차와 사랑, 성 소수자의 이야기 등 묵직한 사회 담론을 서사로 풀어낸 작품이다. 조 작가는 ?
정진영 | 2020-02-13 10:33 -
<요새 읽는 책-권지예>스트라우트 ‘올리브 키터리지’, 늙어가는 이들 위한 성장소설
■ 권지예 권지예 작가는 낯선 공간에서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데 탁월한 소설가다. 권 작가가 최근 10년 만에 내놓은 소설집 ‘베로니카의 눈물’에 실린 중·단편들 또한 이국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관계를 성찰하게 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권 작가의 북토크에도 신간을 기다려온 많은 독자가 찾아와 새 소설집에 관한 깊은 관심을 보여줬다. 새 소설집 출간을 준비하는 동안 권 작가가 인상 깊게 읽은 작품도 소설이었다. 권 작가는 2019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올가 토카르추크의 장편소설 ‘방랑자들’(민음사),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연작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문학동네), 김사과의 소설집 ‘0 영 ZERO 零’(작가정신) 등을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았다. ‘방랑자들’은 여행·떠남과 관련한 100여 편이 넘는 다양한 사건들을 기록한 짧은 글들의 모음집이다. 권 작가는 이 작품에 관해 “내 신간 ‘베로니카의 눈물’처럼 여행이 모티브가 된 일종의 여행소설이지만, 여행의 경계를 허물고 확장했다”고 평가하며 “여행이 장소의 기록이라면, 방랑은 인간 내면의 시간을 여행하는 것이며 시
정진영 | 2020-02-06 11:22 -
<요새 읽는 책-박형준>로베르트 발저 ‘산책자’ … “生의 아름다움 깨닫게 해”
■ 박형준 박형준 시인의 시어는 고요하면서도 따뜻한 풍경을 그려낸다. 고향을 떠나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박 시인의 시에서 그리운 추억을 떠올리고, 가슴 한구석이 아련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박 시인의 시가 전통적인 서정성을 현대시로 재해석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박 시인은 최근에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고 허수경 시인의 산문집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난다), 미국의 환경 전문 저널리스트 신시아 바넷의 ‘비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21세기북스), 스위스 작가 로베르트 발저의 작품집 ‘산책자’(한겨레출판)
정진영 | 2020-01-30 13:51 -
<요새 읽는 책-김성중>루시아 벌린 ‘청소부 매뉴얼’… “지난해 읽었던 책 중에 최고”
■ 김성중 김성중 작가는 독특한 상상력과 정교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주목을 받아왔다. 김 작가가 2011년에 출간한 소설집 ‘개그맨’, 2015년에 출간한 소설집 ‘국경시장’은 개성적인 등장 인물과 환상적인 분위기 연출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으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받은 김 작가는 2018년 현대문학상도 거머쥐며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김 작가는 올해 초에 세 번째 소설집을 내놓을 계획이다.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며 김 작가는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김 작가는 미국의 소설가 루시아 벌린의 소설집 ‘청소부 매뉴얼’(웅진지식하우스), 캐나다 인류학자인 에두아르도 콘의 ‘숲은 생각한다’(사월의책), 이집트 출신으로 뉴욕대 교수를 지낸 안드레 애치먼의 산문집 ‘알리바이’(마음산책) 등을 꼽았다. ‘청소부 매뉴얼’은 2004년 68세로 세상을 떠난 후 11년 만에 발견된 저자의 단편소설을 모은 책이다. 평생 무명이었던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사후에야 ‘잃어버렸던 천재’라는 찬사를 받았다. 김 작가는 “상스러움 속에 성스러움, 막장
정진영 | 2020-01-16 11:23 -
<요새 읽는 책-손홍규>최정나 ‘말 좀 끊지 말아줄래?’… “현대인 불안 다정하게 응시”
■ 손홍규 손홍규 작가는 농촌사회의 파괴, 이주민 근로자, 비정규직 문제 등을 다루며 한국 리얼리즘 소설의 맥을 잇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손 작가에게 제42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안긴 작품 중편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는 희망이 사라진 비정규직 중년 부부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인간관계의 환멸, 사라진 꿈을 그려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손 작가는 내년 초 새로운 장편소설을 출간하고 뒤 이어 소설집도 출간할 계획이다.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며 손 작가는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손 작가는 미국의 소설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집 ‘무엇이든 가능하다’(문학동네), 미국의 소설가 토바이어스 울프의 장편소설 ‘올드 스쿨’(문학동네), 최정나 작가의 소설집 ‘말 좀 끊지 말아 줄래?’(문학동네) 등을 꼽았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타인의 관심을 끝없이 갈구하는 인간의 비극적인 아이러니를 포착한 작품이다. 손 작가는 이 책에 관해 “매번 뒤늦게 깨달음을 얻지만, 이 깨달음조차 삶을 구원하지 못한다는 참담한 진실이 섬세하고 아름답게 묘사된 소설”이라고 찬사를 남겼다. ‘올드 스?
정진영 | 2019-12-26 10:17 -
<요새 읽는 책-한정현>페란테 소설 ‘나쁜사랑 3부작’… “여성에 대한 통념 깨뜨린 책”
■ 한정현 한정현 작가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에 주목하되 연민하기보다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 한 작가의 최근작인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스위밍꿀)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소수자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보듬으며 용기를 회복해가는 과정을 한국과 일본의 현대사와 연결해 펼쳐낸다. 한 작가는 이 작품으로 “연애 서사에 역사적 에피소드를 병렬적으로 삽입해 100여 년 전까지 시선을 확장한 문헌학적 시도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43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한 작가는 작품을 집필하며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한 작가는 소설로는 이탈리아 작가 엘
정진영 | 2019-12-19 10:33 -
<요새 읽은 책-성석제>‘일의 기쁨과 슬픔’… “당대의, 당대에 의한, 당대에 대한 소설집”
소설가 성석제 작가의 문장을 요약할 수 있는 단어는 풍자, 해학, 익살이다. ‘능청스럽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성 작가의 문장은 한 번 읽으면 좀처럼 중간에 끊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이런 성 작가의 문장은 소설뿐만 아니라 산문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한동안 사진과 음식에 관심을 기울였던 성 작가는 새롭게 출간한 산문집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문학동네)에 인생의 다양한 면을 들여다본 글들을 엮었다. 성 작가는 최근 어떤 책을 흥미롭게 읽었을까. 성 작가는 제13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호텔 창문’(은행나무), 장류진 작가의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창비), 임홍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웨일북) 등을 꼽았다. ‘호텔 창문’은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편혜영 작가의 작품을 표제작으로 하고 6편의 수상후보작을 함께 실은 책이다. ‘호텔 창문’은 자연 발생적으로 일어나 본인도 손을 쓸 수 없는 불행을 겪은 한 인간이 겪는 죄의식을 그려냈다. 성 작가는 이 책에 대해 “현 단계 소설의 조류를 단숨에 읽는다”며 일독을 권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은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의 애
정진영 | 2019-12-05 11:38 -
<요새 읽는 책-조해진>르포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실업高 비극 어른으로서 미안”
■ 조해진 조해진 작가의 소설에선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애정과 연민이 엿보인다. 올해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단순한 진심’(민음사)에서도 조 작가는 연극배우이자 극작가인 해외 입양 임신부를 등장시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조 작가는 해외입양 문제와 기지촌 여성의 존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작품은 심사위원단으로부터 개인의 역사를 복원함과 동시에 주인공이 태어나고 버려진 한국의 역사를 들춰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조 작가는 최근 어떤 책을 흥미롭게 읽었을까. 조 작가는 은유 작가의 르포르타주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돌베개), 이탈리아 작가 프리모 레비의 산문집 ‘고통에 반대하며’(북인더갭), 최정나 작가의 소설집 ‘말 좀 끊지 말아 줄래?’(문학동네) 등을 꼽았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은 장시간 근로와 사내 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장실습생 김동준 군의 죽음으로부터 출발해 김 군의 어머니, 사건 담당 노무사부터 사고로 목숨을 잃은 현장실습생 아들을 둔 아버지, 교육·노동 담론에서 배제되는 실업계고 재학생·졸업생들의 인터뷰를 엮었다. 조 작가는 이 책에 대해
정진영 | 2019-11-28 10:38 -
<요새 읽는 책-오은>박서련의 소설‘마르타의 일’…“처음부터 끝까지 긴장 계속”
■ 오은 오은 시인은 관용구·속담·동음이의어·지명 등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단어들을 비틀어 새로운 말의 맛을 탐구해 왔다. 이 같은 시에 천착해 온 오 시인을 상징하는 단어는 ‘말놀이’다. 오 시인은 최근 시집 ‘나는 이름이 있었다’(아침달)로 제27회 대산문학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심사위원단은 수상작에 관해 “젊은 세대의 감성을 표현해내는 언어 탐구로써 개성적이고 참신한 시 세계를 형성해 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언어유희로 끝까지 가보는 게 목표”라는 오 시인은 시를 쓰며 어떤 책을 즐겁게 읽었을까. 오 시인은 박서련 작가의 장편소설 ‘마르타의
정진영 | 2019-11-21 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