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2253 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83 | 생성일 2020-01-29 14:17
  • ‘성주 참외’ 먹으며 얻은 깨달음[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성주 참외’ 먹으며 얻은 깨달음

    경북 성주 하면 대번에 떠오르는 게 참외입니다. 성주의 참외 농사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연간 조수입(판매수입 총액)이 6000억 원이 넘는다네요. 전국 참외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답니다. 압도적인 생산량은 눈으로도 확인됩니다. 성주에서는 어딜 가나 비닐하우스입니다.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참외 농사 비닐하우스는 거대한 호수나 바다처럼 보입니다. 특정 지역이 어떤 과일로 이름나는 경우는 대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 과일이 많이 나는 곳이라서’이고, 다른 하나는 ‘거기서 나는 과일이 맛있어서’입니다. 물론 두 가지 경우에

    박경일 전임기자 | 2025-06-20 11:49
  • 유독 한국만 내린 출국납부금[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유독 한국만 내린 출국납부금

    내국인이나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출국할 때 내야 하는 ‘출국납부금’이 있습니다. 1997년부터 출국하는 내국인에게 걷기 시작했는데, 2004년부터는 외국인에게도 받고 있습니다. 국민 대부분은 이런 부담금이 있다는 걸 잘 모릅니다. 세금에 포함돼 항공 운임과 함께 결제되기 때문이지요. 출국납부금은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주요 재원입니다. 이 기금으로 외국인 유치를 지원하고, 관광홍보 영상을 만들고, 안내서비스를 개선합니다. 근로자 휴가지원사업도, 캠페인 ‘여행가는 달’도, 관광주민사업체 발굴과 지원도 이 돈으로 합니다. 전체 관광개발진흥기

    박경일 전임기자 | 2025-05-23 11:45
  • 창이공항 VS 인천공항[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창이공항 VS 인천공항

    싱가포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창이공항의 출입국 시스템이었습니다. 흡사 지하철을 타는 수준으로 간소화한 싱가포르의 출입국시스템은, 진심으로 부러웠습니다. 게다가 창이공항은 싱가포르 도심에서 차로 20분 남짓의 가까운 거리. 비행기 착륙 1시간 안에 곧바로 도심에서 여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매끄러운 출입국 절차와 훌륭한 공항의 서비스는, 싱가포르까지의 물리적 거리마저 당겨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해외여행이나 취재를 마친 뒤에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때면 ‘한국식 시스템’의 높은 효율을 경험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곤 했

    박경일 전임기자 | 2025-05-02 11:53
  • 여행과 선택[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여행과 선택

    여행을 하면 일상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선택의 순간’과 마주치게 됩니다. 선택은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우선, 여행을 갈 것인지 말 것인지, 간다면 어디로, 언제 갈 것인지부터 정해야 하겠지요. 그다음에는 어떤 곳에 어떤 수준의 숙소를 정해야 할지, 어디를 가고 어디를 건너뛸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해야 하는 선택은 끝이 없습니다. 버스를 탈지, 택시를 탈지, 어떤 식당을 가야 할지, 거기서 또 어떤 메뉴를 주문해야 할지…. 결정의 순간마다 늘 성공적인 선택을 할 수는 없습니다. 경험에 미뤄 생각해보면, 성공보다

    문화일보 | 2025-04-11 11:45
  • 카메라 없는 여행의 즐거움[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카메라 없는 여행의 즐거움

    봄이면 섬 전체가 매화 향으로 뒤덮이는 통영의 좌도(佐島). 그곳으로 취재 갔을 때 이야기입니다. 좌도 가는 배는 하루 두 번.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오전 7시에 출항합니다. 오후 배도 있긴 합니다만, 숙소 없는 섬이라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하니 오전 7시 배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전날 여객선터미널 근처 숙소에 묵고 이튿날 일찌감치 여객선터미널로 갔습니다. 출항을 기다리는 여객선 앞에서 카메라를 꺼내 들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뷰파인더는 어둡고, 셔터는 아예 눌러지지 않습니다.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습니다. 서울에서 통영까지, 통영에

    박경일 전임기자 | 2025-03-21 11:37
  • 이게 다 여행자 책임이라고?[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이게 다 여행자 책임이라고?

    ‘국내여행, 침체 넘어 붕괴 위험 직면.’ 여행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낸 리포트의 도발적 제목입니다. 리포트는 올 들어 국내여행 소비자 지표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는 내용입니다. 국내여행 관심도와 경험률, 여행비 지출이 크게 줄었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과 함께 ‘여행산업 초토화 가능성’까지 언급합니다. 리포트 분석 내용은 국내 여행지에서 느낀 체감과 비슷했습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환율 등 우리 경제의 겹치기 악재가 가처분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나빠진 주머니 사정이 곧 여행 경기 침체로 드러나고 있다는 걸 현장에서 고스란

    박경일 전임기자 | 2025-02-28 11:43
  • ‘과장된 틱톡’의 폐해[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과장된 틱톡’의 폐해

    쇼트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가장 많이 클릭된 도시는 어디일까요. 정답은,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나폴리’랍니다. 해시태그 ‘나폴리(#나폴리)’ 영상 조회 수가 자그마치 170억 뷰나 된다는군요. 나폴리를 포함한 남부 이탈리아는, 지금 ‘틱톡 열풍’입니다. 주민 모두 틱톡에 푹 빠진 나폴리에서는 식료품점 주인이나 생선 장수, 사무원, 주부 등 전문지식 없는 평범한 이들도, 팔로어 수백만 명을 보유하는 것은 예사랍니다. 사건은 한 편의 틱톡 영상에서 시작됩니다. 틱톡 팔로어 170만 명을 보유한 이탈리아의 한 대중가수가, 이탈리아 로카라소의 스키 리조트를 소개하는 영상을 틱톡

    박경일 전임기자 | 2025-02-07 11:30
  • 한국만 쪼그라든 외국인 관광객[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한국만 쪼그라든 외국인 관광객

    관광 대국들이 줄줄이 관광객 유치 신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지난해 스페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940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관광객 숫자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 숫자랍니다. 관광 수입의 증가 폭은 더 컸습니다. 관광객은 전년(8350만 명)에 비해 12%, 관광수입은 16%가 늘어났답니다. 태국은 지난해 전년 대비 26.3%가 늘어난 3554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습니다. 역시 관광수입 증가 폭이 더 커서 전년 대비 34%가 늘어난 484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답니다. 태국 정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박경일 전임기자 | 2025-01-17 11:42
  • 관광자원 충분한데 ‘인기 없는 여행지’[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관광자원 충분한데 ‘인기 없는 여행지’

    해외 관광 관련 미디어들이 몇 년 전부터 해마다 ‘인기 없는 여행지’ 순위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낫 핫 리스트(Not Hot List)’입니다. 진짜 형편없는 여행지를 고르는 건 아니고, 관광자원과 여건은 충분한데 관광객은 없는, 말하자면 ‘과소평가된 곳’의 리스트입니다. 올 한 해 전 세계 여행객이 여행에 쓴 돈은 자그마치 11조1000억 달러(1경6200조 원). 돈은 고르게 잘 분배되지 않습니다.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를 포함한 몇몇 시장에 집중 투하됩니다. 대부분 과잉관광 폐해로 현지 주민들이 관광객에게 돌을 던지거나 ‘오지 말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영국의 여행트렌드 예측기관 글로브트렌더가 뽑은 ‘인기 없는 여행지’ 순위가 있습니다. 1위를 차지한 곳은 파키스탄의 길기트-발리스탄입니다. 고산지대의 외딴 마을을 지나는 한적한 트레킹 코스가 그곳에 있다는군요. 가나의 아크라, 그린란드의 케케스타르수아크와 베네수엘라 루푸누니 사바나도 금시초문인 곳입니다. 인기 없는 여행지 순위를 발표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과소평가된 곳의 리스트는 여행이 가져오는 경제적 문화적 혜택을 좀 더

    박경일 전임기자 | 2024-12-27 11:39
  • 해외서 들은 놀라운 고국 소식들[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해외서 들은 놀라운 고국 소식들

    여행이나 취재로 해외에 나갔다가 놀라운 고국 소식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나라를 떠나 있는 그 짧은 시간’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한국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거니까요. 배우 최진실의 죽음 소식을 들었던 곳은 그리스의 크레타 섬이었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소식도, 전직 대통령 구속 소식도 여행 중에 들은 뉴스였습니다. 상황은 좀 다르지만,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 2월 일본의 3대 유흥가 중 하나라는 삿포로 스스키노 지역의 ‘스낵바’에 가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스낵바는 일본 직장인들이 퇴근 때 들러 가볍게 한잔하는 술집입니다.

    박경일 전임기자 | 2024-12-06 11:41
  • 여행은 영감이 필요한 ‘인간의 일’일까[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여행은 영감이 필요한 ‘인간의 일’일까

    독일관광청이 지난달 흥미로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디지털 홍보전략의 일환으로, SNS를 통해 인공지능(AI) 여행인플루언서 ‘엠마(Emma)’를 선보인 겁니다. 관광홍보를 위해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의 힘을 빌리는 건 흔한 일이지만, 아예 AI 기술을 활용한 이른바 ‘사이버 인플루언서’를 만들어낸 건 유례가 없는 듯합니다. 독일관광청은 ‘엠마가 흥미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독일의 아름다운 구석구석으로 당신을 데려갈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금발의 미인 엠마도 웃으며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유혹합니다만, 실재 인물이 아닌 엠마는 누구를 만날 수도, 여행을 갈 수도 없습니다

    박경일 전임기자 | 2024-11-15 11:37
  • ‘노잼도시’의 경쟁력[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노잼도시’의 경쟁력

    일본만큼 순위 매기기 좋아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일본의 순위 매기기는 특히 관광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 일본에 가보면 3대 야경이나 10대 온천이니, 100대 폭포니 하는 것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심지어 달 보기 좋은 장소 100곳을 선정한 ‘100대 일본 명월(明月)’이나 사랑을 고백하기 좋은 곳을 가려 뽑은 ‘연인의 성지 132’까지 있을 정도니까요. 일본 민간조사회사인 브랜드종합연구소가 최근 ‘일본 지자체 매력도 랭킹’을 발표했습니다. 전국 47개 도도부현의 관광 매력도를 평가해 한 줄로 세운 순위입니다. 지난 2009년 시작해서 올해로 16회째인 조사는 인터넷을

    박경일 전임기자 | 2024-10-25 11:37
  • ‘성주 참외’ 먹으며 얻은 깨달음[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성주 참외’ 먹으며 얻은 깨달음

    경북 성주 하면 대번에 떠오르는 게 참외입니다. 성주의 참외 농사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연간 조수입(판매수입 총액)이 6000억 원이 넘는다네요. 전국 참외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답니다. 압도적인 생산량은 눈으로도 확인됩니다. 성주에서는 어딜 가나 비닐하우스입니다.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참외 농사 비닐하우스는 거대한 호수나 바다처럼 보입니다. 특정 지역이 어떤 과일로 이름나는 경우는 대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 과일이 많이 나는 곳이라서’이고, 다른 하나는 ‘거기서 나는 과일이 맛있어서’입니다. 물론 두 가지 경우에

    박경일 전임기자 | 2025-06-20 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