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2260 이우석의 푸드로지
164 | 생성일 2020-03-27 14:22
  • 잘 차린 한 끼, 약보다 낫다[이우석의 푸드로지]

    잘 차린 한 끼, 약보다 낫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이 있는 가정의 달 오월, 연이어 식사 자리가 많다. 어르신을 모시는 자리라면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을 기억하면 좋다. 약과 음식의 근원이 같다는 뜻이다. 식약동원, 의식동원(醫食同源) 등으로도 쓴다. 특히 몸의 어디가 좋지 않다고 여길 때 무엇을 먹으면 좋아진다는 개념이 있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동양 의학에서 주로 강조하는 내용으로, 실제로 아시아 지역에선 이를 기본으로 한 메뉴가 많다. 물론 현대 의학이 발달한 서양에도 있다. 식이요법(fad diet)이라고 부르며 주기적 유행이 반복된다. 푸드 패디즘

    문화일보 | 2025-05-08 09:33
  • 밥이 눌어붙자… 맛이 솟아났다[이우석의 푸드로지]

    밥이 눌어붙자… 맛이 솟아났다

    최근 일본에 쌀이 모자란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부터 품귀 현상이 벌어진 일본의 쌀 대란은 갈수록 심각해져 요즘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무겁게 10㎏짜리 쌀을 사서 들고 가는 진풍경도 자아내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30년까지 쌀 생산량을 818만t까지 늘리겠다는 목표까지 설정했단다. 많은 생필품이 풍족해진 21세기에 듣기엔 낯선 뉴스다. 과거 우리도 그랬다. 요즘이야 찬란한 봄이지만 과거엔 흩날리는 꽃비조차 서러웠던 보릿고개였다. 쌀이 모자라 밥공기 크기도 제한하고 밀가루 먹는 날을 정하고 술빚기도 금지했다. 당시 솥

    문화일보 | 2025-05-01 09:27
  • 호두·애플 뭘 올려도 완벽… 나누면 나눌수록 맛있다![이우석의 푸드로지]

    호두·애플 뭘 올려도 완벽… 나누면 나눌수록 맛있다!

    때 이른 대선 정국이라 그런지 요즘 신문엔 동그란 그래프가 자주 등장한다. 이른바 ‘파이 차트’(pie chart)다. 원의 반지름으로 전체 중 비율을 구분하는 방식인데 누가 얼마나 점유하는지 눈에 쏙쏙 들어온다. (반)지름으로 원의 둘레와 넓이를 계산하는 데 필요한 원주율(圓周率)을 뜻하는 파이(π)는 다른 수학 기호처럼 그리스어에서 나왔다. ‘둘레’를 뜻하는 페리메트로스(περιμετροζ)의 첫 글자를 가져왔다. 그런데 음식 파이(pie)를 여기다 갖다 붙이기도 한다. 지난달 14일은 세계 원주율의 날(pi day)이었다.

    문화일보 | 2025-04-17 09:17
  • 꿀인 듯, 과일인 듯… 화사한 식탁의 비밀[이우석의 푸드로지]

    꿀인 듯, 과일인 듯… 화사한 식탁의 비밀

    ■ 이우석의 푸드로지 - 꽃 옛 선조들 ‘진달래전’ 즐겨 철쭉은 먹고 배탈나 ‘주의’ 튀르키예선 장미로 잼 만들고 유럽선 꽃대를 채소처럼 먹어 맥주의 쌉싸름한 맛 내는 ‘홉’ 전세계에서 80종 넘게 재배 브로콜리·딸기도 꽃으로 분류 라벤더·국화는 허브티 주재료 만화방창(萬化方暢)에 화란춘성(花爛春盛)이다. 때늦은 꽃샘으로 춘래불사춘이라더니 이젠 그 말문이 막힌다. 온 누리가 꽃 천지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하고 코끝을 간지럽히듯 향기롭다. 맛은 어떨까. 음식에도 꽃이 쓰인다. 보기에 좋고 향을 더할 뿐 아니라 달콤한 맛을 낸다.

    문화일보 | 2025-04-10 09:26
  • 강렬한 향, 아릿한 여운… 세계가 매료된 알알한 매력[이우석의 푸드로지]

    강렬한 향, 아릿한 여운… 세계가 매료된 알알한 매력

    ■ 이우석의 푸드로지 - 마늘 한국 섭취량, 세계 평균의 10배 각종 요리에 쓰고 생으로도 먹어 3~4월엔 풋마늘 더욱 향긋해져 식재료 잡내 잡는 데 탁월한 효과 아시아·중동·유럽 등 세계서 애용 드라큘라 퇴치 등 주술적 사용도 ‘알리신’ 성분, 실제 살균 작용해 어느새 봄. 향기로운 꽃바람도 생각나지만 사실 아릿한 마늘 향도 제철이다. 3∼4월 마늘종이 쑥쑥 솟고 조생종 풋마늘을 거둔다. (원래도 있었지만) 식탁에서 유난히 쪽마늘이 눈에 많이 띈다. 외국인의 입장에선 나라마다 각자 독특한 향이 있다. 한국인들이 베트남을 가면 공항에서부

    문화일보 | 2025-04-03 09:30
  • 깨고 싶지 않아… 너와의 달콤한 꿈[이우석의 푸드로지]

    깨고 싶지 않아… 너와의 달콤한 꿈

    ■ 이우석의 푸드로지 - 캔디 단맛, 인간이 추구한 최고의 맛 사탕수수·사탕무 놓고 전쟁까지 설탕 풀린후 빵·음료 적극 첨가 캔디 생산, 18세기부터 본격화 멘토스 역사 1932년부터 시작 막대사탕 츄파춥스는 1958년산 초콜릿과 함께 최고 디저트로 예전에 ‘떡배 단배’(마해송 작가)라는 동화책이 있었다. 내용인즉슨 이렇다. 어느 날 한 섬마을에 낯선 배가 나타난다. 각각 떡을 실은 배와 단것을 가져온 배였는데, 이들이 번갈아 가며 바다에 정박해 섬마을 사람들과 접촉한다. 처음엔 이들이 떡과 단것을 값싸게 팔더니 나중엔 이에 중독된 마을 사람들

    문화일보 | 2025-03-20 09:21
  • 진한 돈골육수·야들 살코기… 뉴욕·런던까지 달군 ‘한 뚝배기’[이우석의 푸드로지]

    진한 돈골육수·야들 살코기… 뉴욕·런던까지 달군 ‘한 뚝배기’

    ■ 이우석의 푸드로지 - 돼지국밥 ‘돼지국밥의 메카’ 부산에도 가게마다 요리법 천차만별 소 사골로 육수 우리는 집도 순천선 콩나물로 시원하게 제주식은 모자반 넣고 ‘팔팔’ 해외선 맑게 끓인 ‘곰탕’인기 NYT “매일 먹어도 싫증안나” 피란민 영향·밀양 자생설… 원조 어디인지는 의견 분분 따끈한 국밥을 한 그릇 놓고 느지막한 봄을 기다린다. 봄에 마주하는 국밥은 김을 풀풀 내서 안경을 흐리고야 마는 겨울의 그것과는 또 다르다. 아지랑이처럼 온기를 주고 환절기에 부족한 허기를 메우는 보신책이다. 이밥에 고깃국, 한국인의 밥상엔 정석이 아닌가? 국밥의 나라, 대한민국엔 많은 국밥이 있지만 이번엔 돼지국밥이다. 설렁탕이나 곰탕, 육개장 등 소고기로 끓인 국밥은 익숙할 터이니 돼지국밥에 초점을 맞췄다. 게다가 최근 국내외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으니 시의적절하다. 돼지국밥 하면 으레 경남과 부산을 떠올린다. 국민들이 머릿속에 그린 국밥 지도에는 경남(부산) 돼지국밥과 경북(대구) 소고기국밥이란 공식이 형성되어 있다. 이젠 누가 뭐래도 향토 음식으로 지역색을 띠고 있다. 어째

    문화일보 | 2025-03-06 09:23
  • ‘뿌리’ 깊은 맛!  근본 있는 밥상 즐기세요 [이우석의 푸드로지]

    ‘뿌리’ 깊은 맛! 근본 있는 밥상 즐기세요

    ■ 이우석의 푸드로지 - 뿌리채소 겨우내 땅 속 영양분·수분 가둬 비타민·당분 많아 유독 맛 좋아 10년근 더덕, 인삼 못 잖은 효능 우엉, 당뇨·장에 좋은 성분 함유 18세기 도입 고구마 구황 작물 카사바·야콘은 밥 대신 먹기도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 꽃이 좋고 열매가 많다)’ 용비어천가에선 조선 왕조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뿌리(불휘)’를 내세웠다. 이파리, 줄기, 가지, 꽃, 열매도 있지만 식물의 기본이며 근간은 뿌리란 얘기다. 근간, 근원, 근본이란 말도 ‘뿌

    문화일보 | 2025-02-27 09:21
  • 양껏·맘껏 즐겨봐요… 남녀노소 ‘무한먹방’  [이우석의 푸드로지]

    양껏·맘껏 즐겨봐요… 남녀노소 ‘무한먹방’

    ■ 이우석의 푸드로지 - 뷔페 스웨덴 바이킹 항해전 단체 식사·프랑스 귀족 연회 유래설 등 다양 미국 ‘올유캔잇’ 일본 ‘바이킨구’ 한국선 ‘무한리필·셀프바’ 통용 국내 특급호텔 중심으로 고급화…떡볶이·갈비 등 가성비 매장도 졸업 입학식에다 2025년 새로 시작하는 다양한 모임까지, 은근히 여럿이 만나 얼굴 볼 일이 많을 때다. 크고 작은 행사가 있으면 그 자리에 밥도 따라간다. 굳이 연회(宴會)까지는 아니더라도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모임과 행사에는 음식을 차려놓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럴 때 가장 익숙한 풍경이 바로 뷔페다. 뷔페식(buffet式, 食이

    문화일보 | 2025-02-20 09:12
  • 심심풀이? 풍미·식감 살리는 ‘씨앗’[이우석의 푸드로지]

    심심풀이? 풍미·식감 살리는 ‘씨앗’

    ■ 이우석의 푸드로지 - 부럼 정월대보름날 부럼 깨는 풍습 ‘한해 부스럼 나지 않게’ 기원 대표적 ‘저탄고지’ 식품 호두 초콜릿·아이스크림에 어울려 지방많은 땅콩으로 기름도 짜 아프리카에선 식량 대용으로 단백질·칼슘 등 풍부한 아몬드 가루로 마카롱·과자·빵 만들어 곧 정월대보름이다.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날 행하는 여러 세시풍속이 있다. 정초부터(?) 편을 갈라 고싸움과 석전(돌팔매놀이)도 벌이고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 불장난도 한다. 절식으론 오곡밥과 귀밝이술, 진채(묵은 나물) 등을 먹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바로 ‘부럼’이

    문화일보 | 2025-02-06 09:16
  • 바삭 한입, 사르르 두입… 설 연휴처럼 ‘순삭 주의’[이우석의 푸드로지]

    바삭 한입, 사르르 두입… 설 연휴처럼 ‘순삭 주의’

    ■ 이우석의 푸드로지 - 한과 신라시대부터 이어온 귀한음식 유과·강정, 기름에 튀겨낸 방식 다식은 곡물에 꿀 버무려 굳혀 설탕물에 생열매 가둔 ‘숙실과’ 中 간식 탕후루도 비슷한 원리 인삼·도라지 ‘약초 정과’ 유명 중앙아시아서 먹던 고기만두 흑설탕 넣고 지져 호떡 변신 추석과 함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설이다. 오랜만에 모인 사람들이 여러 음식을 장만해 두고 명절을 즐긴다. 같은 명절이지만 아직 농사일이 남은 추석과는 달리, 농한기인 설은 조금 더 여유롭다. 세시풍속으로 즐기는 민속놀이도 설 쪽이 더 많다. 겨울 하늘에 연을 날리고 빙판

    문화일보 | 2025-01-23 09:07
  • 오래도록 맛있도록… 새콤달콤 ‘절임의 미학’[이우석의 푸드로지]

    오래도록 맛있도록… 새콤달콤 ‘절임의 미학’

    ■ 이우석의 푸드로지 - 장아찌 유럽은 초절임 동아시아는 염장 채소·고기 저장법이 조리법으로 무·양파·깻잎 등 여러가지 재료 소금·식초·간장 등에 담가 두고 반찬이나 고명으로 다양한 활용 中, 3000년전에도 오이 절여먹어 깍두기도 장아찌 범주 안에 포함 인류 역사상 저장법이 그대로 조리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고기를 저장하려다 햄과 소시지 등 염장고기가 됐다. 젓갈이나 김치도 비슷하다. 알게 모르게 우리가 매일같이 먹고 있는 장아찌 역시 그런 경우다. 채소를 절여 보관하려다 보니 오히려 생채보다 맛이 좋은 메뉴가 됐다. 장아찌의 장은

    문화일보 | 2025-01-16 09:23
  • 잘 차린 한 끼, 약보다 낫다[이우석의 푸드로지]

    잘 차린 한 끼, 약보다 낫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이 있는 가정의 달 오월, 연이어 식사 자리가 많다. 어르신을 모시는 자리라면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을 기억하면 좋다. 약과 음식의 근원이 같다는 뜻이다. 식약동원, 의식동원(醫食同源) 등으로도 쓴다. 특히 몸의 어디가 좋지 않다고 여길 때 무엇을 먹으면 좋아진다는 개념이 있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동양 의학에서 주로 강조하는 내용으로, 실제로 아시아 지역에선 이를 기본으로 한 메뉴가 많다. 물론 현대 의학이 발달한 서양에도 있다. 식이요법(fad diet)이라고 부르며 주기적 유행이 반복된다. 푸드 패디즘

    문화일보 | 2025-05-08 09:33
  • 밥이 눌어붙자… 맛이 솟아났다[이우석의 푸드로지]

    밥이 눌어붙자… 맛이 솟아났다

    최근 일본에 쌀이 모자란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부터 품귀 현상이 벌어진 일본의 쌀 대란은 갈수록 심각해져 요즘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무겁게 10㎏짜리 쌀을 사서 들고 가는 진풍경도 자아내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30년까지 쌀 생산량을 818만t까지 늘리겠다는 목표까지 설정했단다. 많은 생필품이 풍족해진 21세기에 듣기엔 낯선 뉴스다. 과거 우리도 그랬다. 요즘이야 찬란한 봄이지만 과거엔 흩날리는 꽃비조차 서러웠던 보릿고개였다. 쌀이 모자라 밥공기 크기도 제한하고 밀가루 먹는 날을 정하고 술빚기도 금지했다. 당시 솥

    문화일보 | 2025-05-01 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