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이 남자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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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적이면서도 서정적 선율… ‘베토벤 존경·클라라 사랑’ 녹여
음악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인으로 기록되는 로베르트 슈만(1810∼1856)과 클라라 슈만(1819∼1896)의 첫 만남은 슈만이 20세가 되던 해였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슈만은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당대 최고의 피아노 교수법으로 유명했던 프리드리히 비크(Friedrich Wieck·1785∼1873)를 찾아갔고, 그 자리에서 그의 딸 클라라를 만나게 된다. 당시 클라라의 나이 11세였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과 존경의 마음을 가졌고 차츰 사랑으로 번져나갔다. 클라라의 일기에 적힌 내용을 보면 그녀가 15세가 되던 해에 슈만과
문화일보 | 2025-10-23 09:15 -
속삭이듯 맑고 투명한 선율… 한 인간의 순응적인 태도 담아
“한 작곡가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현악 4중주를 이해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라는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의 말처럼 현악 4중주는 한 작곡가의 음악적 본질과 세계관을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음악 형식이다. 2대의 바이올린과 1대의 비올라, 그리고 1대의 첼로로 이뤄지는 현악 4중주는 실내악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으로 최소의 악기 편성으로 최대의 음악적 효과를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 최소한의 구성안에서 작곡가는 자신의 음악적 실험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음악적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이고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난청이라는
문화일보 | 2025-10-16 09:09 -
느린 템포의 바로크 음악에 덧입힌 북유럽의 서정적 선율
예전엔 추석 하면 가장 먼저 북적이는 귀성길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그보단 조용한 여유가 먼저 머릿속에 그려진다. 긴 연휴가 다가오면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 모여 정을 나누고, 누군가는 홀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테지만 바쁘게 달려온 일상 속에서 이 며칠은 잠시 숨 고르기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보름달처럼 풍요로운 시간, 가을밤의 정취와 함께 마음에 쉼표 하나를 찍어줄 음악이 있다. 바로 그리그의 홀베르 모음곡이다. 에드바르 그리그(1843~1907)는 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국민 음악가이다
문화일보 | 2025-10-02 09:28 -
피렌체 박물관서 영감… 조국 예술에 대한 사랑, 관현악으로 풀어내
클래식 음악 중에는 그림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된 작품들이 있다. 프랑스의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는 일본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라는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바다의 변화무쌍한 역동성을 담은 작품 ‘바다, 3개의 교향적 스케치’를 작곡했다.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 중에도 그림에 영감을 받아 음화(音화)화시킨 이가 있다. 이탈리아의 작곡가 오토리노 레스피기(1879∼1936)는 단순히 그림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작품 속에 자신의 예술적 취향을 함께 담아내었으니 바로 ‘보티첼리의 세 그림’이란 작품
문화일보 | 2025-09-25 09:11 -
악기 8대의 완벽한 하모니… 풍부한 감성·활기찬 선율 압권
19세기의 위대한 작곡가이자 비평가였던 로베르트 슈만(1810~1856)은 펠릭스 멘델스존(1809~1847)을 가리켜 ‘19세기의 모차르트’라고 언급하며 그의 천재성을 극찬한 바 있다. 멘델스존은 비록 38세의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작곡가로서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 오르가니스트 또 지휘자로 종횡무진 활약했던 가히 모차르트에 비견할 만한 당대 최고의 음악가였다. 멘델스존 역시 모차르트처럼 일찍이 비범한 재능을 보였다. 이미 십대 시절부터 음악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쏟아냈는데 천재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8중주 작품
문화일보 | 2025-09-18 09:19 -
애잔한 바이올린 선율… 전세계 누빈 ‘방랑 거장’ 향수 고스란히
어느새 서늘한 바람과 함께 가을이 찾아왔다. 주변의 공기가 차분해지면 우리의 마음도 사색의 시간을 찾게 된다. 이때 함께할 음악이 있다면 그 시간은 한층 깊고 그윽한 시간이 될 터. 평온한 시간으로 접어들 때, 듣기 좋은 음악이 있다. 바로 막스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Scottish Fantasy)’ 작품 46이다. 막스 브루흐는 1838년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다. 9세 무렵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운 브루흐는 음악적 천재성을 일찍이 세상에 알리게 된다. 14세가 되던 해에 이미 자신의 첫 번째 교향곡과 실내악의 정수인 현악
문화일보 | 2025-09-11 09:08 -
목숨 잃은 친구와의 추억 담아낸 곡… ‘슬픔’ 녹여낸 서정적 멜로디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1858∼1924)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1813∼1901) 이후 이탈리아 오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곡가다. 그의 대표작인 오페라 ‘라 보엠’ ‘토스카’ ‘나비 부인’은 ‘3대 걸작’으로 불리며 오늘날까지 대중들로부터 가장 큰 사랑을 받는 동시에 전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푸치니의 음악은 특히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로 유명한데 오페라 ‘투란도트’에 등장하는 그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나 ‘라보엠’의 ‘그
문화일보 | 2025-09-04 09:18 -
켈트 신화서 따온… 사랑의 환희·죽음의 고통 넘나드는 현대음악 걸작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1908∼1992)은 종교적 신념, 자연의 새소리 등을 주제 삼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음악어법을 작품 속에 녹여 낸 현대 음악의 거장이다. 그의 음악에선 단연 색채미가 돋보이는데 소리를 들으면 오색찬란한 색깔들을 함께 떠올리게끔 하는 황홀한 공감각적(synaesthesia) 심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 중 복잡한 리듬 속에 사랑과 죽음, 그와 함께 신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노래한 작품이 있으니 바로 교향곡 ‘투랑갈릴라’이다. 메시앙은
문화일보 | 2025-08-28 09:11 -
서정적 선율 뒤 격정적 펼침화음…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감정’ 오롯이
한 음원 사이트에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음악을 가장 많이 듣는 때는 운전 중이거나 이동할 때로 나타났고 음악을 듣는 이유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이용이 가장 많은 시간 때는 오후 6시에서 10시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필자 역시 분주한 낮보단 여유로운 저녁시간에 음악을 듣는 것이 더 좋다. 일상에 지쳐 휴식이 필요한 순간, 혼란스러운 생각에서 벗어나 잠시 눈을 감고 귀 기울이기 좋은 음악이 있다. 바로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Liebestraume S. 541 No. 3)이다
문화일보 | 2025-08-21 09:27 -
싱그러운 도심 한복판 청량한 물줄기… 로마의 아름다움, 멜로디가 되다
로마는 가히 ‘분수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분수대들이 많다. 로마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를 필두로 거의 모든 광장을 비롯해 도시 곳곳에는 분수대들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예술가들의 손길에 의해 탄생한 조각상, 청량한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뿜어내는 물줄기는 단순히 물을 공급하고 더위를 식혀주는 건축물을 넘어 로마의 역사와 예술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는 예술품들이라 할 만하다. 이토록 아름다운 로마의 분수들을 음화(音화)시켜 그려낸 작품이 있으니 바로 오토리노 레스피기(사진)의 교향시 ‘로
문화일보 | 2025-08-14 09:07 -
동유럽 민속음악 선율 과감하게 해체… 나치즘 비판 담긴 해학적 음악
벨러 버르토크(1881~1945)는 20세기 클래식 음악사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작곡가이다. 그는 동유럽의 민속음악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연구했고 이를 새로운 음악 어법으로 녹여 내 현대음악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1930년대 중반 나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자 헝가리 출신의 버르토크는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하여 활동을 이어나갔지만 어느 날 백혈병 진단을 받게 된다.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경제적 궁핍, 그에 더해 삶을 갉아먹는 병마와 맞서 싸우던 시기 불굴의 의지로 탄생시킨 작품이 있으니 바로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문화일보 | 2025-08-07 09:15 -
성모 마리아 슬픔을 느린 템포로… ‘붉은머리 사제’式 위로
‘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 또는 ‘스타바트 마테르 돌로로사(Stabat Mater Dolorosa)’란 라틴어로 ‘어머니가 비통하게 서 계셨다’는 뜻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 당시 곁에서 아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성모 마리아의 슬픔과 고통을 노래한 작품명이기도 하다. ‘스타바트 마테르’는 서양 고전 음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교회 음악 장르 중 하나로 페르골레시, 로시니, 드보르자크, 베르디 등 수많은 작곡가에게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 되어 왔다. 하지만 그중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걸작이 있으니 바로
문화일보 | 2025-07-31 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