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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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춤추는… 하늘 뒤덮은 악마구름
사진·글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5월의 첫날. 아침부터 우중충하던 하늘을 낮은 구름이 뒤덮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모양을 바꿔가며 바람을 따라 춤을 춘다. 흡사 비 내리는 바다의 파도 모습이다. 이런 형상의 구름을 일부 기상학자는 라틴어 맘마투스(Mammatus)에서 기인한 젖가슴 모양을 닮은 맘마투스구름이라 부르기도 하나, 역의 모양인 사진에 나타나는 형태는 운둘라투스 아스페라투스(Undulatus Asperatus)로 불린다. Undulatus는 물결 또는 파도를 뜻하고, Asperatus는 거칠다는
곽성호 기자 | 2025-05-09 09:06 -
‘장미대선’ 한달 앞… 신중하게 선택하세요
사진·글 = 백동현 기자 100east@munhwa.com 약 한 달 전 지난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었고, 많은 후보들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대권에 도전했다. 그리고 앞으로 약 한 달 뒤 오는 6월 3일. 최종 승자가 결정되고 레이스는 막을 내리게 된다. “60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기간에 국민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수장을 찾고 검증해서 선택해야만 한다. 이번 21대 대통령선거는 장미가 피는 시기에 실시하는 대선이라 하여 장미대선(Rose Election)이라 불린다.
백동현 기자 | 2025-05-02 09:07 -
태국어와 한글 간판… 이젠 더이상 낯설지 않아요
사진·글 = 김동훈 기자 “저기 어느 나라 글잡니까? 완전 꼬브랑 글자네예.” “내도 모르지. 아랫집 택이 메누리는 알랑가?” “맞다! 그 집 첫째아들 메누리가 베트남서 왔다 켔지예. 인자 우리 동네도 외국 다됐뿐네예.” 어느 지방 군청 소재지의 거리 풍경. 태국어로 ‘마트’라고만 쓴 간판을 내건 상점과 한글 간판 ‘방앗간’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사실상 한국도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국제결혼과 저출산·고령화 등 국내 생산인력 감소로 인해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
김동훈 기자 | 2025-04-25 09:30 -
어둡던 ‘토끼굴’… 문화 숨쉬는 휴식처로
사진·글 = 문호남 기자 moonhn@munhwa.com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 좁은 골목, 일명 ‘토끼굴’은 오랫동안 흡연자들의 아지트였습니다. 담배 연기와 침, 쓰레기로 가득했던 이 공간은 보행자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도시의 사각지대였습니다. 그러나 이 골목은 2024 강남대로 랜드마크 거리조성 사업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구와 시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굴에서 영감을 받아 골목을 재구성했습니다. 숲을 뛰노는 토끼 조형물들이 설치됐고, 시민들은 마치 7세 소녀 앨리스처럼 그 사이를 경
문호남 기자 | 2025-04-18 09:29 -
안전하게 이동하세요… 유용한 ‘유아차 보관소’
사진·글 = 박윤슬 기자 seul@munhwa.com 서울 도심을 걷다 보면, 작은 박스 형태의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유아차 보관소’다. 보호자가 외출 중 유아차를 잠시 보관하고 보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공공 편의시설이다. 이 보관소는 지하철역, 관공서, 주민센터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주로 설치되어 있으며,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계단이 많은 구간을 지나야 할 때 특히 유용하다. 유아차를 끌고 이동하는 물리적 불편을 줄이고, 아이를 안거나 손을 잡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시형 배려시설로, 보호자의
박윤슬 기자 | 2025-04-11 09:44 -
잿더미가 된 삶… 하루빨리 ‘행복한 일상’ 되찾길
■ 도시풍경 사진·글 = 윤성호 기자 cybercoc@munhwa.com 지겨우리만치 반복되던 일상이 행복이었음을. 붉게 물든 하늘, 사방으로 튀는 불씨, 온 마을을 뒤덮은 재와 연기. 익숙했던 골목길과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재앙이 되었다. 경북 안동시 고곡리. 산불이 민가로 번지는 데 단 5분. 초속 27m의 강풍이 불씨를 마을 곳곳으로 흩뿌렸다. 불길이 스치는 자리마다 삶이 지워졌다. 도로까지 집어삼킨 화염에 주민들은 논으로 몸을 피했지만, 남겨진 집과 재산이 발목을 잡았다. 연기를 맡고 재를 맞으며 발만 동동 구른 2시간. 차마 차도 챙기지
윤성호 기자 | 2025-04-04 08:57 -
찢어진 버드나무에 움트는 새싹… 기어코 봄은 온다
■ 도시풍경 사진·글=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지난겨울은 어느 해보다 폭설이 많았던 한 해로 기억된다. 눈이 잦았던 것은 아니지만 한번 내리면 제법 많은 눈이 내린 경우가 많았다. 서울의 첫눈이 폭설로 기록되고 게다가 습설(濕雪)인 탓에 눈으로 인한 수목 피해도 많았다. 첫눈 내리기 바로 전까지도 온난한 기온이 계속돼 낙엽이 채 떨어지기 전, 매달린 잎들 위로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수십 년을 살아온 나무들의 가지가 찢어지고 쓰러졌다. 서울 여의도 샛강의 아름드리 버드나무도 첫눈의 무게로 굵은 가지들이 찢겨 나가고, 몇몇 나무는
곽성호 기자 | 2025-03-28 09:22 -
생존하려면 필수… 자연과 하나된 왜가리
■ 도시풍경 사진·글 = 백동현 기자 100east@munhwa.com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 왜가리 한 마리가 우아하게 서 있다. 왜가리는 깃털 색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된다. 회색빛의 몸을 가진 회색왜가리, 눈처럼 새하얀 백로, 그리고 검은 깃털을 자랑하는 흑로. 다양한 왜가리의 깃털 색깔은 그들의 생존 전략 중 하나다. 왜가리는 스스로 깃털 색을 바꿀 수 없지만, 그들의 몸 색깔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진화했다. 서식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보호색을 갖춘 곳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보호색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백동현 기자 | 2025-03-21 09:17 -
“걱정·간절함이 차곡차곡”… 인왕산 ‘소원 돌탑’
■ 도시풍경 사진·글=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비나이다. 비나이다.” “유나야, 우리도 돌탑 만들어서 소원 하나 빌자.” 여기저기서 돌을 주워 작고 견고한 5층과 7층짜리 돌탑을 만든 그녀들. 그러고는 잠시 눈을 감는다. 두 손 모으고 들릴 듯 말듯 그렇게 소원을 빈다. 가깝게는 경복궁과 광화문광장, 멀리 서울 시내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 인왕산 정상부근 소나무 아래에는 ‘소원의 돌탑’이 여럿 만들어져 있다. 누가 언제부터 쌓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고, 비바람에 또는 사람 손길에 쓰러졌다가 만들어지길 반복해 탑의 숫자
김동훈 기자 | 2025-03-14 09:14 -
“부엉이 눈처럼”… AI로 불법주차 감시
■ 도시풍경 사진·글=문호남 기자 moonhn@munhwa.com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에는 부엉이의 눈을 닮은 카메라가 있다. 단순한 관찰을 넘어 판단까지 해내는 인공지능(AI) 부정 주차 단속 시스템이다. 강남구가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내 부정 주차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전국 최초로 AI 단속 시스템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은 통행량이 적은 도로 일부에 도로구획선을 긋고 인근 거주민이 분기별로 사용료를 내고 주차하는 곳이다. 하지만 각종 부정 주차로 정작 주민들이 주차를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AI 단속
문호남 기자 | 2025-03-07 09:16 -
자동차 주차장 아닙니다… 반려견 맡기는 ‘도그파킹’
■ 도시풍경 사진·글 = 박윤슬 기자 seul@munhwa.com 도심 속 한 카페 문 앞에 자리 잡은 ‘도그 파킹’(Dog Parking) 공간. 이곳은 반려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소다. 리드 줄을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는 고리가 설치되어 있어, 주인이 잠시 볼일을 보는 동안 반려견이 안전하게 기다릴 수 있다. 도그 파킹 개념은 반려견 인구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특히 유럽과 북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반려견과의 외출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카페나 식당, 마트 앞에 이러한 공간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독
박윤슬 기자 | 2025-02-28 09:26 -
움츠렸던 겨울의 흔적 지우는 세차장
■ 도시풍경 사진·글 = 윤성호 기자 cybercoc@munhwa.com 새벽에 출근하는 나는 해가 뜨고 지는 시간으로 계절의 변화를 가늠하곤 한다. 겨울 내내 어둠 속에서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하루는 적막하고 쓸쓸하다. 그러나 봄이 다가오면 출퇴근길이 점점 밝아진다. 거리에 스며든 햇살이 겨울의 끝을 알리고, 다시 생명이 움트는 계절이 찾아왔음을 실감한다. 삶도 계절을 닮았다. 어린 시절은 새싹이 움트는 봄과 같고, 청년기는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과 같다.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지는 가을은 장년기, 그리고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묵묵히 시간을 견디는 겨울은
윤성호 기자 | 2025-02-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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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춤추는… 하늘 뒤덮은 악마구름
사진·글 =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5월의 첫날. 아침부터 우중충하던 하늘을 낮은 구름이 뒤덮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모양을 바꿔가며 바람을 따라 춤을 춘다. 흡사 비 내리는 바다의 파도 모습이다. 이런 형상의 구름을 일부 기상학자는 라틴어 맘마투스(Mammatus)에서 기인한 젖가슴 모양을 닮은 맘마투스구름이라 부르기도 하나, 역의 모양인 사진에 나타나는 형태는 운둘라투스 아스페라투스(Undulatus Asperatus)로 불린다. Undulatus는 물결 또는 파도를 뜻하고, Asperatus는 거칠다는
곽성호 기자 | 2025-05-09 09:06 -
‘장미대선’ 한달 앞… 신중하게 선택하세요
사진·글 = 백동현 기자 100east@munhwa.com 약 한 달 전 지난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었고, 많은 후보들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대권에 도전했다. 그리고 앞으로 약 한 달 뒤 오는 6월 3일. 최종 승자가 결정되고 레이스는 막을 내리게 된다. “60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기간에 국민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수장을 찾고 검증해서 선택해야만 한다. 이번 21대 대통령선거는 장미가 피는 시기에 실시하는 대선이라 하여 장미대선(Rose Election)이라 불린다.
백동현 기자 | 2025-05-02 09:07 -
태국어와 한글 간판… 이젠 더이상 낯설지 않아요
사진·글 = 김동훈 기자 “저기 어느 나라 글잡니까? 완전 꼬브랑 글자네예.” “내도 모르지. 아랫집 택이 메누리는 알랑가?” “맞다! 그 집 첫째아들 메누리가 베트남서 왔다 켔지예. 인자 우리 동네도 외국 다됐뿐네예.” 어느 지방 군청 소재지의 거리 풍경. 태국어로 ‘마트’라고만 쓴 간판을 내건 상점과 한글 간판 ‘방앗간’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사실상 한국도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국제결혼과 저출산·고령화 등 국내 생산인력 감소로 인해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
김동훈 기자 | 2025-04-25 09:30 -
어둡던 ‘토끼굴’… 문화 숨쉬는 휴식처로
사진·글 = 문호남 기자 moonhn@munhwa.com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 좁은 골목, 일명 ‘토끼굴’은 오랫동안 흡연자들의 아지트였습니다. 담배 연기와 침, 쓰레기로 가득했던 이 공간은 보행자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도시의 사각지대였습니다. 그러나 이 골목은 2024 강남대로 랜드마크 거리조성 사업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구와 시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굴에서 영감을 받아 골목을 재구성했습니다. 숲을 뛰노는 토끼 조형물들이 설치됐고, 시민들은 마치 7세 소녀 앨리스처럼 그 사이를 경
문호남 기자 | 2025-04-18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