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
부동산 위기에 넘쳐나는 빈 집
정부 부동산 부흥책에도 민간 심리는 여전히 ‘찬바람’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중국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주 남부의 베이하이(北海)의 유명 관광지 인탄(銀灘)해변. 추운 겨울에 관광객 수는 많지 않았지만 적은 손님이나마 유치해보자 곳곳에서 호객꾼들이 다가와 전단지를 내밀었다. 일반적으로 숙박이나 식당, 각종 관광상품 등을 홍보하는 경우가 많은데, 몇몇은 현지의 건물과 리조트 등 부동산 구매를 권하고 나섰다. 얼마 전 춘제(春節·설) 연휴기간 광둥(廣東)성 사오관(紹關) 시 기차역에서 귀성객들을 상대로 아파트 등 부동산 홍보가 한창이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관광지에서 부동산 홍보를 하는 것을 보며 중국 중소도시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일부나마 실감이 된다. 실제 지방도시를 다니다 보면 초저녁에도 불이 켜진 가구가 몇 되지 않는 아파트를 자주 보게 된다. 주변 상인이나 인근 주민들은 해당 아파트가 완공된 지 꽤 지났지만 입주자들이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주택 공실률을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다. 가장 보수적으로 공실률을 집계한다는 싱크탱크 바이커 (貝殼)연구원은 지난해 대·중 도시의
박준우 기자 | 2024-03-02 07:13 -
35세의 문턱
기업들 위기에 30∼40대 직장인들도 ‘정리해고’ 위기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35세만 되면 재취업 어려워… 근데 나는 38세야…" 지난 28일 중국 동영상 플랫폼에 공개된 한 영상이 14억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베이징(北京)에 거주하는 38세의 명문대 출신 남편은 해고 통지서를 확인한 아내의 추궁 속에 자신이 얼마 전 정리 해고됐지만 새 직장을 구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몰래 음식배달 일을 하고 있었음을 울면서 고백했다. 결국 아내도 남편을 끌어안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이 영상은 곧 중국 내에서 뜨거운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해당 영상에
박준우 기자 | 2024-01-31 11:07 -
‘사회주의 중국’에 임금체불이 웬 말?…개혁개방을 허(許)하라
중국 곳곳서 임금체불 항의 시위 지난 3년간보다 올해 시위 더 많아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개혁개방의 핵심은 안정이다. 중국은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되고,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전달해야 한다” 전 중국의 지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은 지난 1989년 3월,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간부들과의 만남에서 이같이 말했다. 개혁개방 정책 추진으로 중국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했지만 심각한 빈부격차와 부정부패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 및 대학생들의 항의 시위 분위기가 고조된 데 대해 이를 막도록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결국 중국인들의 불만은 종식되지 못했고, 이는 일련의 사건들을 거쳐 그 해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로 이어지게 된다. 중국은 이 이후 민간 시위 등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중국 각지에서 끊임없이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홍콩의 중국 노동감시매체 중궈라오궁텅쉰(中國勞工通訊)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선 지난 27일까지 총 1919건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는 코로나 기간이었던 지난 3년을 더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다. 특히 상반기에 741건의 시위가 벌어진 반면, 이후 하반기에는 1178건?
박준우 기자 | 2024-01-01 14:49 -
작은 고모는 누구인가
신혼여행 중 교통사고 여성에 ‘황제 구조’ 논란 해명 속에도 중국 내 불만 증폭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지난 11월 29일, 중국의 한 여성 웨이보(微博) 이용자가 화제가 됐다. 상하이(上海) 출신으로 알려진 유(余) 씨는 자신이 최근 남편과 티베트 자치구로 신혼 여행을 떠났다가 아리(阿里)에서 교통사고를 당했고, 현지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이 아는 상하이의 ‘작은 고모(小姑姑)’가 현지에 연락을 해 지역 내 군인과 공무원 전원이 헌혈에 나섰고, 3000㎖의 수혈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아버지가 120만 위안(2억3000만 원)이나 드는 비용으로 전세기를 동원해 현지로 날아와 자신을 쓰촨(四川) 성의 병원으로 이송해줬으며, 무사히 치료를 받았다고 적었다. 이 여성은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자신을 살리기 위해 애써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몇몇 현지의 관공서와 병원들은 관련 사실을 공개해 이는 사실로 알려졌다.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후시진(胡錫根) 전 환추스바오(環球時報) 총편집인은 “좋은 뉴스”라며 많은 중국인들의 헌신을 칭송했다. 해당 여성은 순수한
박준우 기자 | 2023-12-09 06:58 -
中 베이징서 열린 K 페스타, 누구 위한 것인가?
정재호 대사 ‘참석 지연’에 현장 행사들 ‘올 스톱’ 교민이나 기업보다 대사 눈치 비난 피하기 어려워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지난 10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시 차오양(朝陽)구 3D 박물관. 주중한국대사관과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3 베이징 K페스타가 한창이었다. 한국의 농수산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화장품 등 소비재 상품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리고, 진출기업 및 교민 기업 등을 지원하는 의미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약 40여 개의 부스가 들어서 판촉행사를 벌였다. 뿐만 아니라 섭외된 왕훙(網紅·온라인 인플루언서)는 4시간이나 되는 방송을 이어가며 한국 제품의 판촉행사를 이어갔다. 행사에는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도 한국인과 중국인은 물론 일본 등 평소 한국 문화와 공산품에 관심이 많았던 다른 국가 출신의 외국인 다수도 전시장을 찾았다. 이날 행사에서 있었던 테이프 커팅식은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 넘게 지연되면서 빈축을 샀다. 이날 행사의 ‘주빈’이었던 정재호 주중한국대사가 갑작스런 사정으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중한국대사관
박준우 기자 | 2023-11-19 01:12 -
중국인의 눈물
시민들, 술·고기 끊고 리 총리 애도 현 시스템으론 안된다며 눈물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집안 어르신의 상을 당해 한동안 술과 고기를 먹지 못했는데, 그 분을 보내드리고 첫 음주를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 기쁩니다” 2일 저녁식사 초대를 받아 방문했던 한 중국인 가정에서 듣게 된 건배사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가 언급했던 ‘집안 어르신’은 실제 혈족이 아니라 이날 화장됐던 리커창(李克强) 전 국무원 총리다. 일면식도 없는 리 전 총리를 위해 유교적 전통이 강한 한국에서도 잘 하지 않는 심상(心喪·본인의 혈족과 상관없는 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술과 고기를 삼가함)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리 전 총리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중국인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위치까지 올라간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그가 일관되게 강조했던 개혁개방 노선이야말로 중국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목소리를 높여가며 개혁개방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하던 그는 이내 눈시울이 불거지더니 눈물을 떨궜고, 저녁 식사에 초대됐던 다른 중국인들도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쳐내며 “중국은 어디로 가야 하나”?
박준우 기자 | 2023-11-04 15:58 -
한류와 떡볶이
한류 행사 이벤트 1분 만에 참가신청 마감 당국 제한에도 여전한 한류 관심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26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한국문화원 . K드라마 연계 음식·뷰티 체험이벤트 1부 ‘재벌도 참을 수 없는 한국요리’ 행사에 참여한 중국 청년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떡볶이를 만들고 있었다. 평소 드라마 상에서 자주 접했던 떡볶이를 처음 만드는 중국인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어묵을 썰고 양념을 풀면서 요리에 관심을 드러냈다. 자신들이 만든 떡볶이를 깨끗이 비워낸 이들은 이후엔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이 등장하는 K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후에는 드라마 ‘더 글로리’의 남녀 주인공 6명의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렸다. 국내 기업인 대상 청정원과 CJ 올리브영 등도 행사 협찬에 나서며 한류 알리기에 동참했다. 문화원 내 한류 전시체험관 씨케이(SEE’K) 개관 기념 이벤트로 열린 이날 행사는 참가자 모집 1분 만에 모든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삐걱거리는 한중 관계에도 중국 내 한류에 대한 인기가 식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행사를 주최한 윤호진 한국콘텐?
박준우 기자 | 2023-08-27 15:36 -
중국인들도 궁금한 친강의 경질 왜?...차이나인사이드
오랜 기간 관련 내용 보도 통제 갑작스런 인사에 당혹감 더 커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27일 중국의 한 식당 안,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 중 몇몇이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보고 있던 것은 얼마 전 면직된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의 면직을 전하는 보도. 많은 중국인들은 갑작스런 외교부장의 퇴진이 신기한 지 같은 영상을 몇 번씩 돌려보고 있었다. 몇 가지 질문을 해봤지만 외국인에게 관련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꺼림찍한 지 그는 관련 내용을 이야기하길 거부했다. 비슷한 상황은 버스나 객차 안 등 다른 곳에서도 비슷했다. 이미 이틀이나 지났지만, 중국인들은 뭔가 단서라도 찾는 것이 없을까 여러 뉴스 관련 동영상을 돌려보며 친 전 부장의 갑작스런 면직 이유를 궁금해했다. 여러 차례 질문 끝에 입을 연 한 중국인은 “이전까지 관련된 소식을 전혀 접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갑작스러운 면직이 더 놀랍다”고 말했다. 외신들이 약 한 달 간 종적을 보이지 않았던 친 전 부장에 대한 보도를 이어왔지만 중국 내에서는 관련 내용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거의 매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 등장했?
박준우 기자 | 2023-07-29 07:17 -
'싸이'와 '새' 사이, 다문화가정의 홀로서기
■ 박준우 특파원의 차이나인사이드 현지 단오절 다문화가정 축제 공관 관심은 한중 모두 부족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우리 엄마는 한국 분이시고, 아빠는 중국 분이셔… ’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마다 이렇게 말하게 된다. 아빠의 성이 두 음절로 발음돼 선생님들은 내 이름을 몇 번 다시 물으셨고, 나는 부끄러워 울어버렸다." 지난 22일 중국 북경한국국제학교에서 열린 다누리가족 단오절 어울림 축제에서 단상에 오른 싸이지윤(賽智允) 양은 자신이 쓴 다문화가정 글짓기 대상작 ‘다문화는 나에게’를 낭독하며 이같이 술회했다. ‘새’(賽)라는 한국어 독음
박준우 기자 | 2023-06-25 14:40 -
70세의 건륭제, 70세의 시진핑, 그리고 사신단과 방중단
청더=박준우 특파원 1780년, 청나라 건륭제의 7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조선 사신단은 온갖 고초를 겪으며 황제가 있던 열하(청더)에 도착했다. 당시 황제는 사신단에게 역시 열하를 찾아왔던 티베트의 지도자 판첸 라마를 만날 것을 명한다. 티베트 지역을 통치하고, 티베트 불교의 영향력이 강한 몽고족 등을 다스리는 데 아미타불의 현신으로 인정받던 판첸 라마의 힘을 빌리기 위해 그의 위상을 키워주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억불숭유의 가치를 내걸고 있는 조선 사대부에겐 곤란한 문제였다. 불교인을 우대하는 행동이 정치 쟁점화됐을 때 어떤 파장이 있을지 알았던 사신단 대표 박명원
박준우 기자 | 2023-06-18 07:38 -
혼인신고 ‘길일’ 5월 20일, 주말 겹친 중국인들 반응은?
中 결혼대목 ‘5월 20일’에 혼인신고 폭주 당국 야근까지 불사하며 업무 수행 지시 주말 이유로 업무 거부엔 네티즌들 ‘분노’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매년 5월 20일과 21일은 중국의 ‘결혼 대목’이다. 숫자 520과 521의 중국어 발음 ‘우얼링’(五)과 ‘우얼이’가 ‘사랑해’라는 중국어 ‘워아이니’(我愛 )와 비슷하게 읽혀서 중국 연인들 사이에 고백을 하는 기념일로 자리잡았기 때문. 혼인신고를 통해 결혼증을 발급받아야 하는 중국인들은 결혼증에 적힐 기념일을 이처럼 특별한 날에 맞추기를 선호한다. 매년 중국의 혼인등기소는 이 특별한 날 혼인신고를 위해 찾아오는 커플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미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시 등지의 혼인등기소는 이날 사전예약이 꽉 차서 많은 이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9일 중국 간쑤(甘肅)성 톈수이(天水) 시 친저우(秦州)구는 올해 5월 20일과 21일 혼인등록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20일이 관공서가 쉬는 토·일요일인 만큼 혼인신고 업무를 받지 않을 것이며 이날 발급되는 모든 결혼증명서는 무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지역?
박준우 기자 | 2023-05-21 07:14 -
작은 국가를 위한 시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한국에 공관없는 국가들 위한 작은 설명회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 호응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에 대한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실사가 종료된 지난 7일, 중국 베이징(北京) 한국문화원에선 유치를 위한 작은 행사가 열렸다. 한국에 공관이 없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주중한국대사관과 부산엑스포 유치지원단이 유치 홍보를 위한 리셉션을 연 것. 이날 행사에는 니제르, 부룬디, 콩고,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가이아나, 바하마, 바베이도스, 바레인, 미크로네시아 등 10여 개 국가의 외교관들이 참석했다. 유복근 주중한국대사관 경제공사는 “한국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국가 관계자들에게 이같은 설명회를 여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오늘 참가한 국가 모두 유치국가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결정에 도움을 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유치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는 소개영상이 방영되고 이상희 유치총괄팀장의 브리핑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열심히 메모를 해 가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이들에 전달된 정보는 한국을 방문한 실사평가단이 작성한 보고서와 함께 회원국들의 투표를 위
박준우 기자 | 2023-04-16 07:57
작성된 기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