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2402 주말 힐링북
4 | 생성일 2022-06-11 11:01
  • 그 시절 우리가 지나온 ‘푸른 봄’…소설가 김연수가 고른 청춘의 문장

    그 시절 우리가 지나온 ‘푸른 봄’…소설가 김연수가 고른 청춘의 문장

    ■ 주말 힐링북 - ‘청춘의 문장들’ 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말문을 엽니다. 2013년 가을,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막 연애를 시작했을 무렵 그녀에게 소설가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선물했습니다. 청춘이기에 청춘을 그리워할 필요가 없던 대학생 때 밑줄 치며 읽은 책이었습니다. 첫 페이지에 차마 여기 옮길 수 없는 느끼한 멘트를 적어 건넸습니다. 그녀가 그 멘트에 감동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몇 년이 흘러 우리는 결혼을 했고, 또 몇 년이 지나 딸을 낳았습니다. ◇50대의 김연수가 30대의 김연수에게 이번 주 도착한 ‘청춘의 문장들’ 개정판을 들추며 지나간 그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책 한 줄에 마음이 움직이고, 선물할 책을 고르며 설레던 청춘의 나날들이요. 김연수도 20여 년 전 낸 ‘청춘의 문장들’을 다시 읽고 고치며 ‘김연수의 청춘’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그는 “그 시절에 나는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고 있었다”며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20여 년 전 내가 쓴 문장들을 그대로 따라 썼다. 마치 두 사람의 손이 서로 겹치듯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손을

    나윤석 기자 | 2022-07-23 12:12
  • <주말 힐링북>플라스틱과 ‘헤어질 결심’…소설가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기

    <주말 힐링북>플라스틱과 ‘헤어질 결심’…소설가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기

    ■ 소설가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기 ‘비닐봉지는 안 주셔도 돼요’ “제로 웨이스트는 단지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삶을 통째로 되돌아보는 일이었다. 내가 보지 못하는 과정들에 대해 알게 되면서 내가 어떤 일들을 저지르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만난 것은 ‘삶의 전환’이다.” 소설가 최정화의 ‘비닐봉지는 안 주셔도 돼요’(열린책들)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과 장편소설 ‘없는 사람’ 등을 썼으며 2016년 젊은작가상을 받은 최정화는 어느 날 다큐멘터리 영화 ‘알바트로스’를 보고 익숙했던 일상과 결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영화엔 우리가 매일 쓰는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 아기 새의 부드럽고 연약한 위장을 찌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작가는 아기 새를 잃은 어미 새의 검은 눈동자를 클로즈업한 영화 포스터를 방 벽에 붙여놓고, 인간을 바라보는 새의 시선을 잊지 않기로 했습니다.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물건들을 하나하나 바꿔나갔습니다. 샴푸와 린스 대신 천연 비누를 쓰고, 설거지할 땐

    나윤석 기자 | 2022-07-09 14:47
  • 샘솟는 여행 충동...‘보헤미안의 도시’로 떠나볼까

    샘솟는 여행 충동...‘보헤미안의 도시’로 떠나볼까

    ■ 주말 힐링북 - 공간 미식가 “기념비적인 건축물이나 도시의 랜드마크, 화려한 패션이나 값비싼 미술품을 담지 않았다. 그저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들뜨지 않은 자태로 남아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박진배 뉴욕 FIT대 교수가 쓴 ‘공간 미식가’(효형출판)는 이런 문장으로 문을 엽니다. 팩트와 정보만을 담은 흔해 빠진 여행 안내서와는 선을 긋는 선언입니다. ‘들뜨지 않은 자태로 남아 있는 것’이라…밑줄을 긋고 싶을 만큼 시적인 표현인데, 책을 읽고 나면 이 짧은 두 문장에 예술적 심미안과 인문적 시선으로 도시의 ‘들뜨지 않은 자태’를 들여다보겠다는 야심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됩니다. 박 교수는 우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개념으로 ‘매직 텐(Magic Ten)’과 ‘보헤미안 도시’를 소개합니다. 도시를 평가하는 일종의 가늠자인 매직 텐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10가지 매력적인 장소’를 뜻합니다. 시민들이 애용하고, 또 그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가고 싶어 하는 곳이 최소한 10군데는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보헤미안 도시는 원래 19세기의 전통적 관습에서 벗어나 자유

    나윤석 기자 | 2022-06-25 09:17
  • 뇌를 깨우고 싶다면 지금 일어나 걸어라…황홀한 ‘걷기의 세계’

    뇌를 깨우고 싶다면 지금 일어나 걸어라…황홀한 ‘걷기의 세계’

    ■ 주말 힐링북 - 걷기의 세계 ‘직립보행’은 다른 생물체와 구별되는 인간의 독보적 능력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육지 동물은 네 개의 다리로 이동하는 사지보행동물이고, 인간의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들도 손과 발을 함께 사용하는 중간 단계의 직립보행을 할 뿐이죠. 인류는 직립보행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벗어나 빙하로 뒤덮인 알래스카와 햇살이 작열하는 사막으로 나아갔습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셰인 오마라 트리니티 칼리지 뇌 연구 교수가 쓴 ‘걷기의 세계’(미래의창)은 직립보행의 진화적 기원에서 출발해 ‘걷기’가 우리 몸과 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조명합니다. 직립보행은 우리에게 많은 신체적 장점을 선사했습니다. 두 발로 움직이면서도 손으로는 무기를 들 수 있게 했고, 척추에서 골반까지 몸의 균형을 이루는 발의 움직임과 이동으로 돌과 창을 던질 수 있게 했습니다. 또 낮은 포복으로 움직이다 돌도끼를 이용해 적을 공격하고, 전투에서 얻은 전리품을 들고 어둠 속으로 조용히 사라지는 것도 직립보행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물론 걷기의 장점은 진화적 관점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나윤석 기자 | 2022-06-11 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