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2454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22 | 생성일 2023-03-06 08:54
  • 피로 물들었던 ‘학살의 도시’… 유능한 독재자 집권후 ‘阿 발전 교과서’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피로 물들었던 ‘학살의 도시’… 유능한 독재자 집권후 ‘阿 발전 교과서’로

    “사람들이 물으면, 너는 그들과 같은 부족이라고 말해. 알겠니?” 아이 눈을 통해 아프리카의 비극적 현대사를 조명한 단편집 ‘한 편이라고 말해’에서 우웸 아크판은 말했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작품집은 사상과 종교, 종족이 다르단 이유로 서로를 죽고 죽이는 참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인용문은 1994년 르완다 학살 사건을 다룬 단편 ‘부모의 침실’에 나온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중앙의 대호수 지역에 있는 나라로, 후투족(85%)과 투치족(14%), 트와족(1%)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다. 국토 대부분이 산악지역에 있기에 ‘천의 언덕이

    문화일보 | 2025-06-13 09:17
  •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섰던… 야만과 희망 교차한 ‘화해의 상징’[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섰던… 야만과 희망 교차한 ‘화해의 상징’

    “제국의 속마음엔 한 가지 생각만 있을 뿐이다. 어떻게 하면 끝장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죽지 않고, 어떻게 하면 제국의 시대를 연장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 제국은 낮엔 적들을 쫓아다닌다. (중략) 제국은 사냥개들을 이곳저곳에 파견한다. 밤이 되면, 제국은 재앙에 대한 상상을 먹고 산다. 도시가 약탈당하고, 사람들이 강간당하고, 죽은 사람의 뼈가 산처럼 쌓이고, 드넓은 땅이 황폐해질지 모른다는 상상 말이다. 말도 안 되는 미친 상상이지만 전염성이 강하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존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에 나오는 한 구절

    문화일보 | 2025-04-11 09:16
  • 식민·내전에 비틀대면서도 앞으로 나아가… ‘약자의 수도’로 부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식민·내전에 비틀대면서도 앞으로 나아가… ‘약자의 수도’로 부활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43) 나이지리아 에누구 최대종족 이보족 정신적 수도 아로왕국 노예무역 전진기지 ‘야자유 눈독’ 英제국이 정복 1909년 석탄광산 발견되며 원주민 강제노동 착취당해 ‘독립’ 향한 열망 불타올라 1960년 독립했지만 내부분열 내전 이후엔 군사정권 통치 ‘희망’ 잃지 않은 아디치에 “우리가 해를 뜨게 하리라” “우리가 민주주의를 몇 번 시도했다가 실패했기에 민주 정치를 못 하리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있다. 오늘날 민주 국가들이 처음부터 잘했던 것처럼. 그것은 걸음마를 떼려다 엉덩방아 찧는 아기에게 가만있으라는

    문화일보 | 2025-02-28 09:28
  • 제국주의와 석유의 전쟁터… 내전·부패 얼룩진 아프리카 최대 도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제국주의와 석유의 전쟁터… 내전·부패 얼룩진 아프리카 최대 도시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42) 나이지리아 라고스 15세기 노예무역 중심지 1861년엔 英이 도시 점령 종족·종교갈등 부추겨 아체베 “백인이 들어왔네… 우리는 산산이 부서졌네” 1956년 阿최대 유전 발견 수출항으로 번영 누렸지만 부패·착취… 위험도시 전락 1999년 민주화 이후엔 영화산업 부상, 도약 꿈꿔 “외국 열강과 초국적 기업은 독재정권과 상대하기 좋아한다. 감독이 느슨해 국부는 빨려 나가고, 대지는 광산 개발로 퇴화하고, 석유에서 나오는 가스 불이 생태계와 환경을 파괴한다. 예부터 물고기를 잡던 웅덩이는 오염되고, 새

    문화일보 | 2025-01-31 09:25
  • 132년 식민통치 상흔속에서도… 눈부시게 찬란한 ‘태양의 도시’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132년 식민통치 상흔속에서도… 눈부시게 찬란한 ‘태양의 도시’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41) 알제리의 수도 ‘알제’ 카뮈 ‘이방인’의 배경이 된곳 엄마 죽음에 충격받은 주인공 햇빛 탓에 아랍인 총으로 살해 유럽-아프리카 잇는 천혜 위치 번영 대가로 숱한침략 시달려 오랜 식민통치후 정체성 혼란 ‘프랑스어의 실종’에 상세기록 “밖으로 나왔을 때는 해가 완전히 떠올라 있었다. 바다와 마랭고 사이를 가로막은 언덕들 위로, 하늘에는 불그레한 빛이 가득 퍼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하루가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엄마 일만 없었다면 산책하기에 얼마나 즐거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첫

    문화일보 | 2025-01-03 09:07
  • 흑사병·식민지배·독재도 이겨냈다… 새 봄 꿈꾸는 ‘나일강의 선물’[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흑사병·식민지배·독재도 이겨냈다… 새 봄 꿈꾸는 ‘나일강의 선물’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40)이집트 카이로 이슬람 문명 꽃피우며 번성 민중·정의 내세운 집권자들 부정부패로 민주화 시위 촉발 타리크 알리가 쓴‘술탄 살라딘’ “탐욕을 피하고 허식을 버려라 못한다면 불안을 드러내는 것” “내 주머니 속에서 펄떡이는 권총이 말해줄 거야. 권총이 배신과 부패를 이기고 승리할 거야. 처음으로 도둑이 개들을 쫓을 거야.” ‘도적과 개들’에서 이집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나지브 마흐푸즈는 말한다. 작품은 카이로의 전설적 도적 마흐무드 술라이만의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 궁핍한 생활에 지친 그는 부잣집만 골라

    문화일보 | 2024-11-08 09:03
  • 번영·파괴의 반복… ‘거대한 빈민가’ 된 옛 이슬람 무역 중심지[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번영·파괴의 반복… ‘거대한 빈민가’ 된 옛 이슬람 무역 중심지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39) 팔레스타인 가자 아시아·아프리카 잇는 요충지 제국들에 탐욕의 대상이 된 곳 2차 세계대전후 이스라엘 건국 군사력 앞세워 추방·학살 거듭 하마스의 집권·이스라엘 봉쇄 세상서 가장 큰 야외감옥으로 “대규모 위협을 가할 것, 마을을 포위하고 포격할 것, 주택·재산·물건을 방화할 것, 사람들을 추방할 것, 남김없이 파괴할 것, 쫓겨난 주민들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잔해에 지뢰를 설치할 것.” 일란 파페의 ‘팔레스타인 비극사’에 나오는 이스라엘군의 명령이다. ‘청소하고, 파괴하고, 쫓아내고, 살해하라.’ 수십

    문화일보 | 2024-10-04 09:12
  • 이젠 돈도 힘도 없는… 항쟁이후 철저히 버려진 ‘英 식민도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이젠 돈도 힘도 없는… 항쟁이후 철저히 버려진 ‘英 식민도시’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38) 인도 콜카타 1690년 英 동인도 회사 설립 인도양 식민지 착취물건 집결 벵골만 천혜 항구… 허브 번영 페르시아·중국인 부 좇아 몰려 19세기 인구 50만 국제도시로 동벵골 분리 방글라데시 독립 힌두난민 몰려 환경 최악으로 키플링 “끔찍한 밤의 도시” “뭄바이 사람이 몰두하는 건 돈이고, 델리 사람이 몰두하는 건 권력이다. 그러나 캘커타 사람이 몰두하는 건 ‘오늘 집에서 밥을 먹을 것인가’이다.” ‘콜카타’에서 작가 아밋 초드리는 말한다. 2001년 벵골 정부는 인구 1400만 명에 이르는 이 도시의 이

    문화일보 | 2024-09-06 09:03
  • 무굴제국 낙원-식민체제 폐허 사이… 명암 공존하는 ‘모순의 도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무굴제국 낙원-식민체제 폐허 사이… 명암 공존하는 ‘모순의 도시’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37) 인도 델리 印북부 갠지스 평원의 천년고도 무굴제국때 당대 최고번영 구가 불평등에 신음하던 민중들 저항 제국쇠퇴 이어 英식민통치 시작 뉴델리로 수도이전후 본격 몰락 소설가 알리 “이름·자부 빼앗겨” “우리 같은 사람이 많아. 시인 압둘 핫산도 그중 하나지. 아버지는 이슬람교도, 어머니는 힌두교도거든. 그래서 그는 인도 사람에겐 인도의 모든 것을, 이슬람교도에겐 이슬람 국가의 모든 것을 찬양해. (중략) 우리는 이편에도 저편에도 낄 수가 없어. 사람들은 우리를 어지자지인 것처럼 취급하고.” 쿠스완트 싱의

    문화일보 | 2024-07-19 09:05
  • 근대화에 내몰려 상처입은… 거부와 빈민이 많은 ‘早老의 도시’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근대화에 내몰려 상처입은… 거부와 빈민이 많은 ‘早老의 도시’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36) 인도 뭄바이 옛 이름은 ‘좋은 항구’ 봄베이 자긍심 높이려 뭄바이로 개명 포르투갈·영국 식민지 거치며 인도양 무역 거점으로 급성장 키플링 “도시들의 어머니” 찬양 캐서린 부 “우린 똥 같은 존재” 극단의 불평등·빈부차 속에서 언젠가 다가올 희망 품고 살아 “나는 기쁨과 슬픔을 감싸안은 뭄바이처럼 커 갔다. 제대로 계획할 틈도 없이 그저 커져만 갔다. 경험과 실수와 동년배들로부터 뭔가 배우기 위해 잠시 멈춰 설 틈도 없었다. 생각할 시간이라곤 없었다. 그러니 내가 혼란 그 자체 말고 또 무엇이 될 수

    문화일보 | 2024-06-07 09:02
  • 스페인→미국→일본 380년 식민지배… 상처 속 다시 꽃 피는 동방무역 중심[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스페인→미국→일본 380년 식민지배… 상처 속 다시 꽃 피는 동방무역 중심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35) 필리핀 마닐라 1565~1946년 외세에 점령 亞·유럽·아메리카 문화 혼재 이도저도 아닌 정체성만 남아` 힘겨운 독립뒤 마르코스 독재 피플파워로 철권통치 끝냈지만 양극화 불안 등 그림자는 여전 닉 호킨 작품 ‘어느 필리핀…’ 독립 위한 불굴의 정신 담아 “내가 누구인 것을 나는 압니다. 그게 구원의 시작이 아닙니까?” ‘어느 필리핀 예술가의 초상’(1950)에서 필리핀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닉 호킨은 되묻는다. 이 작품은 마닐라 인트라무로스 지역에 있는 유럽풍 낡은 저택을 배

    문화일보 | 2024-04-19 09:29
  • 中·佛·美 등 외세에 저항한 ‘천년 수도’… 폐허 딛고 첨단도시 변신[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中·佛·美 등 외세에 저항한 ‘천년 수도’… 폐허 딛고 첨단도시 변신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34) 하노이 939년 中서 1000년만에 독립 1009년 리 왕조가 나라 세워 일주사·문묘·국자감 등 건축 1883년 佛에 점령당한 이후 호찌민, 독립운동 주역 등장 1980년대 이후 눈부신 발전 베트남 현대문학 거장 바오닌 “끝없는 전쟁 견딘 온순한 민족” “나는 ‘온후함’이야말로 베트남 민족의 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온순한 민족이 끝없이 전쟁을 견뎌야 했다는 사실은 큰 비극입니다.” 현대 베트남 문학의 거장 바오닌은 말했다. 베트남 역사의 큰 흐름은 단 넉 자로 요약할 수 있다. 북거남진(北拒南進)

    문화일보 | 2024-03-15 08:57
  • 피로 물들었던 ‘학살의 도시’… 유능한 독재자 집권후 ‘阿 발전 교과서’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피로 물들었던 ‘학살의 도시’… 유능한 독재자 집권후 ‘阿 발전 교과서’로

    “사람들이 물으면, 너는 그들과 같은 부족이라고 말해. 알겠니?” 아이 눈을 통해 아프리카의 비극적 현대사를 조명한 단편집 ‘한 편이라고 말해’에서 우웸 아크판은 말했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작품집은 사상과 종교, 종족이 다르단 이유로 서로를 죽고 죽이는 참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인용문은 1994년 르완다 학살 사건을 다룬 단편 ‘부모의 침실’에 나온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중앙의 대호수 지역에 있는 나라로, 후투족(85%)과 투치족(14%), 트와족(1%)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다. 국토 대부분이 산악지역에 있기에 ‘천의 언덕이

    문화일보 | 2025-06-13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