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2454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26 | 생성일 2023-03-06 08:54
  • 피의 대가로 자유를 얻다… 발전과 쇠퇴 거듭한 ‘굴곡의 도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피의 대가로 자유를 얻다… 발전과 쇠퇴 거듭한 ‘굴곡의 도시’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트럭에 앉아 있었다. 갈림길이 나와도 어디로 갈지 결정하는 것은 그가 아니었고, 덜컹거리는 낡은 트럭이 자기 생을 결정짓는 것을 무력하게 받아들여야 했다. ‘헤어날 길이 없다.’ 무감각하게 그는 생각했다.” ‘사탄 탱고’에서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말했다. 1985년 발표된 이 작품은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하기 직전, 헝가리의 한 집단농장 사람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먹구름에 싸인 하늘, 흩날리는 낙엽, 수시로 울리는 사이렌 등은 종말에 처한 세계의 풍경을

    문화일보 | 2025-10-31 09:08
  • 높아지는 빌딩만큼 넓어지는 빈민가… ‘가난·내전’ 쳇바퀴 도는 도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높아지는 빌딩만큼 넓어지는 빈민가… ‘가난·내전’ 쳇바퀴 도는 도시

    “투사들로 구성된 정부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모르고, 그저 더 많은 전쟁을 일으킬 뿐이다.” 마자 멩기스테는 ‘사자의 시선 아래’(2010)에서 1970년대 중반 에티오피아 ‘데르그’ 군사정권 시대를 이 한 문장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국가 폭력으로 매일 수십 명씩 시민들이 죽어간 시대의 삶을 외과 의사인 하일루의 눈을 통해 보여준다. 1974년 에티오피아는 군사 쿠데타로 2000년 이상 이어진 제정 시대를 끝냈다. 정권을 틀어쥔 멩기스투 하일레는 군대를 동원한 ‘적색 공포 작전’을 통해 반대자들을 제거한다. 하일루 역시 그 와중에

    문화일보 | 2025-09-12 09:09
  • ‘정치폭력’ 향한 저항 뒤엔 절망한 빈민들의 침묵… ‘두 얼굴의 도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정치폭력’ 향한 저항 뒤엔 절망한 빈민들의 침묵… ‘두 얼굴의 도시’

    케냐 수도 나이로비는 생겨난 지 120년이 갓 지난 ‘젊은’ 도시다. 본래 이곳은 황량한 늪지로, 마사이어로 ‘엔카레니로비’(시원한 물의 땅)라고 불렸다. 1899년 영국은 이 땅에 보급 기지를 짓기 시작했다. 우간다 철도 건설을 지원할 목적이었다. 케냐 몸바사항과 우간다 키수무를 연결하는 이 철도는 ‘아프리카 그레이트 게임’의 논리에 따라 나일강 상류로 군대와 물자를 신속히 실어 날라서 아프리카 패권을 장악하고, 수에즈 운하를 통제할 의도로 건설됐다. 온화하고 쾌적한 고원지대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케냐인들은 느닷없는 영국의 침략에

    문화일보 | 2025-07-18 09:04
  • 피로 물들었던 ‘학살의 도시’… 유능한 독재자 집권후 ‘阿 발전 교과서’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피로 물들었던 ‘학살의 도시’… 유능한 독재자 집권후 ‘阿 발전 교과서’로

    “사람들이 물으면, 너는 그들과 같은 부족이라고 말해. 알겠니?” 아이 눈을 통해 아프리카의 비극적 현대사를 조명한 단편집 ‘한 편이라고 말해’에서 우웸 아크판은 말했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작품집은 사상과 종교, 종족이 다르단 이유로 서로를 죽고 죽이는 참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인용문은 1994년 르완다 학살 사건을 다룬 단편 ‘부모의 침실’에 나온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중앙의 대호수 지역에 있는 나라로, 후투족(85%)과 투치족(14%), 트와족(1%)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다. 국토 대부분이 산악지역에 있기에 ‘천의 언덕이

    문화일보 | 2025-06-13 09:17
  • 대규모 노예장터 열렸던 ‘야생의 대지’… 슬픈 역사 품은 ‘난민’의 고향[지식카페]

    대규모 노예장터 열렸던 ‘야생의 대지’… 슬픈 역사 품은 ‘난민’의 고향

    “몇 세기 동안 용감무쌍한 상인과 선원이, 무심의 바람을 막아내려고 뾰족해진 아프리카 대륙 동쪽의, 쭉 뻗은 해안으로 왔다. 그들은 자기들 물건과 신과 자신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기들 이야기와 노래와 기도를 함께 들고 왔다. (중략) 그들은 자기들 굶주림과 탐욕, 자기들 환상과 거짓말과 증오를 가져와 그중 일부는 그곳에 버려두고, 자신들이 사고 거래하고 빼앗을 수 있는 건 가져갔는데,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사거나 납치해 노예로 팔아먹었다.” ‘바닷가에서’에서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말한다. 202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구르나는 탄

    문화일보 | 2025-05-09 09:32
  •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섰던… 야만과 희망 교차한 ‘화해의 상징’[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섰던… 야만과 희망 교차한 ‘화해의 상징’

    “제국의 속마음엔 한 가지 생각만 있을 뿐이다. 어떻게 하면 끝장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죽지 않고, 어떻게 하면 제국의 시대를 연장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 제국은 낮엔 적들을 쫓아다닌다. (중략) 제국은 사냥개들을 이곳저곳에 파견한다. 밤이 되면, 제국은 재앙에 대한 상상을 먹고 산다. 도시가 약탈당하고, 사람들이 강간당하고, 죽은 사람의 뼈가 산처럼 쌓이고, 드넓은 땅이 황폐해질지 모른다는 상상 말이다. 말도 안 되는 미친 상상이지만 전염성이 강하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존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에 나오는 한 구절

    문화일보 | 2025-04-11 09:16
  • 식민·내전에 비틀대면서도 앞으로 나아가… ‘약자의 수도’로 부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식민·내전에 비틀대면서도 앞으로 나아가… ‘약자의 수도’로 부활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43) 나이지리아 에누구 최대종족 이보족 정신적 수도 아로왕국 노예무역 전진기지 ‘야자유 눈독’ 英제국이 정복 1909년 석탄광산 발견되며 원주민 강제노동 착취당해 ‘독립’ 향한 열망 불타올라 1960년 독립했지만 내부분열 내전 이후엔 군사정권 통치 ‘희망’ 잃지 않은 아디치에 “우리가 해를 뜨게 하리라” “우리가 민주주의를 몇 번 시도했다가 실패했기에 민주 정치를 못 하리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있다. 오늘날 민주 국가들이 처음부터 잘했던 것처럼. 그것은 걸음마를 떼려다 엉덩방아 찧는 아기에게 가만있으라는

    문화일보 | 2025-02-28 09:28
  • 제국주의와 석유의 전쟁터… 내전·부패 얼룩진 아프리카 최대 도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제국주의와 석유의 전쟁터… 내전·부패 얼룩진 아프리카 최대 도시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42) 나이지리아 라고스 15세기 노예무역 중심지 1861년엔 英이 도시 점령 종족·종교갈등 부추겨 아체베 “백인이 들어왔네… 우리는 산산이 부서졌네” 1956년 阿최대 유전 발견 수출항으로 번영 누렸지만 부패·착취… 위험도시 전락 1999년 민주화 이후엔 영화산업 부상, 도약 꿈꿔 “외국 열강과 초국적 기업은 독재정권과 상대하기 좋아한다. 감독이 느슨해 국부는 빨려 나가고, 대지는 광산 개발로 퇴화하고, 석유에서 나오는 가스 불이 생태계와 환경을 파괴한다. 예부터 물고기를 잡던 웅덩이는 오염되고, 새

    문화일보 | 2025-01-31 09:25
  • 132년 식민통치 상흔속에서도… 눈부시게 찬란한 ‘태양의 도시’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132년 식민통치 상흔속에서도… 눈부시게 찬란한 ‘태양의 도시’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41) 알제리의 수도 ‘알제’ 카뮈 ‘이방인’의 배경이 된곳 엄마 죽음에 충격받은 주인공 햇빛 탓에 아랍인 총으로 살해 유럽-아프리카 잇는 천혜 위치 번영 대가로 숱한침략 시달려 오랜 식민통치후 정체성 혼란 ‘프랑스어의 실종’에 상세기록 “밖으로 나왔을 때는 해가 완전히 떠올라 있었다. 바다와 마랭고 사이를 가로막은 언덕들 위로, 하늘에는 불그레한 빛이 가득 퍼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하루가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엄마 일만 없었다면 산책하기에 얼마나 즐거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첫

    문화일보 | 2025-01-03 09:07
  • 흑사병·식민지배·독재도 이겨냈다… 새 봄 꿈꾸는 ‘나일강의 선물’[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흑사병·식민지배·독재도 이겨냈다… 새 봄 꿈꾸는 ‘나일강의 선물’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40)이집트 카이로 이슬람 문명 꽃피우며 번성 민중·정의 내세운 집권자들 부정부패로 민주화 시위 촉발 타리크 알리가 쓴‘술탄 살라딘’ “탐욕을 피하고 허식을 버려라 못한다면 불안을 드러내는 것” “내 주머니 속에서 펄떡이는 권총이 말해줄 거야. 권총이 배신과 부패를 이기고 승리할 거야. 처음으로 도둑이 개들을 쫓을 거야.” ‘도적과 개들’에서 이집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나지브 마흐푸즈는 말한다. 작품은 카이로의 전설적 도적 마흐무드 술라이만의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 궁핍한 생활에 지친 그는 부잣집만 골라

    문화일보 | 2024-11-08 09:03
  • 번영·파괴의 반복… ‘거대한 빈민가’ 된 옛 이슬람 무역 중심지[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번영·파괴의 반복… ‘거대한 빈민가’ 된 옛 이슬람 무역 중심지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39) 팔레스타인 가자 아시아·아프리카 잇는 요충지 제국들에 탐욕의 대상이 된 곳 2차 세계대전후 이스라엘 건국 군사력 앞세워 추방·학살 거듭 하마스의 집권·이스라엘 봉쇄 세상서 가장 큰 야외감옥으로 “대규모 위협을 가할 것, 마을을 포위하고 포격할 것, 주택·재산·물건을 방화할 것, 사람들을 추방할 것, 남김없이 파괴할 것, 쫓겨난 주민들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잔해에 지뢰를 설치할 것.” 일란 파페의 ‘팔레스타인 비극사’에 나오는 이스라엘군의 명령이다. ‘청소하고, 파괴하고, 쫓아내고, 살해하라.’ 수십

    문화일보 | 2024-10-04 09:12
  • 이젠 돈도 힘도 없는… 항쟁이후 철저히 버려진 ‘英 식민도시’[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이젠 돈도 힘도 없는… 항쟁이후 철저히 버려진 ‘英 식민도시’

    ■ 장은수의 도시와 문학 - (38) 인도 콜카타 1690년 英 동인도 회사 설립 인도양 식민지 착취물건 집결 벵골만 천혜 항구… 허브 번영 페르시아·중국인 부 좇아 몰려 19세기 인구 50만 국제도시로 동벵골 분리 방글라데시 독립 힌두난민 몰려 환경 최악으로 키플링 “끔찍한 밤의 도시” “뭄바이 사람이 몰두하는 건 돈이고, 델리 사람이 몰두하는 건 권력이다. 그러나 캘커타 사람이 몰두하는 건 ‘오늘 집에서 밥을 먹을 것인가’이다.” ‘콜카타’에서 작가 아밋 초드리는 말한다. 2001년 벵골 정부는 인구 1400만 명에 이르는 이 도시의 이

    문화일보 | 2024-09-06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