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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분 ‘첫돌 ~ 노년’ 그린 평생圖… 지방 하급관리 30년 이력 담기도[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대부분 ‘첫돌 ~ 노년’ 그린 평생圖… 지방 하급관리 30년 이력 담기도

    ■ 지식카페 - 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이력도 1860년경 태어난 문창석의 10 ~ 39세 행적 담은 ‘이력도’… 선정 베푼 지방수령 기리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 10폭 병풍에는 고난극복·효도·혼례·과거급제·군수부임·시찰사활동 등 담겨… 일반적인 평생도에 부합 대부분 평생도는 첫돌부터 노년까지 양반관료들이 걷고 싶었던 이상적인 인생행로를 내용으로 한다. 처음에는 문관의 일생을 주제로 출발했지만, 이상적이라고 여겨지는 무관의 일생도 그려졌으며, 특정 인물이 실제로 살아온 인생 여정도 시각화되기 시작했다. 권세가 높고 고관을 지낸 인물이 아니라도 스스로 지나온 일생을 자전적으로 남기거나, 자손이 조상의 일생을 기리고 싶을 때 실명으로 평생도를 그리는 일이 생겨났다. 서울역사박물관 소장의 ‘이력도(履歷圖)’ 10폭 병풍이 그러한 예에 속한다. 각 폭 화면 위쪽에는 제목과 간단하게 그림을 설명한 별지가 붙어 있는데, 첫 폭에 “공(公)의 열 살부터 서른아홉 살까지의 경력을 그린 그림”이라고 적혀 있어서 주인공 생애 중에서 약 30년 동안을 주제로 삼았음을 알 수 ?

    문화일보 | 2023-03-31 08:57
  • 조선 양반 관료의 실제 생애 아닌, 추구했던 꿈·열망 담은 일대기[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조선 양반 관료의 실제 생애 아닌, 추구했던 꿈·열망 담은 일대기

    ■ 지식카페 - 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평생도 돌잔치·글공부·혼인 의례·과거급제·지방관 부임·회갑연 등… 삶의 중요한 모습 8~12폭 병풍으로 그려 18세기 후반 이후 유행… 정승에 오르거나 자손이 번성하면 더없이 축복받은 인생 행로라 여겨 본보기 삼아 동아시아 회화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 나라에서만 유독 유행했던 주제나 형식의 그림이 있는가 하면 그 나라만의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독자적으로 창출되었던 종류의 그림이 있다. 한국에서는 조선 시대 18세기 후반 이후 유행한 평생도(平生圖)가 그중 한 가지다. 평생도는 조선 시대 양반 관료의 인생행로가 단계적으로 시각화된 그림이다. 처음에는 8장면으로 출발해 10장면, 나아가 12장면으로까지 확대되었는데 거의 모든 평생도가 병풍에 그려졌다는 점도 한국적인 특징이라 할 만하다. 평생도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두 작품인 ≪모당평생도(慕堂平生圖)≫와 ≪담와평생도(澹窩平生圖)≫는 이제 더 이상 단원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이후)의 작품이 아니며, 내용상으로도 모당 홍이상(洪履祥, 1549∼1615)이나 담와 홍계희(洪啓?

    문화일보 | 2023-02-24 09:11
  • ‘대동강 뱃놀이’ 풍류 대명사… 왕도 부러워 한 조선 최고 외관직[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대동강 뱃놀이’ 풍류 대명사… 왕도 부러워 한 조선 최고 외관직

    ■ 지식카페 - 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평안감사향연도 횃불·괘등에 대낮같이 밝아진 그믐날 밤, 음식·기녀 태운 배들 즐비한 ‘월야선유도’… 관청 벽 채울만한 그림에 담겨 안석에 기대앉은 자신만만 관찰사, 모란봉 꼭대기 구경꾼까지 묘사한 ‘부벽루연회도’… 평양 절경과 조선 잔치문화 보여줘 우리에게 익숙한 속담 중에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본인이 내켜 하지 않으면 억지로 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평안감사, 즉 평안도 관찰사는 조선시대 관료라면 누구나 한 번쯤 누려보고 싶은 최고의 외관직이었다는 의미이다. 전국 팔도 중에서 유독 평안도의 관찰사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그 지역 행정과 군사의 최고 통치권자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다른 지역의 관찰사보다 컸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문인 관료의 인생행로를 그린 평생도 병풍에도 ‘지방관 시절’에 해당하는 장면은 대동강을 건너 부임하는 평안감사로 표현되곤 했으니 말이다. 평양부윤을 겸했던 평안도 관찰사의 근무지는 평양이다. 평양은 옛 도읍이

    문화일보 | 2023-01-27 09:13
  • 41년 벼슬살이 빠짐없이 기록한 ‘회화 지도’… 미적·사료적 가치 높아[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41년 벼슬살이 빠짐없이 기록한 ‘회화 지도’… 미적·사료적 가치 높아

    ■ 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 숙천제아도 조선 후기 한필교, 전라·경기 등 부임지 15곳 ‘관아도’ 남겨… 구조·시설 기능적 특징 잘 드러나 관청 담장 밖 마을풍경 담은 지도, 울창한 소나무숲·정자 옆 배나무 등 세밀한 산수 표현 돋보여 동아시아 관련 자료를 방대하게 소장하고 있는 미국 하버드대 옌칭도서관의 희귀본 컬렉션에는 ‘숙천제아도(宿踐諸衙圖)’라는 표제가 붙은 화첩 한 점이 포함되어 있다. ‘예전에 거쳐 갔던 관아의 그림’이라는 뜻을 가진 이 화첩의 주인공은 조선 후기 벌열 중의 하나인 청주한씨 가문의 한필교(韓弼敎·1807∼1878)이다. 자신이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몸담았던 관청과 그 지역의 모습을 순서대로 담아 일생의 관직 이력을 스스로 기념한 화첩이 바로 ‘숙천제아도’이다. 한필교의 자는 보경(輔卿), 호는 하석(霞石)이다. 그는 어린 나이(6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열세 살에 19세기를 대표하는 경화사족 집안 출신 홍석주(洪奭周·1774∼1842)의 딸과 혼인하였다. 한필교는 홍석주 집안 자제들과 왕래하며 어린 시절을 같이 보냈다. 홍석주는 사위를 아들처럼 아

    문화일보 | 2022-12-30 08:39
  • 풍산김씨 주요인물 19명 행적 그려… 250년간의 ‘가문 역사책’[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풍산김씨 주요인물 19명 행적 그려… 250년간의 ‘가문 역사책’

    ■ 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 세전서화첩 과거급제 축하·노인들에게 베푼 양로연·中 사신 접대 등 31폭에 실제 있었던 일 그림과 글로 설명 23세손 김중휴, 400년 걸친 선조문집·연보 등서 기록 꼼꼼히 찾아내… 지방화가 3명이 꾸밈없이 묘사 ‘재미’ 경북지역을 대표하는 가문 중의 하나인 풍산 김씨 집안에는 보물로 전승된 특별한 가전화첩(家傳畵帖)이 전한다. 두 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표지의 제목대로 ‘세전서화첩(世傳書畵帖)’이라 부른다. 16세기 전반부터 18세기 전반까지 약 250년간에 해당하는 집안의 중요한 인물 19명의 행적을 31폭의 그림과 글로 자세하게 설명하여 그림으로 보는 가문의 역사책이라 할 만하다. 그림이 먼저 배치되고, 이어서 해당 그림의 내용을 보완하는 다양한 형식의 글이 각종 문헌에서 폭넓게 발췌되어 실려 있다. 세전서화첩의 그림을 종류별로 분류해 보면 연회를 주제로 한 그림이 14건으로 가장 많다. 과거급제자를 축하하는 문희연(聞喜宴), 노인들을 위로하는 양로연, 지방관 부임을 기념한 부임연, 같은 해에 과거 급제한 동기생끼리 벌이는 ?

    문화일보 | 2022-10-28 09:02
  • 감귤 진상·해녀 물질…300년전 ‘愛民정신’ 깃든 제주목사 순례기[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감귤 진상·해녀 물질…300년전 ‘愛民정신’ 깃든 제주목사 순례기

    ■ 박정혜의 옛그림으로 본 사대부의 꿈 - 탐라순력도 조천~서귀~모슬~애월 21일 여정 담아… 군사조련·활쏘기 시험·양로연 등 생생한 모습 고스란히 성산 해돋이 구경·김녕 용암굴 체험·산방굴 술자리 등도… 당시 지리 상세한 묘사로 육지 사람에게 정보 제공 조선시대 관료들은 자신의 관직 이력을 다양한 형태의 기록으로 남겼다. 매일의 공무를 일기로 정리하기도 하고, 인근 명승을 탐방한 뒤 그곳의 경관을 실경산수화로 그려 과거를 기억하려 했으며, 자신이 이룬 치적을 사실적인 기록화로도 제작했다. 경관직보다는 대부분 지방의 외관직으로 나갔을 때의 기록이 많은 편인데, 이는 자신의 본거지를 떠나 관직 발령이 아니면 가보기 어려운 새로운 환경에서 일했던 자취를 스스로 기념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방관 중에서도 바다 건너 중앙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제주의 최고 통치권자로 부임하는 것은 매우 남다른 경험이었음이 분명하다. 이 특별한 이력을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라는 40폭 그림으로 남긴 사람은 18세기 초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를 지낸 병와 이형상(李

    문화일보 | 2022-09-23 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