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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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하고 혼자 노는 무무… ‘숲속 작은 집’ 의 비밀
■ 작은 집에 무무 유자 글·그림│이루리북스 모모는 친구 무무가 궁금하다. 학교가 끝나면 다들 엄마(혹은 누군가)가 교문 앞에 마중 나와 같이 집으로 가는데 무무는 늘 혼자다. 게다가 무무는 친구들이 사는 아파트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숲속 작은 집에 산다. 그곳에서 혼자 밥 먹고, 혼자 놀고, 혼자 옷을 갈아입는다. 그것도 언제나 낡고 낡은 분홍 스웨터다. 가끔 작은 집의 지붕 위로 올라간다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모모는 친구 무무가 안쓰러운 모양이다. 무무는 진짜 혼자 외로울까. 유자의 사랑스러운 그림책 ‘작은 집에 무무’는 이제 반전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4-26 09:23 -
헤어진 아빠와 만난 날… ‘마음의 웅덩이’ 채우는 아이
■ 올챙이 맷 제임스 글· 그림│황유진 옮김│원더박스 슬픔을 마주한 아이의 성장을 담담하게 따라가는 시적인 그림책이다. 한 달 동안 비가 계속되던 봄날, 아이는 하굣길에 아빠와 들판으로 놀러 간다. 엄마와 이혼해 더 이상 같이 살지 않는 아빠. 한때 농장이었던 들판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다. 아빠가 집을 떠나던 날에도 아이는 들판의 버려진 창고로 뛰어가 욕이란 욕은 모두 퍼부었다. 아빠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혼자가 아니라 아빠와 함께 찾아간 들판에서 뛰고 달리던 아이는 ‘반짝 연못’을 발견한다. 물웅덩이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4-19 09:06 -
조잘조잘 오리·엉금엉금 거북이… 모두 소중한 승객
■ 타세요, 타! 허아성 지음│국민서관 “아이들이 좀 떠드는데 타도 될까요?” 조잘조잘 잠시도 입을 다물지 않는 여섯 오리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 오리가 묻는다. 돌아온 대답은 “물론이죠. 신기한 게 많을 때잖아요. 걱정 말고 타세요, 타.” 문을 활짝 열어준 버스는 오히려 “조용하던 버스에 생기가 돌아서 좋은 걸요”라고 엄마 오리를 안심시킨다. 다음 손님은 저 멀리서 온 힘을 다해 엉금엉금 기어오는 거북이. 이번에도 버스는 “천천히 타세요. 자리에 앉으시면 출발할게요”라고 다정하게 맞이한다. 이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개미 무리를 기다리고, 눈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4-12 09:20 -
산철쭉 드레스·괭이밥 망토… 사계절 옷장서 골라 입어봐
■ 숲 속 재봉사의 옷장 최향랑 지음│창비 꽃잎과 씨앗, 나뭇잎과 열매, 조개껍질 같은 자연의 재료를 모아 작업하는 최향랑 작가의 반가운 신작이다. 2010년 처음 출간돼 어린이들의 베스트셀러이자 어른들의 스테디셀러가 된 ‘숲속 재봉사’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깊고 깊은 숲속에 사는 옷 만들기 좋아하는 재봉사는 여전히 뜨개질하는 강아지, 레이스 뜨는 거미, 가위질하는 거위벌레, 길이 재는 자벌레와 함께 밤낮없이 달달달달 조물조물 숲속 친구들을 위해 옷을 만든다. 이번엔 좀 더 특별한 것을 준비했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옷장이다. 옷장 속 옷들은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4-05 09:20 -
잠든 해야, 어서 일어나 고요한 세상을 깨워주렴
■ 해가 늦게 뜨는 아침 필립 C 스테드·에린 E 스테드 지음 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둥근 보름달이 세상을 비추는 밤. 농장에서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이 해를 기다린다. 헛간의 눅눅한 나무 벽에도, 벽에 걸린 농기구에도, 머리 위 어두컴컴한 하늘에도, 끼익 소리를 내는 헛간 지붕의 풍향계에도 오직 고요만이 깃든 밤인데 말이다. 해는 언제 뜨는 것일까. 해를 기다리는 이들은 올빼미의 조언에 따라 잠든 해를 깨우러 나선다. 그곳은 양목장 너머 부서진 울타리를 넘고, 드넓은 옥수수밭을 가로지르며, 잠자는 거인을 지나야 하는 세상의 끝. 이들이 해를 깨우려는 이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3-29 09:24 -
어느날 찾아온 아이처럼, 자연이 주는 ‘어여쁜 축복’
■ 초록아이 그린링 레비 핀폴드 글·그림│한정원 옮김│비룡소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수상작가 레비 핀폴드의 환상적인 그림책. 황폐한 들판에 길게 펼쳐진 기찻길. 발리콘 씨는 그 철길 아래에서 초록 아이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그린링’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부인은 알지도 못하는 아이를 데려왔다고 화를 내고 아침까지 아이를 되돌려 주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밤사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수박과 호박 덩굴이 부엌 벽을 타고 올라가고 거실에서는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다. 집 안은 온통 꽃과 식물로 둘러싸인다. 텔레비전도, 자전거도, 전화기도 먹통이 되고 급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3-22 09:12 -
들판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말썽꾸러기 맥스의 사냥꾼 성장기
■ 고양이 맥스의 비밀 앨리스·마틴 프로벤슨 지음 정원정 박서영(무루) 옮김│열린 어린이 ‘위대한 비행’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동물 친구들’ 등으로 기억되는 그림책계의 전설 앨리스(1918∼2018)·마틴 프로벤슨(1916∼1987) 부부의 미공개 그림책. 오랫동안 그림책 원팀으로 작업해온 부부가 남긴 더미북을 딸이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그림책은 이들의 대표작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동물 친구들’에서도 농장 동물과 함께 등장하는 악동 고양이 맥스의 단독 이야기다. 구스베리의 ‘외동’ 새끼로 태어나 새끼고양이 열 마리쯤 합쳐 놓은 것만큼 말썽꾸러기 맥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3-15 10:00 -
밤엔 모두 잔다고요?… 내 눈에만 보이는 ‘밤의 비밀’
■ 산책 볼프 에를브루흐 지음 김완균 옮김│길벗어린이 베스트셀러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의 볼프 에를브루흐 작가의 환상적인 밤 산책 이야기. 부제처럼 ‘이상하고 신비롭고 환상적인 어느 날 밤’. 어린이 폰스는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다. 밤이 궁금해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혼자 나가기엔 조금 무서운 폰스는 아빠에게 산책을 나가자고 조른다. 너무너무 졸리고 피곤한 아빠는 “한밤중에 무엇 하려고? 밤에는 잠을 자야지!”라면서 단념시켜 보지만 눈이 말똥말똥한 아들과 함께 깜깜한 밖으로 나간다. 눈꺼풀이 자꾸 내려오는 아빠는 이 밤엔 세상 모든 것이 잠을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3-08 09:27 -
쓰레기 사이 피어난 꽃처럼… “넌 해내고 말 거야”
■ 그림책 무엇이든, 언젠가는 어맨다 고먼 글│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림│김지은 옮김│주니어 RHK ‘무엇이든, 언젠가는’은 희망의 다짐이다. 아무리 큰 어려움이 있어도, 아무리 엄청난 문제가 있어도 ‘언젠가는, 그 무엇이든’ 뚫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희망의 전제는 바꾸기 위해 무엇이든 시도하는 것이다. 비록 미약하더라도 말이다. 그렇게 작은 힘들이 쌓이면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다. 미국 최초의 청년 계관시인 어맨다 고먼과 세계적 그림책 작가 크리스티안 로빈슨이 함께한 그림책은 이렇게 만들어가는 믿음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림책을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2-16 09:17 -
“성공만큼 실패도 중요하단다” … 깨진 접시로 배우는 인생
■ 그림책 메멘과 모리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권남희 옮김│김영사 ‘이게 정말 사과일까’ ‘있으려나 서점’ ‘그것만 있을 리가 없잖아’ 등을 통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세대를 초월한 팬덤을 가진 요시타케 신스케의 신작. 지난해 일본에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이다. 이번에도 작가는 어김없이 ‘요시타케 신스케의 세계’를 펼친다. 이 세계의 철학은 이 세상에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아주 많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요시타케표 아이러니다. 성공만큼 실패가, 즐거움만큼 고통이, 삶 끝에 죽음이 예정돼 있지만, 결코 비관과 낙담의 구렁텅이로 주저앉지 말고 자신이 딛고 선 땅에서 가볍고 경쾌하게 일어나 자기만의 즐거움을 일구라고 이야기한다. 주인공 메멘과 모리도 작가의 세계관의 대변인들이다. 이들의 이름이 바로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라’는 뜻의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에서 왔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다정하고 이성적인 메멘과 감성적인 동생 모리. 어느 날 모리가 메멘이 만든 접시를 깨트린다. 이 일을 어쩌나. 하지만 메멘은 오히려 모리를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2-02 09:16 -
“세상 모든 게 변해도 나는 나야” … 까칠한 고양이의 깨달음
■ 그림책 다크 이야기 정희선 지음│이야기꽃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했다 배반하고, 흥했다 쓰러지는, 영원한 것 없는 세계에서 우리의 자세는? ‘다크 이야기’의 주인공인 길고양이 다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기어코 찾아낸다. “내가 고양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내가 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정희선 작가의 ‘다크 이야기’는 까칠한 고양이 다크가 이 답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이 과정은 먹먹하게 아프다. 동백나무 아래 혼자 살던 길고양이에게 어느 날 한 아이가 찾아와 말을 건다. 심드렁하고 까칠한 고양이는 좀처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1-26 09:40 -
그늘진 곳 환하게 비춘 해… 마음까지 따뜻해졌어요
■ 해가 왔다 전미화 지음│사계절 이 세상에 해는 매일 뜨지만, 해가 비치지 않은 곳이 있다. 높은 빌딩 사이, 그늘에 갇힌 집, 환한 땅 위로 올라오지 못한 지하의 어둑한 집. 이 작은 집에 사는 작은 아이는 늘 해가 보고 싶다. 어느 날 아이는 달에게 해가 보고 싶다고 소원을 빈다. 달이 해에게 소원을 전하자, 해는 아이를 찾아간다. 한 손에 아이의 주소를, 다른 손엔 아이에게 줄 작은 선물을 들고서 말이다. 드디어 아이는 해를 만난다. 해는 아이 집에 들어가서야 진실을 알게 된다. 그곳은 낮인데도 어둡다. 그 어둠을 환하게 밝히며 해는 한나절 아이와 놀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1-19 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