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이관범의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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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산업 삼킨 독일의 교훈
최근 글로벌 산업계에서 벌어진 가장 충격적인 일은 ‘제조업 강국’ 독일의 몰락이다. 유럽 경제를 호령했던 독일은 4년 연속 역성장과 제로성장을 오가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90년 역사의 폭스바겐이 자국 공장 4곳을 폐쇄하고 10만 명을 감원했고, 세계 최대 종합 화학업체 바스프는 생산 시설을 중국·미국으로 옮기고 있다. 기업 파산 건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념을 앞세운 급진적 탈원전이 부른 전기요금 폭탄 탓에 중국산 저가 공세를 더는 견딜 수 없는 임계점을 맞은 셈이다. 독일 산업용 전기요금 수
이관범 기자 | 2026-07-03 11:58 -
사회적 대타협, 행동으로 옮길 때다
토니 블레어 진보 정권(노동당)이 집권했던 기간 영국의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신장했다. 1997년부터 10년 사이에 영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6000달러(약 3830만 원)에서 약 5만 달러로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배경에는 노동·재정·복지를 아우르는 구조 개혁을 이끈 블레어 리더십이 있었다. ‘제3의 길’ 노선을 내건 블레어 총리는 이전의 보수 정권이 확립한 노동 유연성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조를 설득하고 사회적 대타협의 길을 개척했다. 국익을 위해 진영 논리를 넘어 전략적이고 실용적인 선택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이관범 기자 | 2026-04-20 11:48 -
일론 머스크는 한국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현존하는 인물 중 ‘기업가 정신의 화신’을 꼽으라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CEO를 맨 먼저 떠올릴 것이다. 허황한 아이디어로 치부되던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화성 이주선, (인간과 기계를 잇는) 뉴럴링크 등은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전기차 공장에 취업해 시범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말 연간 100만 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라인 구축이라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놓았다. 내년에는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차량은
이관범 기자 | 2026-02-02 11:59 -
기업의 초거대 투자와 정부의 책임
삼성전자와 SK, 현대차·기아, LG 등 4대 그룹 총수는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합동회의에 참석한 뒤 향후 5년간 국내에 803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K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쏟아부을 600조 원까지 더하면 총 투자 규모는 1400조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2배 이상이다. 이행만 된다면 단연 사상 최대 규모다. 재계의 천문학적인 투자 계획에 경제계조차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분위기다. 의욕치에 가깝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한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설
이관범 기자 | 2025-11-24 11:50 -
성장하는 기업에 불이익 주는 나라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는 벌칙을 늘리면 학교와 학력은 어떻게 될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은 사라지고, 학력은 하향 평준화될 게 뻔하다. 지금 한국 경제와 산업 현장이 딱 그렇다. 성장하는 기업에 모래주머니를 잔뜩 채우는 이상한 제도로 넘쳐 난다. 김영주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경제 관련 12개 법안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보면 343개의 기업별 차등 규제가 암초처럼 도사리고 있다. 중소기업을 벗어나 자산 5000억 원 이상의 중견기업이 되면 94개의 새로운 규제를 감수해야 한다. 자산을 4배인 2조 원으로 키우면 12
이관범 기자 | 2025-09-05 12:10 -
기업가정신 싹 죽이는 反기업 족쇄들
이웃 나라 일본도 한국의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최근 일본 도쿄 후생노동성에서 만난 레이 요시다 산업안전보건 정책기획과장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사업주)과 50억 원 이하 벌금(법인) 규정을 두고 있는 한국의 중처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일본에 비해 매우 징벌적인데 얼마나 억지력을 발휘할지 오히려 묻고 싶다”고 되물어 왔다. 일본은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만 엔(약 471만 원) 이하의 벌칙 규정만 두고 있다며, (2022년 1월부터 유례없는 제도를 도입한 이웃 국가의 실험이)
문화일보 | 2025-06-19 11:47 -
투자하기 겁나는 나라, 한국
이관범 산업부장 기업인 형벌 조항만 6581개 美 재계조차 비관세 장벽 지목 상법 개정, 상호관세 빌미 줄 것 국내 기업 8년 대미 투자 203兆 향후 투자는 광역시 세울 정도 거부권 행사 않으면 경제 수렁 ‘툭 하면 법 위반이라고 경영자를 처벌하는데, 차라리 해외로 나가야 할 것 같다’ ‘정국도 불안한데 기업 잡겠다는 법안만 수두룩하다. 다른 나라는 기업 키운다고 난리인데, 왜 기업을 잡아먹지 못해 난리인가’. 요즘 기업인을 만나면 자주 듣는 얘기다. 기업을 일으켜 국가에 보답한다는 ‘사업보국’으로 대변돼 온 기업가 정신이 요즘처럼 바닥까지 떨어
이관범 기자 | 2025-03-31 11:36 -
트럼프 2기와 차이나 공습에 갇힌 韓
이관범 산업부장 美 FTA 철폐 및 관세 전쟁 우선 제조 기반 이전 압박은 커지고 세계 경제 회복은 요원해질 것 中은 테크조차 밀어내기 공세 韓 국가혁신 수준은 기업 발목 경제 현안만큼은 정쟁 멈춰야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 한국 경제에 축복이 될 것인가, 재앙이 될 것인가. 한국은 수출의 약 40%를 미국과 중국에 의존한다.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공급망에서 중국을 축출하기 위한 풀 액셀을 밟을 것이다. 보조금을 우선하는 민주당식과 자유무역협정(FTA) 철폐 및 관세 부과
이관범 기자 | 2025-01-15 11:41 -
지배구조 규제, 꼬리가 몸통 흔든다
이관범 산업부장 옛 재벌개혁 서사 여전히 건재 수십년 전 시각으로 기업 매도 10년 새 순환출자 483→12개 내부통제·공시의무 유일 국가 밸류업과 상법 개정안도 문제 과도한 주주 환원은 투자 저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한국은 일본의 시장 개혁을 카피하는 데 한계가 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일본을 본떠 한국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지만, 상호출자 등 복잡한 지배구조를 이용해 지배력을 행사해온 재벌 위주의 증시 구조 탓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각은 수십 년 전 자성에서 생겨
이관범 기자 | 2024-11-01 11:53 -
정치에 발목 잡힌 ‘성장동력 ABC’
이관범 산업부장 中 완성차 10년 내 세계 1·2위 CATL 순익·투자도 韓 3사 압도 칩 공장건설 韓 8년, 美·日 3년 첨단산업 ‘붉은 여왕 가설’ 지배 진화 속도 상위 10% 생존게임 규제 혁파로 산업 DNA 살려야 ‘한국 경제의 미래는 과연 밝은가’. 문화일보가 ‘대한민국 ABC가 위험하다’는 연속 기획을 진행하면서 던진 물음이다. 한국 경제의 핵심 엔진이자 수출 주역인 A(auto·자동차)와 B(battery·2차전지), C(chip·반도체) 산업의 겉모습은 호황기 수준을 상당 부분 회복해 가는 것처럼 비친다. 이들 산업의 성장세 덕분에
이관범 기자 | 2024-08-16 11:49 -
AI 기본법 ‘22대 1호 법안’ 돼야 한다
이관범 산업부장 공대 졸업 中 150만 대 韓 10만 한국 기술력은 세계 10위권 밖 국가 예산 美 기업 수십 분의 1 지휘소 회의만 하다 실기 우려 국회·정부 원팀 돼야 추격 가능 G3 대 나락 갈림길 경고 새겨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중국의 동년배들과 15 대 1로 싸워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어느 전자 대기업 CEO가 사석에서 밝힌 소회다. 실제로 교육통계연보를 들여다보니 2021년 기준 한국의 이공계 대졸자 수는 10만7198명, 중국은 149만3297명이었다. 압도적인 열세는 이미 우리 곁을
이관범 기자 | 2024-06-07 12:00 -
1주 뒤 총선, 한국경제 운명도 가른다
이관범 산업부장 日은 고립주의 벗고 각성 신호 우리보다 먼저 우버 도입 태세 보조금 경쟁 속 ‘게임 체인저’ 韓은 대기업 특혜 프레임 갇혀 규제 양산에 갈라파고스 전락 총선은 경제전쟁 승패도 결정 일본이 오랜 ‘고립주의’를 벗고 다시 깨어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우버’로 잘 알려진 승차 공유 서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승차 공유는 택시 면허가 없는 사람이 자가용 차량으로 요금을 받고 승객을 태우는 서비스를 뜻한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택시 회사와 제휴한 반쪽짜리 승차 공유 서비스만 허용해 왔지만, 저출생에 따른 노
이관범 기자 | 2024-04-03 1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