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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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도 ‘사면초가 위기’ 처했다
한국 영화가 결국 올해 칸영화제에 단 한 편도 초청받지 못했다. 지난 10일 초청작 발표 후 추가 선정에 기대를 걸었으나 24일 공개된 최종 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다. 충격적이지만 예견된 결과다. 지난 몇 년간 개봉한 한국 영화를 떠올려보면 내용은 물론 형식과 기법에서 경이로운 작품은 차치하고 수작으로 꼽을 영화도 별로 없었다. 작가주의 예술영화를 선호하는 칸의 기준으로 보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공식·비공식 부문에서 모두 초청받지 못한 것은 26년 만이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최현미 논설위원 | 2025-04-28 11:39 -
‘악의적 유튜버’ 전방위 응징 급하다
최현미 논설위원 가짜뉴스 장사꾼 사이버 레커 법 공백 타고 협박으로 돈벌이 일반인의 도덕적 무감각 만연 클릭하면서 ‘모른 척’ 가해자 인터넷에 폭로하는 사적 제재 플랫폼 책임 묻는 法정비 시급 디지털 시대, 가짜뉴스와 돈벌이의 가장 사악한 결합이 사이버 레커다. 이들 악성 유튜버는 온라인에서 가짜뉴스, 특히 유명인에 대한 허위 뉴스를 선정적으로 짜깁기해 명예를 실추시키고 괴롭히는 것은 기본이고 대상을 사지로 몰아넣으며 돈을 번다. 지난 1일 국회에서 사이버 레커 근절을 위한 미디어 정책 마련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김새론 배
최현미 논설위원 | 2025-04-07 11:50 -
의대 신입생, 무조건 등교해야 한다
최현미 논설위원 의대 증원 동결이라는 고육책 서울 지역 학장들 ‘원칙 대응’ 국민 고통 의료개혁으로 승화 자기주장만 하는 ‘나홀로 게임’ 의·정은 ‘협의의 링’ 오르고 국회는 추계위 당장 구성해야 3월이 의대 정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3월 말까지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내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동결키로 한 데 이어 주요 대학이 미복귀 학생에 대해 제적 등 강경 대응 원칙을 밝혔다. 새 학기,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에 3개 학년을 동시에 가르쳐야 하는 ‘불가능’한 상황이 예고
최현미 논설위원 | 2025-03-12 11:36 -
의대 신입생 피해라도 막아야 한다
최현미 논설위원 의료파행 1년 넘어 시계 제로 분명해진 필수·지역의료 위기 의료계 뉴노멀 반갑지만 한계 의대 신입생들의 학습권 보장 내년 증원 숙의로 의료정상화 신뢰 쌓으며 옳은 해법 찾아야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의정 갈등이 1년을 넘어 다음 달 신입생들이 입학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다. 지난해 2월 20일 전공의 집단이탈 이후 줄곧 정부는 몰아붙이고 전공의는 무응답으로 일관하며 변변한 대화 한 번 못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오랜 불신 위에 양측 모두 시간은 자기편이라 믿고 버티면 서로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
최현미 논설위원 | 2025-02-14 11:52 -
정치 내전이 초래할 참혹한 세상
최현미 논설위원 미국 내전 다룬 작품들의 경고 양극화에 참혹한 디스토피아 12·3 계엄 후 정치 내전 위험 부족주의 음모론 유튜브 결합 분열 시대 작동하는 정치개혁 개인은 다원적 정체성 살펴야 2034년 미국이 두 개의 나라로 나뉜다. 민주주의를 꽃피우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강국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미국이 극단적 대립과 분열을 극복하지 못하고 공화당 중심의 공화국 연맹과 민주당 중심의 연방공화국으로 쪼개진다. 분열의 시작은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선, 직접적 도화선은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워싱턴 의회 난입 사태였다. 세계적
최현미 논설위원 | 2025-01-24 11:48 -
K-문화까지 갉아먹은 ‘2024 정치’ 재난
최현미 논설위원 12·3이 망친 K-문화의 성과들 한강·오징어게임 메시지의 힘 문화 파워가 난세 극복할 동력 정치판 오겜 “이러다 다 죽어” 젊은 세대의 달라진 시위 문화 2025년엔 삼류정치 막아내야 29일 무안공항 참사까지 벌어진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2024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올해는 우리에게 최고의 해가 될 수 있었다. 1990년대 드라마와 가요가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시작된 ‘한류(Korean Wave)’가 방탄소년단의 역사적인 빌보드 무대 입성(2017),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 ‘오징어 게임’의 메가 히트(20
최현미 논설위원 | 2024-12-30 11:42 -
로제 ‘아파트’ 열풍과 한글 세계화 과제
최현미 논설위원 ‘아파트’ 인기 한글 음악성 한몫 영어 한국어 복수언어 K- 팝 매력 MZ 세대들에게 ‘힙’해진 한국어 세종학당 대기자만 1만5000명 한글 문화·교육 적극 지원해야 부처별 정책 체계적 협력 필요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부른 ‘아파트(APT.)’가 한 달 넘게 세계를 들썩이게 한다. 지난주엔 2024 마마 어워즈에서 처음으로 무대를 선보여 열광을 끌어냈다. 마마는 다양한 세계인들이 아파트를 부르는 장면을 편집해 보여주며 ‘유니크한 K-스타일 게임이 전 세계를 매료시켰다’고 했다. 노래는 아파트라는 ‘콩글
최현미 논설위원 | 2024-11-29 11:37 -
K-문학 세계화와 ‘번역 예산’ 역주행
최현미 논설위원 한강 김주혜 한국사 배경 소설 변방 역사를 보편적 이야기로 근현대사 통과하는 인간 군상 팔리는 콘텐츠 중심 정책 지원 책읽기·인문·번역 등은 홀대 K-컬처 걸맞은 문화정책 필요 ‘방탄소년단 열성팬이자 K-뷰티 세럼과 ‘오징어 게임’ 결말에 대한 의견을 가진 여러분, 그런데 한국에 대해 정말 아는 게 있는가? 한국전쟁, 일본의 식민지배, 오랜 경제적 어려움 등 (역사에 대해) 알고 있나?’ 미국 LA타임스 2021년 12월 기사의 첫 문단이다. 이후로 3년, K-콘텐츠 인기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됐지만,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기
최현미 논설위원 | 2024-11-06 11:46 -
한강 노벨상 수상은 한국문화 성인식
최현미 논설위원 포스트 한강, 한국문화 큰 도약 문학 비문학 해외 출간 붐 기대 자유로운 세계문학으로 비상해 서구 따라잡기 콤플렉스 탈출 외부인정에 목마른 시대 종언 한국문화 양식이 보편적 양식 “한강과 한국문학이 최대 화제가 될 거예요.” 세계 최대 규모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오는 16∼20일) 참가차 출국 길에 전화를 받은 저작권 에이전시 대표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한국문학이 변방 중의 변방이던 시절부터 한국문학 저작권 수출을 해온 그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만들어낼 결과에 흥분했다. 한국문학에 대한 전 세계 러브콜은 물론 인문·역사 등 한
최현미 논설위원 | 2024-10-14 11:35 -
어쩌다 디지털 성범죄 ‘진앙국’ 됐나
최현미 논설위원 한국 딥페이크 성범죄 불명예 한국이 세계적 문제 진앙 주장 중국·일본 여성들 연대 시위 기술 속도 못 따라가는 제도·법 N번방 사건 후 여전히 제자리 일상 붕괴에 전방위 대책 절실 1999년말 빌보드 한국 특파원이 ‘K-팝’이라는 단어를 쓴이후 ‘대문자 K’는 한국의 상징적 접두사가 됐다. K-팝, K-드라마, K-푸드는 물론 K-배터리, K-원전, K-방산처럼 전방위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K를 호명할 수 없다. 여기에는 두 가지 자격이 필요하다. 첫째 지극히 한국적인 특징이 있어야 하고, 둘째 전 세계 1, 2위를 다투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9-09 11:41 -
위기의 한국 영화, 작가주의에 답 있다
최현미 논설위원 한국 영화 악순환의 고리 갇혀 성수기 극장도 OTT도 뒷걸음 뻔한 구성에 자극 강도만 높여 기존 성공 공식 이젠 뒤집을 때 스타 제작사 A24 벤치마킹 문체부 영화 펀드 효율성 중요 K-팝, K-드라마와 함께 K-콘텐츠의 축인 한국 영화가 악순환 고리에서 회복될 기미가 없다. 한국 영화 플랫폼의 양축인 극장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모두 위기이다. 전통적인 극장가 성수기인 여름에도 코로나 이후 반 토막 난 관객은 돌아오지 않고 OTT 글로벌 1위 넷플릭스에서는 한국 콘텐츠가 연이어 기대에 못 미치며 이용자 규모가 줄어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8-21 11:41 -
쯔양 사태의 숨은 공범들
최현미 논설위원 쯔양 사태 낳은 사이버 레커 돈·자극·디지털의 탐닉사회 알고리즘이 만든 가짜 콘텐츠 EU와 미국 잇단 대응책 제시 자극 중독은 더 깊은 중독으로 개인의 선택과 의무 중요해져 ‘뒷담화’는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연구에 따르면 보통 사람들의 일상 대화 중 3분의 2가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뒷담화를 할 때면 뇌에서 행복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고 유명인에 대한 나쁜 이야기를 들으면 뇌 보상 시스템이 활발해진다고 한다. 심리·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뒷담화는 그저 ‘재미’를 넘어 인간사회의 중요 ‘구성력’이라고 했다
최현미 논설위원 | 2024-07-2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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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도 ‘사면초가 위기’ 처했다
한국 영화가 결국 올해 칸영화제에 단 한 편도 초청받지 못했다. 지난 10일 초청작 발표 후 추가 선정에 기대를 걸었으나 24일 공개된 최종 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다. 충격적이지만 예견된 결과다. 지난 몇 년간 개봉한 한국 영화를 떠올려보면 내용은 물론 형식과 기법에서 경이로운 작품은 차치하고 수작으로 꼽을 영화도 별로 없었다. 작가주의 예술영화를 선호하는 칸의 기준으로 보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공식·비공식 부문에서 모두 초청받지 못한 것은 26년 만이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최현미 논설위원 | 2025-04-28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