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2508 최현미의 시론
28 | 생성일 2024-06-12 11:38
  • 민원에 인질 잡힌 공교육[최현미의 시론]

    민원에 인질 잡힌 공교육

    “이런 민원, 교육부 장관이 해결해 줄 수 있습니까” 7일 교육부 주최 간담회에서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교사의 고충을 담은 이 영상은 사흘 만에 500만 뷰를 넘었다. 이른바 ‘소풍 논쟁’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현장체험학습을 안전 우려와 책임 부담 때문에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교육부는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현장 반응은 냉담하다. 교사들이 체험학습을 꺼리는 이유는 둘로 요약된다. 학부모 민원과 법적 책임이다. 강 위원장

    문화일보 | 2026-05-13 12:01
  • ‘책 안 읽는 나라’ 한국, 미래 있을까[최현미의 시론]

    ‘책 안 읽는 나라’ 한국, 미래 있을까

    최근 발표된 ‘2025년 국민 독서율’ 결과는 아무리 곱씹어도 충격적이다. 만 19세 이상 성인 5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을 합쳐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비율이 38.5%에 그쳤다. 성인 10명 중 6명 이상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이다. 독서량은 평균 2.4권으로 채 세 권을 넘지 못했다. 1994년 성인 독서율이 86.8%였으니 한 세대 만에 독자 비율이 절반 이상 사라진 셈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런 현상에 대한 사회적 무감각이다. 몇 해 전만 해도 ‘독서

    문화일보 | 2026-04-17 11:54
  • BTS 공연과 ‘국가 프레임’ 덫[최현미의 시론]

    BTS 공연과 ‘국가 프레임’ 덫

    한국은 K팝을 비롯한 K콘텐츠를 ‘국가 브랜드’의 도구로 삼는 경향이 강하다. 당연히 문화는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정상회담 같은 국가적 행사에 스타를 앞세우는 등 공공외교 수단으로 편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소프트파워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하면, 단기적으로 경제·외교적 이익은 커질지 몰라도 문화의 자율성은 줄어든다. 실제로 K콘텐츠에 ‘정부의 기획·주도’ 이미지가 강하게 덧씌워져 한동안 세계 무대에서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는 역효과도 낳았다. 이번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공연을 둘러싼 논란은 ‘국가 브

    문화일보 | 2026-03-25 11:57
  • K콘텐츠, ‘존중’없는 성공은 위태롭다[최현미의 시론]

    K콘텐츠, ‘존중’없는 성공은 위태롭다

    방탄소년단(BTS)이 돌아온다. 다음 달 광화문에서 열리는 컴백 공연은 ‘2026년 최대 음악 이벤트’ ‘현대 팝의 결정적 순간’이라는 세계 언론의 환호를 받으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생중계된다. 동시 접속 대기자가 10만이 넘는 예매 전쟁을 일으킨 이날 공연은 K팝이 지금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문화임을 재확인시켜줄 것이다. 하지만 이 뜨거운 열기 뒤에 K콘텐츠의 기반을 흔들 수도 있는, 결코 작지 않은 균열이 감지된다. 동남아 팬들의 연대, #SEAblings(시블링스)이다. 사태는 지난달 보이그룹 데이식스

    문화일보 | 2026-02-25 11:27
  • 넷플릭스보다 못한 정부 ‘문화 철학’[최현미의 시론]

    넷플릭스보다 못한 정부 ‘문화 철학’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화를 성장 동력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K-컬처를 수출·관광·국가 브랜드를 견인하는 경제·외교 자산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K-콘텐츠가 글로벌 인기를 끌며 실적을 경신하고 있으니 이를 우리 경제의 동력으로 삼는 건 당연한 전략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문화정책을 떠올리면 그대로 박수만 치긴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콘텐츠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삼겠다며 문화예술을 ‘지원’이 아니라 ‘투자’로 보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영국 등 문화 선진국들도 1990년대 말부터

    문화일보 | 2026-01-26 11:57
  • 권력이 비판에 열려 있어야 하는 이유[최현미의 시론]

    권력이 비판에 열려 있어야 하는 이유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언론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줄 몰랐다. 언론 자유란 군사독재 시대의 구호이거나, 조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부재한 유령 같은 개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긴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이미 확보된 권리라고 믿는 탓에, 이 단어는 종종 진부하고 때로 고리타분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에 권력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이 믿음이 착각이자 방심이었음을 절감하게 된다. 방심의 증거가 3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다. 언

    문화일보 | 2025-12-31 10:51
  • 공무원 사회를 정치판 만들 위험성[최현미의 시론]

    공무원 사회를 정치판 만들 위험성

    최근 ‘공무원 복종 의무 삭제’를 둘러싼 논쟁은 한편의 블랙코미디이다. 76년 만에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한다’는 전근대적 문구를 지우는 것이 논쟁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그렇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희극, 멀리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이번 논란은 정치가 법 위에 군림하는 우리 사회의 비극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국가공무원법의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표현을 삭제하고 ‘상관의 지휘·감독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되 위법하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거부할 수 있다’로 바꾼 개정안을

    문화일보 | 2025-12-03 11:42
  • 최민희·최혁진 논란과 ‘나쁜 유명세’[최현미의 시론]

    최민희·최혁진 논란과 ‘나쁜 유명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세계를 휩쓴 이미지는 단연 ‘금관 쓴 트럼프’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선물 받은 신라 금관 모형을 지그시 바라보는 장면은 순식간에 미국 온라인 트렌드 1위에 올랐다. 이후 ‘멜라니아와 춤추는 금관 트럼프’ 영상을 비롯해 각종 AI 합성 영상과 패러디 이미지가 X(옛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을 달궜다. 특히, 미국 전역에서 700여만 명이 참여한 ‘No Kings(왕은 없다)’ 시위 직후에 ‘트럼프가 진짜 왕관을 받았다’는 소

    문화일보 | 2025-11-05 12:06
  • 학생은 실험 대상 아니다[최현미의 시론]

    학생은 실험 대상 아니다

    최근 교육계 안팎에서 사교육 규제 논의가 뜨겁다. 이 망국병에 대한 문제 제기는 늘 있었지만, 요즘 논의는 직접 규제를 정조준하고 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중 14명이 사교육 규제에 찬성했다. 유아 사교육 규제 움직임은 더 적극적이다. 지난 7월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은 36개월 미만 영유아의 학교 교육과정 교습을 전면 금지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해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는 영유아 학원 교습비 상한, 가정별 사교육비 총량제도 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최현미 논설위원 | 2025-10-01 11:44
  • 콘텐츠 IP전쟁 확산과 뒤처진 한국[최현미의 시론]

    콘텐츠 IP전쟁 확산과 뒤처진 한국

    1927년, 월트 디즈니는 뼈아픈 경험을 한다. 유니버설 픽처스와 함께 애니메이션 ‘트롤리 소동’을 만들어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캐릭터 오스월드 더 러키 래빗은 대중적 열풍을 일으킨다. 그러나 디즈니는 제작, 유니버설은 투자와 유통으로, 판권은 고스란히 유니버설에 넘어갔다. 이후 디즈니는 ‘판권 소유’를 절대 원칙으로 삼는다. 이듬해 절치부심해 만든 미키 마우스를 시작으로 모든 지식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 Right)을 소유·관리하는 모델을 만든다. 100년 전 이야기가 아니다. ‘오징어게임’부터 ‘케이

    최현미 논설위원 | 2025-09-03 11:58
  • 또 ‘특혜 복귀’땐 의료개혁 가망 없다[최현미의 시론]

    또 ‘특혜 복귀’땐 의료개혁 가망 없다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발표로 시작된 의정 갈등이 1년 6개월을 앞두고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의대생들은 각종 특혜를 받으며 학교에 복귀했고, 전공의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정부와 막바지 협의를 벌이고 있다.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3058명으로 돌아갔고 향후 의사 수를 산정할 ‘의사수추계위원회’는 의료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사실상 정부의 정책 후퇴이자 백기 투항이다. 역대 최장기인 의정 갈등은 의사불패를 다시 증명하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 2000년 김대중 정부는 의약분업을 실시하

    최현미 논설위원 | 2025-08-04 11:49
  •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던지는 충고[최현미의 시론]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던지는 충고

    서울을 배경으로 K-팝 그룹이 노래로 세상을 구하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데몬 헌터스)가 연일 화제다. K-팝과 팬덤 문화가 그대로 재현되고 한국 의식주부터 샤머니즘까지 한국 문화가 전면에 등장한다. 소니 기획·제작, 넷플릭스 투자·배급이지만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이 감독을 맡았고 트와이스, K-팝 프로듀서, 한국 배우와 한국계 아티스트가 대거 참여했다. OST에 수록된 7곡은 전부 빌보드 핫100에 올랐다. K-팝의 인기가 이 정도였나 새삼 놀랍다. K-팝 위기론 속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K-팝이 K-팝의

    최현미 논설위원 | 2025-07-11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