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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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이재명’이 사는 평행세계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선거 후보가 무죄인 평행세계를 만드려는 것 같다. 민주당이 쏟아낸 일련의 법안들은 이 후보를 유죄에서 무죄로 만들고,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결백한’ 사람으로 재창조한다. ‘유죄 이재명’인 현실을 벗어나 ‘무죄 이재명’으로 사는 거대 야당발 평행세계다.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이 대선 이후로 미뤄지며, 그의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됐다고들 한다. 그런데 6월 3일 선거일을 지나면 다시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될 수 있다. 이 후보가 만약 대통령 신분이 되더
이정우 기자 | 2025-05-09 11:42 -
우후죽순 AI 공약, 챗GPT에 물어봤더니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들이 가장 많이 달려든 ‘핫’한 공약은 무엇일까. 아마도 인공지능(AI) 공약일 것이다. 우후죽순 쏟아진 AI 공약 중 알곡을 가릴 수 있을까. 당사자인 AI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글은 챗GPT 무료 버전의 도움으로 작성됐다. 필자의 주관은 배제됐다. 우선 AI 입장에서 바람직한 AI 공약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아주 좋은 질문이야. AI를 어떻게 공정하고, 책임 있게, 사람 중심으로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AI 투자를 늘리겠다’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AI 윤리·교육·노동 전환
이정우 기자 | 2025-04-18 11:40 -
尹·李, 보통의 수치심이 필요해
빅토르 위고의 장편 ‘레미제라블’ 속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감옥에서 19년을 보냈다. 그는 가석방된 후 또다시 남의 물건에 손댄다. 그러나 미리엘 신부가 이를 용서하고 은식기를 내어준 순간, 그는 스스로 부끄러이 여기는 마음, 즉 수치심을 느끼고 변화를 다짐한다. 현실은 문학과 다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법원 앞에서 도열한 채 대표를 기다렸던 민주당 의원 60여 명은 판결에 환호했고, 더러는 지지자들과 껴안으며 감격했다. 이 대표의 최대 ‘사법리스크’
이정우 기자 | 2025-03-28 11:42 -
‘괴팍한 아저씨’ 진 해크먼을 기리며
배우 진 해크먼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지난달 26일 뉴멕시코주 자택에서 아내, 반려견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자살인지 타살인지조차 아리송한 그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에 동참할 생각은 없다. 이 글은 분명 좋은 연기자였던 진 해크먼이란 배우를 추억하며, 그의 죽음을 뒤늦게라도 기리려는 애정 고백에 가깝다. 해크먼은 화려한 할리우드에서 지극히 평범한 비주류의 전형이었다. 세 번째 영화 ‘보니 앤드 클라이드’(1967)를 찍을 때 이미 서른 후반이었던 그는 주인공 클라이드(워런 비티)의 형을 연기했다. ‘에브리맨’(Everyman·보통 사람)이라 불리면서도 남들은 한 번을
이정우 기자 | 2025-03-07 11:39 -
쏟은 물은 주워담을 수 없지만
숨 쉬듯 SNS를 하며 타인의 발자취를 관찰하는 시대, 말은 기억을 넘어 기록으로 남는다. 대중의 시선이 쏠리는 유명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들이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실수를 한다. 당시엔 잘못이라고 생각지 않더라도 시간이 흐른 후엔 지우고 싶은 오점으로 남는다. 여기서 과거의 잘못과 현재의 심판 사이에 간극이 생긴다. ‘평범했던’ 시절 무심코 남긴 말이 ‘평범하지 않은’ 현재의 자신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시간차 발목잡기다. 더구나 타인을 할퀴는 혐오의 언어였다면, 현재의 나를 무너뜨릴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3월 2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
이정우 기자 | 2025-02-14 11:45 -
대선판에도 ‘메기’가 필요해
“‘지옥도’ 분위기가 많이 바뀔 것 같아요.” 멀리서 새로운 여성이 등장하고, 편히 앉아 있던 남자들이 자세를 고쳐 앉으며 흥미롭게 새 얼굴을 지켜본다. 새롭게 등장한 여성은 기존 여성들에게 한마디 날린다. “‘언니들’은 어떻게 생각해요?” “와, 세다.” 패널들은 경악하며, 새 출연자가 만들어낼 판도 변화에 들뜬다. 지난 14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한국 1위는 물론, TV쇼(비영어) 부문 세계 6위에 오른 ‘솔로지옥 시즌4’에서 여성 ‘메기’ 출연자가 등장하며 벌어진 일이다.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서 중간에 투입되는 ‘메기’는 기존 관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구도를 바꾸며,
이정우 기자 | 2025-01-24 11:44 -
‘오징어 게임2’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 시즌2를 본다. 과장이 아니다. 공개 이틀째부터 넷플릭스에서 시청시간 톱 10을 집계하는 93개국 모두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상 최초 ‘올킬’이다. ‘오징어 게임2’는 언어, 문화, 종교, 취향이 다른 세계인들이 이 순간 가장 많이 보는 콘텐츠이다. ‘오징어 게임2’의 초반 평가는 좋지 않았다. 100점 만점에 30점을 준 뉴욕타임스(NYT)는 ‘오징어 게임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꼬집었다. 주요 외신에서 혹평이 나오며 국내 언론도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공개 첫날 인터넷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메시지가 너무 강조됐다’는 지적부터 ‘그럴 줄 알았다’는 냉소, ‘시즌1도 그렇게 재밌는 건 아니었다’란 ‘역주행’ 자성론까지 다양했다. 약쟁이 래퍼 ‘타노스’를 연기한 최승현(탑)의 과장된 연기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공개 첫날만 놓고 봤을 땐 ‘오징어 게임2’는 형보다 못한 아우처럼 보였다. 그런데 역대급 흥행 질주란 낭보에 여론이 반전됐다. 혹평에 집중했던 언론은 이제 우호적인 반응을 앞다퉈 소개한다. 해외 구독자들 사이에서 공기놀이 열풍이 불고 있다는 이야기가
이정우 기자 | 2025-01-03 11:43 -
임영웅의 침묵이 아쉬운 이유
가수 임영웅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생일을 축하한 게 발단이었다. 임영웅에겐 팬들과 나누고 싶은 일상이었겠지만, 시점이 문제였다. 그가 SNS에 글을 올린 건 지난 7일 오후 6시쯤.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난데없는 비상계엄으로 다수의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었을 때다. “이 시국에 정말 무신경하다”는 다이렉트 메시지(DM)에 임영웅은 “뭐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답했다. 이후 부적절한 대응이란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목소리 내는 걸 강요하는 건 전체주의적 발상”이란 옹호 여론도 상당하다. 분명한 사실은 ‘국민 가수’ 임영웅을 둘러싸고 찬반이 쪼개졌다는 점이다. 임영웅으로선 억울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도, 이후 국내 정치·사회가 불안해진 것 모두 가수 임영웅의 영역을 벗어난 일이다. 그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낼 이유는 없단 얘기다. 이런 시국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탄핵 시계가 중요하듯 일상의 시계도 중요한 법이다. 이승환이나 김흥국처럼 정치적 소신을 드러내는 ?
이정우 기자 | 2024-12-13 11:39 -
망해도 30년은 버틸 IP부자 디즈니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데, 디즈니는 망해도 30년은 버틸 것 같다. 20∼21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를 이틀간 지켜보며 든 생각이다. 무대 위 미키마우스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취재진 500여 명이 탄성을 질렀고, ‘미녀와 야수’부터 ‘겨울왕국’까지 100년 넘게 쌓인 디즈니 작품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영상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저마다 추억에 잠겨 압도되는 순간. 디즈니가 세월과 자본으로 끌어모은 수많은 지식재산(IP) 덕분에 이러한 기적이 가능했다. 디즈니 역시 최대 강점이 IP임을 숨기
이정우 기자 | 2024-11-22 11:38 -
‘파도라는 거짓말’에 담긴 生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룸 넥스트 도어’에서 말기 암 환자인 마사(틸다 스윈턴)는 친구 잉그리드(줄리앤 무어)에게 죽음을 앞두고 곁에 있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이들이 나누는 대화에 죽음의 그림자는 없다. 오히려 생의 열정으로 충만하다. 다만 잉그리드는 매일 아침 마사의 방문이 닫혀 있는지 살핀다. 문이 닫혀 있다는 건 곧 마사의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반가게 풍월당에서 최근 ‘파도라는 거짓말’이란 시집을 냈다. 음악을 중심으로 인문학 저서도 출판했던 풍월당의 첫 시집이다. 시집을 낸 문원민 씨는 부산에서 태어나 대학과 대학원에서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하
이정우 기자 | 2024-11-01 11:41 -
‘전, 란’을 택한 부산영화제의 착각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이 11일 공개된다. 공교롭게도 이날 막을 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이었다. 박찬욱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화로는 부산영화제 사상 첫 개막작이란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일 개막작 상영 후 열린 기자회견에선 ‘전, 란’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재밌게 봤고,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좋은 영화다. OTT 영화라도 영화제의 문호는 개방돼 있다”란 말을 반복했다. 영화제로선 ‘모험’이었단 얘기도 덧붙였다. 답변의 초점이 어긋났다. ‘전, 란’이 OTT 영화
이정우 기자 | 2024-10-11 11:40 -
계급장 떼고 붙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 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을 봤다.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100인의 요리 전쟁이란 프로그램 설명은 요리 경연 마니아이자 서바이벌 예능에 ‘환장’하는 필자로선 지나치기 불가능할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참가자들의 경력은 천차만별이다. 미국 백악관 국빈 만찬 셰프 맞은편에 만화책을 보고 배웠다는 요리사가 있고, 전국의 한식 고수들을 제압한 ‘한식대첩2’ 우승자 맞은편에 경남 양산의 초등학교 급식 조리사가 있는 식이다. 안대를 쓴 심사위원들이 요리 과정은 물론 완
이정우 기자 | 2024-09-2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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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이재명’이 사는 평행세계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선거 후보가 무죄인 평행세계를 만드려는 것 같다. 민주당이 쏟아낸 일련의 법안들은 이 후보를 유죄에서 무죄로 만들고,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결백한’ 사람으로 재창조한다. ‘유죄 이재명’인 현실을 벗어나 ‘무죄 이재명’으로 사는 거대 야당발 평행세계다.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이 대선 이후로 미뤄지며, 그의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됐다고들 한다. 그런데 6월 3일 선거일을 지나면 다시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될 수 있다. 이 후보가 만약 대통령 신분이 되더
이정우 기자 | 2025-05-09 11:42 -
우후죽순 AI 공약, 챗GPT에 물어봤더니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들이 가장 많이 달려든 ‘핫’한 공약은 무엇일까. 아마도 인공지능(AI) 공약일 것이다. 우후죽순 쏟아진 AI 공약 중 알곡을 가릴 수 있을까. 당사자인 AI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글은 챗GPT 무료 버전의 도움으로 작성됐다. 필자의 주관은 배제됐다. 우선 AI 입장에서 바람직한 AI 공약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아주 좋은 질문이야. AI를 어떻게 공정하고, 책임 있게, 사람 중심으로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AI 투자를 늘리겠다’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AI 윤리·교육·노동 전환
이정우 기자 | 2025-04-18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