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유병권의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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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생기면 고친다’, 지금이 그때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 바꾸면 되지 않느냐.” 폭주가 반대에 부닥치거나 합리적 제동이 걸릴 때마다 여권 인사들이 전매특허처럼 입에 달았던 말이다. 국민을 실험용으로 본다는 오만함이 그 본질에 깔려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개혁의 절박함과 정당성, 선명성을 증명하는 징표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김용민 민주당 의원 등 강경파들이 이 논리를 주도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그 결과, 국가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며 전 국민적 피해가 우려되는 검찰 제도 개편은 ‘노무현 정신의 완성’으로 둔갑했다. 독주의
문화일보 | 2026-04-08 11:29 -
견제 없는 정치권력이 만든 난세
난세(亂世)다. 상식과 규범이 무너지며 발생한 혼돈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보다 김어준, 고성국이 센 것은 상징적이다. 국민에게서 나오던 권력이 유명세에서 나온다. 경찰과 판·검사는 고소·고발이 두려워 범법자를 겁낸다. 분쟁이 생기면 변호사보다 권력자를 먼저 찾는다. 사회가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 선택’이 아니다. 정권을 차지한 세력이 만든 무질서다. 무능과 자중지란으로 방관하는 야당은 공범이다. 난세 요인 중 하나가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호로 고발당한 것은
문화일보 | 2026-03-20 12:03 -
張·韓 마이웨이와 6·3 선거 필패의 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제명은 당내 갈등이나 분열 차원을 넘어선다. 대한민국 보수가 구(舊)보수와 신(新)보수로 구조적으로 갈라섰음을 상징한다. 대구·경북(TK)을 기반으로 한 강경·전통 보수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신흥·개혁 보수가 각자의 살림을 차린 것이다. ‘국민의힘’이라는 한 지붕 아래에 있지만, 두 세력은 이미 정치적 공동체라 보기 어려운 상태다. 보수 분화가 처음은 아니다. 10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한 차례 헤어진 뒤,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용 연합으로 다시 뭉쳤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문화일보 | 2026-02-09 11:35 -
정치권 검은돈 그냥 둬선 안 되는 이유
“구정 선물로는 너무 많고 공천 헌금으로는 너무 적다.” 2020년 국회의원 선거와 설 연휴를 앞두고 국회의원 부인에게 500만 원을 전달하려다 이런 핀잔을 들은 구의원은 두 달 후 500만 원을 더해 1000만 원을 준비했지만 “더 필요하다”는 말만 들었다. 며칠 뒤 “사모님에게 말했던 돈을 달라”는 전화를 받고 1000만 원을 건넸다. 공천 대가로 총선 자금을 요구받은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병기(서울 동작갑) 의원의 공천 헌금 관련 탄원서 내용이다. 2년이 지난 2022년 서울 시의원의 공천 뇌물은 1억
문화일보 | 2026-01-14 11:52 -
조건 단 통합은 국민 편가르기
대통령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6개월 동안의 일정과 발언을 찾게 된 것은 우상호 정무수석의 발언 때문이었다. 우 수석은 지난 7일 열린 이재명 정부 6개월 성과 보고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종교·시민사회 지도자들과 이 정도로 만남을 가진 대통령은 없었다”며 “국민 갈라치기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 않다”고 했다. 우 수석의 말에 선뜻 수긍하지 못한 것은 4일 전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1년 빛의 혁명 행사에서 “정의로운 통합”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조건을 단 통합을 통합이라 할 수 있나, 갈라치기가 아닌
문화일보 | 2025-12-15 11:24 -
與의 권력 탐욕 못 막는 무력한 야당
권력은 항상 배고프다. ‘권력의 목적은 권력 그 자체’(조지 오웰 ‘1984’)로 만족을 모른다. 가진 것보다 더 큰 권력을 탐하고, 스스로 멈추지 못한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렇다. 이를 위해 뭐든 하고, 어떤 명분도 만들어 합리화한다. 국가권력 중 입법·행정을 차지한 데 이어 ‘법 왜곡죄’를 만들어 판사를 겁박해 사법부 장악을 시도한다.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들기를 위해서라면 대장동 개발 비리 업자들이 7800억 원을 챙겨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말 안 듣는 검사는 파면법을 만들어 내쫓으면 된다. 통제받지 않는 국가권력은 무소불위 유
문화일보 | 2025-11-21 12:04 -
이재명-개딸-김어준의 ‘정치 서열’
더불어민주당이 대법관 수 대폭 증원, 4심제 도입에 당력을 집중하고, 배임죄 폐지와 대북 송금 사건 이슈화에 열을 올리는 종착점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로 되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재상고를 통해 무죄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도 미덥지 않은지 민주당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헌법재판소에서 뒤집을 수 있는 재판소원을 추진한다. 형법상 배임죄가 폐지되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등은 ‘면소(免訴)’로 재판도, 수사도 종결된다. 12건
문화일보 | 2025-10-24 11:59 -
여당의 ‘추석 선물’ 입법과 국가 쇠락
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A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한국의 경제성장은 단순히 저임금 노동력이나 외부 요인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헌법에 묻어 있는 혁신·투자·성장을 촉진하는 포용적 제도(inclusive institution)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8월 19일, 세계경제학자대회 기조 강연)고 강조했다.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 등 핵심 가치와 제도가 지속적인 국가 발전과 번영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정치적 갈등과 경제적 불평등 심화는 착취적 제도(ext
문화일보 | 2025-09-19 11:52 -
국민의힘 부인하는 與 대표의 위험성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정치세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광복절(15일) 등 공식 행사장에서 옆에 앉은 송언석 국힘 원내대표와 악수는커녕 눈길조차 마주치지 않으며 “악수는 사람하고 한다”고 무시했다. 국힘 해체를 위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다. 집권 여당 대표로는 전례 없는 행태다. 계엄과 탄핵, 대통령 선거 패배 후에도 국힘이 ‘윤 어게인’ 논란 등 민심과 동떨어진 퇴행적 행태를 보이는 건 사실이다. 야당 역할을 제대로 못 하면서 적은 숫자 타령만 하고 있다. 내란 등 3대 특검의 칼날에
문화일보 | 2025-08-22 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