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203013 박찬이의 올댓클래식
29 | 생성일 2025-11-06 09:08
  • 무언가 나타날듯한 ‘긴장의 선율’… ‘챔피언 탄생’의 전주곡[박찬이의 올댓클래식]

    무언가 나타날듯한 ‘긴장의 선율’… ‘챔피언 탄생’의 전주곡

    월드컵의 계절이 돌아왔다. 우리 시간으로 12일 새벽 개막전을 시작으로, 우리는 다시 축구장의 함성을 듣게 된다. 녹색 그라운드로 나오는 선수를 클로즈업하는 카메라, 트로피를 치켜드는 우승팀,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의 열기…. 오늘날 축구는 스포츠를 넘어 영웅의 등장, 승리, 환희의 서사를 갖춘 거대한 의례에 가깝다. 이런 면모를 선명하게 들려주는 음악이 있다. 최근 종료된 유럽 축구 클럽의 챔피언을 가리는 챔피언스리그의 주제가 ‘UEFA 챔피언스리그 앤섬(UEFA Champions League Anthem)’. 이 테마곡이 흐르

    문화일보 | 2026-06-11 09:20
  • 스승의 뛰어난 ‘작품과 사상’을 후세에 전한 진정한 제자[박찬이의 올댓클래식]

    스승의 뛰어난 ‘작품과 사상’을 후세에 전한 진정한 제자

    우리는 ‘클라라 슈만’ 하면 흔히 남편 로베르트 슈만을 떠올린다. 로베르트는 클라라의 아버지에게 피아노를 배운 제자였고, 두 사람은 여러 반대를 넘어 부부가 됐다. 요하네스 브람스 역시 그녀의 삶에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다. 젊은 브람스는 슈만 부부를 찾아왔고, 그들은 그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로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뒤, 클라라는 브람스와 평생 깊은 우정을 유지했다. 클라라 슈만은 그래서 두 남성 음악가와 함께 주로 이야기된다.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 브람스의 친구 클라라. 이런 수식어 때문에 정작 당사자는 가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문화일보 | 2026-06-04 09:21
  • 35년 짧은 삶… 200곡 작곡에 300점 그리며 예술 경계 허물어[박찬이의 올댓클래식]

    35년 짧은 삶… 200곡 작곡에 300점 그리며 예술 경계 허물어

    5월 말 일본 도쿄(東京) 우에노 공원은 이미 신록이 짙다. 벚꽃이 지고 난 자리를 초록이 가득 채운 길을 따라 걸으면, 회색 콘크리트 건물인 국립서양미술관이 나타난다. 평일인데도 입구에 긴 행렬이 이어져 있다. 미칼로유스 콘스탄티나스 추를리오니스(M. K. Ciurlionis·1875∼1911·사진) 특별전에 인파가 몰려든 것이다. 추를리오니스라니. 상당히 낯선 이름이다. 리투아니아 작곡가이자 화가였던 그는 서른다섯 짧은 생을 마감하기까지 음악 작품 200여 곡과 그림 300여 점을 남겼다. 그는 바르샤바와 라이프치히에서 정규 작

    문화일보 | 2026-05-28 09:24
  • 트리포노프는 차이콥스키 재해석… 조성진은 헨델로 정체성 확장[박찬이의 올댓클래식]

    트리포노프는 차이콥스키 재해석… 조성진은 헨델로 정체성 확장

    스타 피아니스트는 왜 때론 낯선 곡을 치는가. 한때 피아니스트들은 특정 작곡가 이름과 함께 기억되었다. 루빈스타인 하면 쇼팽, 켐프나 브렌델은 베토벤, 시프나 코롤리오프 하면 바흐가 떠오르는 식이다. 오늘날에도 그런 연상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최근 젊은 거장들은 비교적 생소한 레퍼토리를 통해 자신의 예술적 얼굴을 새롭게 그려 나간다. 이때 영역 확장을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세계 무대에서 확고한 지위를 얻은 연주자가 왜 지금, 왜 이 작곡가를 고르는가의 문제다. 공연 프로그램과 음반 목록은 그들의 예술적 정체성을 확장하

    문화일보 | 2026-05-21 09:24
  • 6년 공들여 74세에 발표한 역작… 1887년 초연후 커튼콜 20회[박찬이의 올댓클래식]

    6년 공들여 74세에 발표한 역작… 1887년 초연후 커튼콜 20회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시가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을 초청해 베르디(사진) 오페라 ‘오텔로’ 공연을 추진하면서다. 부산오페라하우스와 부산콘서트홀을 운영하는 클래식부산은 지휘자 정명훈 감독을 중심으로 부산을 세계적 클래식 문화도시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정명훈은 2027년부터 밀라노 라 스칼라 음악감독을 맡을 예정이어서, 이번 ‘오텔로’ 논의는 사실상 부산과 라 스칼라를 잇는 그의 위치와도 맞물려 있다. 새 공연장의 첫 무대는 공간이 향후 어떤 정체성으로 시민에게 남을지 보여주는 상징이자 출발점이다.

    문화일보 | 2026-05-14 09:22
  • 뒤늦게 부모를 이해하는 순간처럼… 미묘하게 어긋난 멜로디와 반주[박찬이의 올댓클래식]

    뒤늦게 부모를 이해하는 순간처럼… 미묘하게 어긋난 멜로디와 반주

    신문 한쪽의 독자 투고 코너는 때론 기사보다 오래 마음에 남는다. 특히 문화일보의 ‘그립습니다’ 지면에는 세상을 떠난 부모를 향한 사연이 자주 실린다. 읽다 보면 한 사람의 생애가 자식의 기억 속에서 얼마나 오래도록 울리는지 깨닫게 된다. 내일은 어버이날이다. 부모님께 전하고 싶었지만 끝내 닿지 못한 말, 늦게서야 알아차린 진심, 돌아오지 않는 시간. 모든 것이 유난히 사무치게 다가올 법한 날이다.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는 바로 그런 늦은 깨달음의 음악이다. 독립곡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원래 가곡집 ‘집시의

    문화일보 | 2026-05-07 09:17
  • 2차대전 미군 사기 고취 위한 곡… 지도층 아닌 시민들에 헌정[박찬이의 올댓클래식]

    2차대전 미군 사기 고취 위한 곡… 지도층 아닌 시민들에 헌정

    내일은 노동절이다. 5월 1일은 오랫동안 ‘근로자의 날’로 불렸으나, 지난해 11월 법률 개정을 통해 ‘노동절’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금년부터 메이데이가 공휴일로 지정되며 온 국민이 함께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빨간 날이 하루 더 늘어났다는 뜻이 아니다. 사회 전체가 노동의 가치를 기념하게 된 것이다.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 공무원과 교사 직종까지 포함해 전 국민이 이날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휴일 지정을 통해 노동절은 사회를 묵묵히 떠받쳐 온 사람들이 전부 호명되는 날이 된 셈이다.

    문화일보 | 2026-04-30 09:14
  • 피터는 현악기, 새는 플루트, 늑대는 호른… 아이들 위한 음악동화[박찬이의 올댓클래식]

    피터는 현악기, 새는 플루트, 늑대는 호른… 아이들 위한 음악동화

    늑구가 돌아왔다. 대전 오월드를 탈출했다가 열흘 만에 생포된 늑대 한 마리가 사회에 미친 파장은 예상보다 컸다. 도심 한가운데 늑대가 돌아다닌다는 사실. 이는 우리네 평온한 일상에 기묘한 이질감과 긴장감을 주기 충분했다. 문명사에서 늑대는 공포, 그리고 인류 본성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했다.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Homo homini lupus).” 로마의 유명한 격언은 이를 선명하게 요약한다. 사람은 서로에게 이빨을 드러내며 물어뜯는 잔혹한 들짐승과 같다는 명제. 이는 맹수의 속성을 요약한 경구이지만, 인간 본연의 공격적이고 파

    문화일보 | 2026-04-23 09:24
  • 예술가 장한나의 행정가 도전… ‘총감독형’ 日 오자와 세이지 참고할 만[박찬이의 올댓클래식]

    예술가 장한나의 행정가 도전… ‘총감독형’ 日 오자와 세이지 참고할 만

    장한나의 예술의전당 사장 임명 소식에 의견이 갈린다. 지인들의 반응도 정확히 반반으로 나뉘어 흥미로웠다. 누군가는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결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혹자는 “부적합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인사”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해프닝도 있었다. 장한나가 SNS에 영어로 예술의전당 ‘President and CEO’로 임명되었다고 알린 게시글이, 한글 자동 번역 과정에서 ‘회장 및 대표이사’로 옮겨졌다. 실제 직책명은 사장이다. 이에 “본인 직함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제

    문화일보 | 2026-04-16 09:14
  • 리스트 공연 보고 실신한 극성팬… 오페라 가수 팬덤 사이 난투극도[박찬이의 올댓클래식]

    리스트 공연 보고 실신한 극성팬… 오페라 가수 팬덤 사이 난투극도

    1841년 베를린, 프란츠 리스트가 연주를 마치고 피아노에서 일어섰다. 청중은 눈물을 흘리며 환호성을 질렀고 일부 여성들은 실신했다. 귀부인들은 그의 장갑을 차지하려 다퉜고, 끊어진 피아노 줄로 팔찌를 만들었으며, 머리카락을 얻기 위해 경쟁했다. 한 여성은 리스트가 버린 시가 꽁초를 주워서 보석이 박힌 목걸이에 넣고 다녔다. 어떤 이는 그가 남긴 커피 찌꺼기를 병에 담아 보관했다. 열광의 이유는 연주만이 아니었다. 그는 당대 기준으로도 잘생긴 외모를 지닌 인물이었다. 길게 흐르는 머리카락, 조각 같은 옆모습, 건반을 누르는 긴 손가

    문화일보 | 2026-04-09 09:11
  • 예수를 십자가로 몰고간 죄… 불협화음으로 드러낸 ‘反유대’[박찬이의 올댓클래식]

    예수를 십자가로 몰고간 죄… 불협화음으로 드러낸 ‘反유대’

    바흐의 ‘요한 수난곡’은 1724년 초연 이후, 음악사에서 가장 강렬한 수난곡 가운데 하나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재판, 십자가형을 다루는 이 작품은 청중에게 경외심을 선사하는 동시에, 오늘날까지 해소되지 않는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이는 반유대주의와 무관한가?” 이 곡은 요한 복음서 서술을 기반으로 한다. 문제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 즉 ‘유대인들(die Juden)’이다. 여기서 유대인은 역사적 지칭을 넘어, 예수 그리스도를 처형으로 몰아가는 집단적 적대자다. 실제로 요한 복음서는 그리스도교 문화권에서 반유대적 정서 형성에

    문화일보 | 2026-04-02 09:14
  • “발레·오페라 누가 관심 있나”… 예술 향한 ‘서늘한 시선’ 불편[박찬이의 올댓클래식]

    “발레·오페라 누가 관심 있나”… 예술 향한 ‘서늘한 시선’ 불편

    최근 티모시 샬라메(사진)가 구설에 올랐다. 그가 오페라와 발레를 향해 던진 한마디는 꽤 직설적이다. “발레나 오페라처럼 ‘이걸 좀 살려야 한다’고 외쳐야 하는 분야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아요. 이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거든요.” 덧붙인 말은 더욱 인상적이다. “아, 이 말로 시청자 14센트어치 잃었겠네.” 이중으로 문제적인 발언이다. 예술을 폄하하고 그에 따를 비판마저 “14센트어치”라는 푼돈으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는 우리 시대가 예술을 바라보는 서늘한 시선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이는 오페라와 발레에 대한 거부감일까.

    문화일보 | 2026-03-26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