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2020 신춘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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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춘문예>이 시대 아픈 아이와 어른들을 향한 따뜻한 위로
- 동화 심사평 ‘우리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요?’ 쌓여 있는 응모작들을 다 읽고 떠오른 질문이다. 작가는 렌즈와 같아 남다른 색과 배율을 가져야 서로 다른 상을 맺을 텐데 이번 응모작들은 바람직하지 않게 유사한 작품이 많았다. 반복되는 소재에 비슷한 등장인물이 예상되는 갈등 끝에 교훈적인 결말을 맺는 이야기들. 담론의 크기가 작품성과 비례하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고통과 소통 부재에 대해 더 크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작품이 아쉬웠다. 본심에 올릴 작품은 다행히 찾을 수 있었다. ‘괴상한 불청객’은 못되게 구는 슬기에게 경찰과 망태할아버지와 호랑이 등, 놀라운 존재들이 찾아오는 과정이 재미있었지만 놀란 슬기가 착해지는 결말이 너무 쉬워서 이야기가 힘을 잃었다. ‘여우잡기놀이’에서는 아이들이 놀이로 친구에게 여우탈을 씌워 괴롭히는데 탈을 다른 아이에게 넘길수록 점점 괴롭힘이 심해진다. 나중에는 탈이 얼굴에 찰싹 달라붙으며 뗄 수 없는 상징이 된다. 인간 본성의 어두운 부분과 군중심리를 잘 표현하다가 마지막에 진짜 여우가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무게가 분산됐다. ‘할아버지의
문화일보 | 2020-01-02 09:22 -
<2020 신춘문예>시시한 글은?… 맞다! 동심을 잃은 글
- 동화 당선소감 : 신윤화 글자를 읽기 전부터 책과 놀았다. 그림 보고 마음대로 읽고, 바꿔서 읽고 그림도 베껴 그리며 온전히 그 세계로 빠져들었다. 공부하면서는 코피 한번 흘리지 않았으면서 책을 보다가는 꼬박 밤을 새우는 바람에 쌍코피가 났다. 유치원에서 생활하다 보니 동화책과 다시 가까워졌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책은 수십 번을 반복해 읽었다. 글자를 모르는 경우에도 말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온전히 책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이런 동화를 쓰고 싶다. 작가는 할머니가 돼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때, 나는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용감하게 시작은 했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치면 손을 놓고 구경을 했다. 그러다 다시 시작하고 주저앉았다가 일어났다. 굼벵이 같은 모습에도 ‘동화세상’ 선생님들은 나를 끊임없이 격려해주셨다. 그리고 드디어 신춘문예 당선 소식을 듣게 됐다. 우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부족한 작품 선택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소식을 전하니 내 일처럼 좋아해주시고 축하해주셨던 ‘동화세상’ 선생님들과 지인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그분들의 ?
문화일보 | 2020-01-02 09:20 -
<2020 신춘문예>벽 하나 - 신윤화
- 동화 당선작 꽃을 평생 한 번 피울까 말까 하는 선인장을 보고 물었다. “할아버지는 예쁘지도 않고 키우기 힘든 걸 왜 키우세요?” “쉿, 듣는다. 사는 법이 다를 뿐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단다. 그러니 너무 뭐라고 하지 마라.” “삐리리, 삐리리.” 옆집 할아버지 휴대전화 소리다. 나는 수틀을 내려놓고 귀를 바싹 벽에 댔다. 할아버지는 삼일째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역시나 휴대전화는 혼자 울리다 끊겼다. 할아버지 방과 내 방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밤에는 할아버지 코 고는 소리도 다 들린다. 그런데 삼일 전부터 할아버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나는 벽에 콩콩콩 노크를 했다. 하지만 콩콩콩 소리는 되돌아오지 않았다. “초인종 눌러도 대답도 없고 대체 어디 가신 거지?” 나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엄마가 벌컥 문을 열었다. “숙제했어?” 엄마는 책상 위에 놓인 수틀을 힐끗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엄마 마트 다녀올 동안 숙제 다 해.” 할 수 없이 수틀을 침대에 던져 놓았다. 내 취미는 수놓기다. 내 방 커튼의 자전거, 이불의 로봇, 베개의 자동차 무늬들은 다 내 작품이다. 부모님?
문화일보 | 2020-01-02 09:18 -
<2020 신춘문예>타인에 대한 연민으로 독자의 하루를 돌아보게 한 ‘축복’
■ 단편소설 심사평 본심에 올라온 총 10편 중, 심사위원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논의한 응모작은 세 편이었다. ‘후에’는 스스로 오래 버텼다고 말하며 교직을 떠난 ‘엄마’라는 캐릭터가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엄마와 나, 친구 진후, 이렇게 셋이 금요일마다 생강떡볶이를 먹으며 한 시절을 보내는 소박한 시절에 대한 회상도. 극적인 상황들 없이도 어떤 작은 것으로 독자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킬 줄 안다는 점이 엿보이기도 했다. ‘유실물’은 개성으로만 보자면 가장 돋보이는 응모작이었다. 특히 자신의 아이가 피해를 입힌 학생을 만나는 장면은 인상적이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은 의도적으로 잠적한 K의 가방 안에 든 유실물이 꼭 딜도여야만 했을까? 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사의 조롱과 딜도, 신체의 결함 등으로만 K의 연민과 의미를 말해주기에는 너무 단순한 상징과 구조가 아니었을까 하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이 단편 전체에 드러난, 수염이 나서 면도를 하는 아내 캐릭터에 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어떤 소설은 독자에게 축복과 같다. 타인에 대한 시선과 연민을 놓치지 않고 또한
문화일보 | 2020-01-02 09:17 -
<2020 신춘문예>소설은 나의 오판·실패 돌아보는 과정
■ 단편소설 당선소감 - 이덕원 저는 자주 오판하고 그래서 실패합니다. 지난 몇 년간 저 자신에 관해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그것뿐입니다. 한번은 그런 사실을 진작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라면 조금은 덜 오판하고 작게 실패하지 않았을까 하면서요. 다른 것은 몰라도 소설을 쓰지는 않았을 것 같더군요. 제게 소설은 오판과 실패를 돌아보는 과정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소설이라는 존재에 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맙습니다. 소설은 제가 엉망일 때마다 부여잡을 수 있는 단 한 가지였습니다. 오랜 친구 앞에서 아이처럼 울어버린 5년 전 겨울밤에도, 지친 부모님께 위안을 드릴 수 없어 자책한 지난여름에도 저는 소설 덕분에 겨우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 고마움과 미안함을 잊지 않고 계속 쓰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아는 만큼 말하고 느낀 만큼 쓰겠습니다. “이건 소설이 아니다.” 지난해 이맘때 꿈에서 뵌 고교 시절 국어 선생님께 들은 말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소설을 쓰면서 종종 그 말을 떠올렸고, 그러면 거짓말처럼 선생님 특유의 차가운 눈빛과 단호한 목소리가 눈앞에서
문화일보 | 2020-01-02 09:15 -
<2020 신춘문예>축복 - 이덕원
■ 단편소설 당선작 - 이덕원 용수 씨와는 이태 전 삼촌네 가게에서 함께 일한 사이였다. 3월 초부터 6월 말까지였으니까 넉 달에 조금 못 미치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이었다. 돌이켜보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격동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내 귀향과 상경도 탄핵과 대선도 모두 그해 봄을 전후해 일어난 일이었으니까. 그렇다고 두 가지 일에 관한 기억이 딱 들어맞는 건 아니었다. 그 무렵 나는 세간의 열띤 분위기에서 한발 옆으로 비켜서 있었다.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인터넷으로 대충 파악하고 마는 식이었다. 평소 정치에 무관심한 편이 아니었는데도 그때는 왠지 그랬다. 그래서 나중에 더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됐을 때는 내가 체감하며 통과해온 시간이 도리어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용수 씨를 우연히 본 날 내가 그런 경험을 얘기하자 여자친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어디 다른 세상에라도 갔다 왔느냐고. 봄이라고는 해도 아직 바람이 찬 3월의 첫 주말 아침이었다. 그래서인지 출근 첫날 아침을 떠올리면 발부리에 차이는 이면도로의 아스팔트가 아주 딱딱했던 기억이 난다. 상가주택단지 초입에서 한참이나 서성?
문화일보 | 2020-01-02 09:14 -
<2020 신춘문예>내면 탐색 능력 뛰어나 앞으로 큰 작품 쓰리라 기대
■ 시 심사평 본심에 오른 18명의 응모작은 고르고 안정된 수준을 보여주었으나 눈에 띄는 한 편은 잘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 ‘자백’은 높은 완성도와 주제에 대한 집중력이, ‘침투’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신인다운 신선함이 눈길을 끌었다. 숙고를 거듭한 끝에 ‘침투’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자백’은 말을 하지 않아야 하는 상황, 혼자인데도 제 안에서 나오려는 원시적이고 무의식적인 발화를 억누르고 스스로 제 말을 검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진실한 발화가 무엇인지 묻는 문제의식이 강렬하다. 삶을 화석화시키는 일상적 발화와 형태도 체계도 없는 무의식적인 발화 사이에 끼어 있는 극적인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이 질문에 긴장감을 끌어올린 점도 음미할 만하다. 그러나 관념을 작위적으로 드러낸 은유가 단점으로 지적됐다. 당선작 ‘침투’는 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화자의 내면과 물속이라는 공간에 대한 미시적이고도 섬세한 묘사가 돋보였다. 이 시는 빈약한 숨통에 존재의 모든 것을 기대야 하는 물속의 상황을 자신에게 부여하고, 몸으로 ‘침투’하는 물의 압력과 숨 막힘, 밀폐된 공간에 대한 두려움,
문화일보 | 2020-01-02 09:10 -
<2020 신춘문예>세상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움 찾아다닐 것
■ 시 당선소감 - 차유오 시를 쓸 때 떠오르는 대로 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의미를 담아 읽어준다. 시를 읽어준 사람들을 잊지 않고 쓸 것이다. 문정희 선생님, 김기택 선생님, 박형준 선생님, 문태준 선생님. 제 시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장 사랑하는 엄마 아빠, 엄마 아빠가 행복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남진우 교수님, 천수호 교수님, 김경후 교수님, 신수정 교수님, 편혜영 교수님, 김유진 교수님, 김효진 교수님, 교수님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사랑하는 박상수 교수님, 교수님의 다정함을 잊지 못할 거예요. 지연아, 지원아, 종희야, 서로를 알고 있는 우리가 좋아. 애리야, 놀 때마다 즐거운 네가 좋아. 유나야, 이상한 얘기를 할 수 있는 네가 좋아. 지수야, 해임아, 싫은 사람을 같이 욕해주는 너희가 좋아. 희진아, 까칠해도 착한 네가 좋아. 희주야, 엽사를 보내주는 네가 좋아. 소랑아, 볼 때마다 웃긴 네가 좋아. 효정아, 나를 이뻐해주는 네가 좋아. 현정아, 나를 이해해주는 네가 좋아. 영후야, 놀려도 웃을 수 있는 네가 좋아. 세영아, 인영아, 혜지야, 하늘아, 강한 너희가 좋아. 태연아, 학회장을 같이한 네
문화일보 | 2020-01-02 09:10 -
<2020 신춘문예>침투 - 차유오
■ 시 당선작 - 차유오 물속에 잠겨 있을 때는 숨만 생각한다 커다란 바위가 된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손바닥으로 물이 들어온다 나는 서서히 빠져나가는 물의 모양을 떠올리고 볼 수 없는 사람의 손바닥을 잡게 된다 물결은 아이의 울음처럼 퍼져나간다 내가 가지 못한 곳까지 흘러가면서 하얀 파동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려 하고 나는 떠오르는 기포가 되어 물 위로 올라간다 숨을 버리고 나면 가빠지는 호흡이 생겨난다 무거워진 공기는 온몸에 달라붙다가 흩어져버린다 물속은 울어도 들키지 않는 곳 슬프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걸 지워준다 계속해서 투명해지는 기억들 이곳에는 내가 잠길 수 있을 만큼의 물이 있다 버린 숨이 입안으로 들어오려 한다
문화일보 | 2020-01-02 09:09 -
<2020 신춘문예>상실한 모든 이들에게 내 마음을 드립니다
- 평론 당선소감 : 임지훈 당신은 충분히 이야기한 걸까? 누군가 부담스러워하지는 않을까 생각하며 스스로 말을 접었던 것은 아닐까? 이젠 괜찮다는 말을 하면서, 사실은 아팠던 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위로라는 말이 너무나 성글게 느껴져 나는 금세 입을 닫아버리고 맙니다. 이토록 부족하고 비겁한 사람임에도 살아있는 까닭은 당신이 나에게 가장 큰 위로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이 글은 오직 당신을 위한 글입니다. 언젠가 당신이 입을 열게 될 때를 위해, 당신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두고 싶었습니다. 내가 늘 당신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걸, 당신의 꿈에서 탈출하지 않을 거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당신과, 아직 만나지 못한 당신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이 자리에서, 영원히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그 자리를 만들어준 심사위원 서영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당신께서 만들어주신 자리에서, 늘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항상 영원하겠습니다. 저에게 아낌없는 가르침을 주신 많은 선생님과 학우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항상 웃고 떠들며 공부할 수 있기를. ?
문화일보 | 2020-01-02 09:08 -
<2020 신춘문예>올해도 응모작 수준 고르게 높았지만 ‘슬픔의 윤리학’이 압권
- 평론 심사평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응모작의 수준은 고르게 높았다. 전체 15편 중 6편이 선자의 수중에 남았다. 이번에도 역시 하나를 고르는 일이 쉽지 않겠구나 싶었는데, 마지막으로 읽었던 임지훈 씨의 ‘슬픔의 윤리학’이 압권이라서 당선작은 어렵지 않게 결정됐다. 이 글을 가장 먼저 읽었다면 심사가 손쉬웠으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임 씨는 제목처럼 슬픔이 지닌 윤리성에 대해 다룬다. 이를 위해 그는 이희형의 ‘예습’, 이은규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김행숙의 ‘잠들지 않는 귀’, 박준의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박소란의 ‘감상’ 등의 시편들과 한강의 장편 ‘소년이 온다’를 소환한다. 이 땅의 한 시대가 목격해야 했던 광주, 용산, 세월호 같은 참사들이 딸려 나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로 우리가 집단적으로 겪어내야 했던 우울과 애도의 정동이 그 밑에 넘실거리고 있는 것 또한 그러하다. 그런데 이 글의 이채로움은, 이 글감들과 정동을 아우르는 벼리로 윤동주의 시 ‘팔복’을 선택했다는 점에 있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라는 저주와도
문화일보 | 2020-01-02 09:08 -
<2020 신춘문예>슬픔의 윤리학 - 문학 속 슬픔과 윤리
- 평론 당선작 : 임지훈 슬픔의 윤리란 상실의 슬픔과 고통 속에서 부산물처럼 떠오르는 윤리입니다. 그렇기에 슬픔의 윤리는 일상의 혼란과 뒤틀림을 동반합니다. 1. 우리가 마주한 슬픔의 의미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 ‘팔복’의 마지막 구절에서 윤동주는 이렇게 말합니다. 슬픔을 소중한 것이라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병리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일상 속에서, 그의 말은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들립니다. 그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놓아봅니다. 당신은 왜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다고,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라 말했던 건가요? 당신이 말하는 슬픔은 대체 무엇이었나요? 유독 사건 사고가 많았던 근래의 시간을 회고하자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참 많은 이들을 잃으며 살아가고 있구나. 상실의 경험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슬픔이 되어 차곡차곡 우리의 일상 아래에 쌓여가는구나. 세월호 사건으로부터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그들의 죽음을 기리는 ‘304 낭독회’나 ‘생일’(감독 이종언)과 같은 사례들을 보자면, 그 생각은 더욱 깊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슬픔의
문화일보 | 2020-01-02 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