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302474 2024 신춘문예
14 | 생성일 2024-01-02 09:06
  • 잘 짜인 구조물… ‘풍경’ 키워드로 변주곡처럼 차곡차곡 분석[2024 신춘문예]

    잘 짜인 구조물… ‘풍경’ 키워드로 변주곡처럼 차곡차곡 분석

    ■ 2024 신춘문예 - 평론 심사평 올해 문화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응모작은 총 12편이었다. 예년보다 적었으나 심사가 쉽지는 않았는데, 그중 미련 없이 손에서 내려놓을 만한 글은 단 한 편 정도였기 때문이다. 문학평론의 대중적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대신 절실하게 문학평론을 하고 싶은 이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또 치열하게 읽고 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기뻤다. 예상했던 대로, 우선 ‘비인간-객체’와의 공생 문제를 다룬 글들이 많았다. 실제로 눈앞에 닥친 기후재난의 징후들, 그리고 문학적으로도 최근 우점종의 자리를

    문화일보 | 2024-01-02 09:43
  • 내 글 읽는 울부짖는 당신… 부디 마음속 희망 발견하길[2024 신춘문예]

    내 글 읽는 울부짖는 당신… 부디 마음속 희망 발견하길

    ■ 2024 신춘문예 - 평론 당선소감 ‘치유하는 풍경, 분유하는 공동체(이기리론)’가 2024년도 문화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선된 것은 내가 아니라 ‘내가 쓴 글’입니다. 나는 그저 ‘내가 쓴 글’을 축하합니다. 내 글에는 나의 지난(한) 날과 나를 거쳐온 모든 당신의 지난(한) 날이 점철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축하하는 일은 곧 당신을 축하하는 일입니다. 반신반의 마음을 가지고 믿고 응원해주신 특별한 당신들께 감사드립니다. 나도 당신들이 진심을 걸고 있는 모든 일을 응원하겠습니다. 진심을 거는 ‘우리’는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문화일보 | 2024-01-02 09:43
  • 치유하는 풍경, 분유하는 공동체(이기리론) - 정원[2024 신춘문예]

    치유하는 풍경, 분유하는 공동체(이기리론) - 정원

    ■ 2024 신춘문예 - 평론 세상에는 ‘잊을 수 없는’ 사람들과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일반적으로 잊어버려도 상관없지만 ‘잊을 수 없는’ 사람들1이다. 나 혹은 우리에게 구원의 순간을 마련해준 사람들부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람들까지. 그리고 한편에는 폭력과 무관심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나의 운명일 수도 있었을 그들은 우리에게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다. 공동체는 ‘그들’을 최소한으로 삭감하기 위해, 최대한 재현할 필요가 있다. 시는 공동체의 상처를 재현하고 폭력을 형상화하면서 사회의 ‘앓는 마음’을 공표하고, 독자는 그 마음을 들여다보며 분노와 비극의 정념을 분유하고 폭압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었다. 시인은 자기 상처를 시에 기입하면서 그 상처의 자리로부터 멀어지고 슬픔을 경감시킨다. 그리고 독자는 그 시적 화자와 더불어 그 ‘거리’와 함께 치유한다. 그러나 상처를 기입하는 일이 시작(詩作)의 전부는 아니다. 상처의 과잉은 하이네가 낭만파 시인들에게 했던 비난처럼 문학을 “거대한 병원(ein großes Lazarett)”2으로 전락시킨다. 감상적 요설로,

    문화일보 | 2024-01-02 09:42
  • 면접 스터디 - 강지수[2024 신춘문예]

    면접 스터디 - 강지수

    ■ 2024 신춘문예 - 시 허리를 반으로 접고 아 소리를 내면 그게 진짜 목소리라고 한다 진짜 목소리로 말하면 신뢰와 호감을 얻을 수 있다고 그러자 방에 있던 열댓 명의 사람들이 제각기 허리를 숙인 채 아 아 아 소리를 낸다 복부에서 흘러나오는 진짜 목소리가 방 안을 채운다 이제 그 음역대로 말하는 겁니다 억지로 꾸며낸 목소리가 아닌 진짜 당신의 목소리로요 엉거주춤 허리를 편 사람들이 첫인사를 나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저는 대전에서 왔고…… 멋쩍은 미소를 짓고 몇 번 더듬기도 하면서 말을 하다가 불쑥 허리를 접고 다시 아 아 거리는 이도 있다 나는 구석에 앉아 이 광경을 바라본다 선생님이 손짓한다 이리 와서 진짜 목소리를 찾아보세요 쭈뼛거리며 무리의 가장자리에 선다 허리를 숙인다 정강이가 보이고 뒤통수가 시원하다 아 아 아 낮지도 높지도 않은 미지근적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옆집 아이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 어색하게 안부를 물을 때 보다는 낮고 지저분한 소문을 전할 때 보다는 높다 언뜻 저 사람과 그 옆 사람의 목소리하고 똑같다 우리 셋이 동시에 얘기하면 참 재미있겠죠 진지한 모?

    문화일보 | 2024-01-02 09:40
  • 말 안에 깃든 폭력성 ‘참을 수 없어서’쓴다 [2024 신춘문예]

    말 안에 깃든 폭력성 ‘참을 수 없어서’쓴다

    ■ 2024 신춘문예 - 시 당선 소감 참을 수 없음. 저는 참을 수 없어서 시를 쓰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그토록 참을 수 없느냐고 묻는다면, 공교롭게도 어떤 ‘말’들이라고 답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선함’과 ‘아름다움’과 ‘멋짐’과 ‘성실함’ 같은 말들 안에 깃든 폭력성을 참을 수 없습니다. 어렸을 적 우리 집 가훈은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자’였는데, 언젠가부터는 ‘사회’라는 말도 ‘필요’라는 말도, 심지어는 ‘되자’라는 말도 견딜 수 없었습니다. 어떤 말에 들어맞는 사람이 되면 사는 게 편하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결국 제가 찾는 건 그

    문화일보 | 2024-01-02 09:40
  • 진짜·가짜, 진심·위선의 문제 유쾌하게 풀어내… 한국詩 밝힐 신예 출현[2024 신춘문예]

    진짜·가짜, 진심·위선의 문제 유쾌하게 풀어내… 한국詩 밝힐 신예 출현

    ■ 2024 신춘문예 - 시 심사평 응모작들에서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미래 지향적인 목소리가 부족한 대신 지금 우리 시대의 현실과 문제를 조용하지만 차분하게 관조하는 서정적이고 성찰적인 목소리가 감지되었다. 종교적 의미로서보다는 자기 존재 탐구의 수단으로서 신이나 천사 등 초월적 존재를 모티프로 한 시와 그 반대로 가까운 친척이나 동료들이 등장하여 익숙한 삶을 뒤집어보는 일상형의 시가 함께 나타나는 현상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었다. 일상형의 시에서는 청년취업 문제나 주택 문제, 부채 문제 등과 관계된 시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심사는 예·본심을 통합해 진행되었다

    문화일보 | 2024-01-02 09:39
  • “왜 쓰냐고요? 글을 쓸때 비로소 ‘나’ 같거든요” [2024 신춘문예]

    “왜 쓰냐고요? 글을 쓸때 비로소 ‘나’ 같거든요”

    ■ 2024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4人 인터뷰 시 - 강지수 취업 위해 자신을 재조립하는 현실 써 소설 - 기명진 어릴때 꿈…아이 키워놓고 겨우 도전 동화 - 박서현 자연스럽게 위로 전하는 이야기 쓸것 평론 - 정원 시 해석하듯 삶도 자유롭게 살고 싶어 “2024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등단을 꿈꾸는 수많은 작가

    박세희 특파원 | 2024-01-02 09:27
  • 유명한 기름집 - 기명진[2024 신춘문예]

    유명한 기름집 - 기명진

    ■ 2024 신춘문예 - 소설 기름집은 문을 연 지 삼십 년이 넘었다. 경기도 동쪽의 끄트머리에 있었다. 몇 년 전 그 앞에 지하철역까지 생겼다. 안 그래도 잘되는 집인데 더 대박이 터지고 말았다. 해수는 내게 그곳에 같이 가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찌꺼기가 하나도 없이 깨끗하다는 참기름, 들기름을 산 다음 근처의 민물매운탕집에 가서 점심을 먹자고 했다. 참깨, 들깨를 한 말씩 짜면 각각 큰 페트로 한 병이 나왔다. 참기름은 삼만 원, 들기름은 칠만 원으로 두 병을 다 하면 십만 원이다. 왕복 네 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기름 십만 원어치를 사려고 간다? 내키지 않아 하는 내게 해수는 국산으로 짤 경우에만 비싸다고 강조했다. 중국산은 안 비싸. 그 말을 들으니 더더욱 가고 싶지 않았다. 결국 기름집 가는 약속을 잡고 말았다. 십오 년 만의 만남이었다. 참기름 한 통을 국산으로 사주겠다고 해수가 제안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 근처에 절이 있었다. 해수는 가는 김에 그 절에도 들르자고 했다. 매운탕도 먹고 기름도 짜고 절에도 가 보자. 나는 밥이나 기름보다 절이 제일 당겼다. 대학 다닐 때 해수가 해 준 이야기가 있

    문화일보 | 2024-01-02 09:26
  • ‘나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 쪼그라들지 않고 말할 것[2024 신춘문예]

    ‘나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 쪼그라들지 않고 말할 것

    ■ 2024 신춘문예 - 소설 당선 소감 몇 년 동안 십이월만 되면 몸도 마음도 부산했다.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쥐고 살았다. 혹시나 신문사에서 연락이 올까 말까 애면글면 전전긍긍. 세상 모든 스팸 전화도 이때엔 다 받는다. 올해는 특히 심란했다. 이번 해에도 안 되는 것인가! 벌써 좌절부터 하고 있었다. 일부러 마음을 다스리려 여러 책을 읽었다.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영화도 여럿 봤다. 한 장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또, 썼다. 응모했던 소설을 다시 읽어보았고 장편을 쓰기 시작했다. 쓰는 글 또한 눈에 잘 들어오진 않았으나 마음엔

    문화일보 | 2024-01-02 09:24
  • 작품 네 편 ‘치열한 경합’… 삶을 대하는 깊이있는 시선 돋보여[2024 신춘문예]

    작품 네 편 ‘치열한 경합’… 삶을 대하는 깊이있는 시선 돋보여

    ■ 2024 신춘문예 - 소설 심사평 완성도 높은 응모작이 많아 한 편의 당선작을 뽑는 자리에서 열띤 의견이 오갈 수밖에 없었다. 문장을 꼼꼼히 살피고, 상투적인 설정이나 오류가 없는지 수차례 검토한 끝에 비로소 당선작을 고를 수 있었다. 최종심에서 논의된 작품은 네 편이다. ‘고요한 산책’은 세련된 전개 방식과 톤이 눈길을 끌었다. 인물들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래를 도모하려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벤치 문장’이 소설 속에서 크게 기능하지 못했고, 문장 수정을 조금 더 꼼꼼하게 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

    문화일보 | 2024-01-02 09:24
  • 역대 당선자들이 말한다 ‘나에게 신춘문예란… ’ [2024 신춘문예]

    역대 당선자들이 말한다 ‘나에게 신춘문예란… ’

    ■ 2024 신춘문예 마치 루카치의 별처럼 길 밝혀줘 2008년 소설 등단 - 정소현 내 어린 시절의 꿈은 소설가가 아니었다.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 줄도 모른 채 늘 무용한 것에 빠져들어 인생을 낭비했다. 아무 책이나 읽고 아무 음악이나 들으며 아무 버스나 타고 아무 곳에나 내려 정처 없이 걸었고, 하지 않았다면 더 나았거나 별 의미 없는 일들을 경험했으며, 직업과는 관계없이 쾌락만을 위해 공부했다. 암흑 속을 배회하던 나에게 신춘문예는 마치 루카치의 별처럼 나침반이 되어주고 길을 밝혀주었다. 신춘문예를 통과하고 난 뒤 나는 그간 보낸 무의미했던 시간들이 지닌 의미를 알게 됐고, 소설가가 되는 것이 오랜 시간 내가 염원했던 일임을 깨달았다. 비로소 나는 진짜 소설가가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 두돌 아이가 “됐다” 하듯 꽉찬 기분 2012년 평론 등단 - 신샛별 나는 요즘 육아 중이다. 두 돌이 된 아기는 말을 배우느라 바쁘다. 최근 애용하는 단어는 ‘되다’인데, 밥을 다 먹고 칭찬을 기다릴 때도, 옷 입기 싫다고 손사래를 칠 때도 늘 ‘됐다’고 한다. 오늘 아이가 새 용례를 보탰다

    문화일보 | 2024-01-02 09:22
  • 어린왕자의 별 연상돼… 휴머노이드 입장서 가족 그려내 새로워[2024 신춘문예]

    어린왕자의 별 연상돼… 휴머노이드 입장서 가족 그려내 새로워

    ■ 2024 신춘문예 - 동화 심사평 어린이들의 생활 세계를 사실적으로 다룬 작품부터 역사동화, 판타지, 과학소설(SF) 등 다양한 작품들이 투고되었다. 소재의 측면에서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작품들이 다수였다. 한 가지 가슴 아픈 점이 있다면 방치되거나 학대받는 어린이의 삶을 담은 작품이 두드러지게 늘었다는 것이다. 그늘에 감춰진 어린이의 삶을 적극적으로 조명하려는 작가들의 노력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어린이들이 각종 위기 속에 고립되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동정과 연민의 메시지에 머무르지 말고 더 사려 깊은 고민과 함께 이 주제

    문화일보 | 2024-01-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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