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고정물

S010302524 2025 신춘문예
13 | 생성일 2025-01-02 09:14
  • 문학은 영원히 무지의 영역… 그래서 더 알고자 동경할것[2025 신춘문예]

    문학은 영원히 무지의 영역… 그래서 더 알고자 동경할것

    ■ 2025 신춘문예 - 평론 당선소감 수상한 시절을 지나는 와중입니다. 막막한 마음으로 문학의 효용을 생각하다 보면, 도통 모르겠다는 무력감에 도달해버리고는 합니다. 너무도 많은 몰상식과 죽음과 비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최악을 갱신하는데, 문학은 아득하고도 대책 없이 최선의 모습으로 마냥 그곳에 있습니다. 얄밉기도 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부끄럽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부단하게 읽고 쓰고 있지도 못하면서 손쉽게 부끄럽다며 고백하는 스스로가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부끄럽고 실망스러운 심지어 섣부른 고백을 하자면, 문학은 영원히 제게 무지의

    문화일보 | 2025-01-02 09:32
  • 젠더 이슈에 비평적 개입… 20년전과 최근을 매끄럽게 묶어내[2025 신춘문예]

    젠더 이슈에 비평적 개입… 20년전과 최근을 매끄럽게 묶어내

    ■ 2025 신춘문예 - 평론 심사평 매년 그렇듯, 문학 평론 분야의 투고작 수는 다른 장르 투고작 수를 절대적으로 밑돌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는데 올해 이 부문 투고작 수만 놓고 보면 평년의 두 배에 달했다. 이른바 ‘한강 효과’가 문학 평론 부문에까지 미칠 줄은 몰랐다. 새삼 노벨 문학상 수상의 ‘사건성’을 실감했다. 평년보다 훨씬 많은 작품이 투고되었으니 기대도 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려도 없지 않았는데, 이런 현상이 일시적이어서 채 가다듬어지지 않은 평문들이 많이 투고되지 않았을까 싶은 이유였다. 그랬으니 한 편 한 편 읽어 나갈수록

    문화일보 | 2025-01-02 09:30
  • <구인> 광명기업 - 김용희[2025 신춘문예]

    <구인> 광명기업 - 김용희

    ■ 2025 신춘문예 - 시 외국인 친구를 사귀려면 여기로 와요 압둘, 쿤, 표씨투 친해지면 각자의 신에게 기도해줄 거예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글로벌 회사랍니다 요즘은 각자도생이라지만 도는 멀고 생은 가까운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해요 매운맛 짠맛 단맛 모두 준비되어 있어요 성실한 태양 아래 정직한 땀을 흘려봐요 투자에 실패해 실성한 사람 하나쯤 알고 있지 않나요? 압둘, 땀 흘리고 먹는 점심은 맛있지? 압둘이 얘기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면 입맛이 없어요 농담도 잘하는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봐요 쿤과 표씨투가 싱긋 웃습니다 서서히 표정을 잃게 되어도

    문화일보 | 2025-01-02 09:26
  • Frame? Flame! <김민정, 이소호, 권박의 첫 시집을 중심으로¹> - 송연정[2025 신춘문예]

    Frame? Flame! <김민정, 이소호, 권박의 첫 시집을 중심으로¹> - 송연정

    ■ 2025 신춘문예 - 평론 현실을 짊어진 채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에게 ‘프레임을 부수자’라는 말은 듣기 좋은 동시에 자못 허황되다. 여전히 건재한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개인이 프레임을 부순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무엇보다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 역시 개인에게 씌워진 하나의 프레임이 아닌지 우리는 깊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 갇힌 채 말하기 당신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큰 육면체 하나가 있다고 가정하자. 육면체로 향한 당신은 그 안에 자리 잡는다. 자, 이제부터 당신은 그 육면체가 허용한 한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먹는 일, 잠자는 일과 같은 지극히 원초적인 행위뿐 아니라 일상을 이루는 모든 일을 육면체의 안에서만 수행해야 한다면, 그 상황을 납득할 수 있겠는가? 앞선 조건은 뭇사람들에게 그리 유쾌하지 못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며, 심지어 듣는 이에 따라서는 불쾌감까지도 느끼게 만든다. 행동반경이 한정될 때 우리는 그곳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충동 내지는 반항심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이 육면체를 인식의 차원으로 끌고 와 추상적인 모양으로 다시 빚어낸다면 그것이 바로 ‘?

    문화일보 | 2025-01-02 09:25
  • 말 걸어주고 들어주는 소설… 그속에 다정함 있다고 믿어[2025 신춘문예]

    말 걸어주고 들어주는 소설… 그속에 다정함 있다고 믿어

    ■ 2025 신춘문예 - 소설 당선소감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한 최근이었다. 사랑일까 같은 것. 투고 후 우리 집 고양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올 한 해 네가 건강히 지내주었으니 당선 소식을 받지 못해도 슬퍼하지 않겠다고. 학수고대하는 소식이지만 반려동물이 아프지 않은 게 더 좋다 여겼다. 사랑일까. 거리에서 일상에서 SNS에서 2024년 12월을 말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고민했다. 올바른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달라져야 한다고, 나아가자고 얘기하는 그 목소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순간순간 존경과 경의를 넘은 어떤 감정이 일었다. 사랑일까. 당선 전화를 받자마자 떠오른 사람이 있다. 나의 영원한 첫 선배, 썰선배. 축하해줄 선배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언제든 어디서든 나를 지켜봐 주고 있을 언니. 썰선배는 내게 슬픈 이름이 아니라 따뜻한 이름이라는 걸 되새겼다. 이 모두 사랑이었고 사랑이고 사랑일 것이라 확신한다.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더 많이 다짐한다. 가끔 들르는 나를 기억해 동네서점에서 먼저 인사해주는 이를 보고, 연말모임에서 펜을 선물하는 이를 보고, 첫 만남에 집에서 구운 머핀을 가져?

    문화일보 | 2025-01-02 09:25
  • 이타적 가면 뒤 숨겨진 이기적 모습… 차분한 문장 담아낸 수작[2025 신춘문예]

    이타적 가면 뒤 숨겨진 이기적 모습… 차분한 문장 담아낸 수작

    ■ 2025 신춘문예 - 소설 심사평 홍수처럼 넘쳐나던 응모작들의 경향을 먼저 살펴보면, 하나는 ‘경계 허물기와 공존’. 자연과 인간 간의 경계, 국경, 국적, 피부색, 계층 간의 경계 등 복잡하게 얽혀 그어져 있는 경계로 인해 발생한 분노와 좌절감, 경계를 접점화하고자 하는 분투. 올 응모작들에서 새롭게 눈에 띈 경향 중 하나인 ‘가면을 쓴 인격인 페르소나에서 교묘하게 진화한 가면과 가식 고발’.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노동 혹은 생존 공간을 확보하고 지켜내기 위한 분투’가 사실적으로 핍진하게 그려진 응모작들도 꽤 됐다. ‘세습되는 계층 간의 골 깊은

    문화일보 | 2025-01-02 09:25
  • 할아버지 로켓 위로 솟은 아이의 마음… 동화의 심장을 겨냥했다[2025 신춘문예]

    할아버지 로켓 위로 솟은 아이의 마음… 동화의 심장을 겨냥했다

    ■ 2025 신춘문예 - 동화 심사평 올해 신춘문예는 지난해보다 투고 작품이 늘었고 SF 동화의 비율이 줄어든 반면 어린이의 생활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사실적으로 다룬 작품이 많았다. 그중 다수가 가족이나 또래의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었는데 이를 제3의 시선이 아닌 1인칭으로 서술했다. 서로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간절해진 현실 속에서 생사조차 묻기 어려운 작은 생명들이 꾸준히 등장한다. 이것이 가리키는 바는 무엇일까. 경쟁은 과시하면서 생명은 업신여기는 사회, 밀려드는 기후 위기에 대한 어두운 전망, 이에 따른 생존 불안, 또는 생태 불안이 동화

    문화일보 | 2025-01-02 09:23
  • 걸어도 되나 했던 길 출발… ‘다채로운 존재’ 위해 쓸 것[2025 신춘문예]

    걸어도 되나 했던 길 출발… ‘다채로운 존재’ 위해 쓸 것

    ■ 2025 신춘문예 - 동화 당선 소감 잘 잊어버리고 자주 헷갈리는 편이지만, 제가 처음 쓴 글만큼은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학교 숙제로 쓴 동화 패러디였습니다. 신데렐라가 왕자의 청혼을 거절하고 재봉사가 되어 꿈을 이뤘다는 사실을 요정으로부터 전해 들은 소녀가 역시 꿈을 좇는 이야기였죠. 선생님이 반 친구들 앞에서 낭독하도록 했을 때 이름을 모르는 감정들이 몸 안을 간질였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재미있었습니다. 인터넷 공간에 자유로이 글을 쓰고 내보일 수 있게 되면서 그것으로 충분하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책을 내고 싶은

    문화일보 | 2025-01-02 09:22
  • 늦은 시작 조급함 있었지만… 쓰다보면 아무 생각도 안나[2025 신춘문예]

    늦은 시작 조급함 있었지만… 쓰다보면 아무 생각도 안나

    ■ 2025 신춘문예 - 시 당선소감 저는 2025년 1월을 보고 있었습니다. 듣고자 하는 강의를 고르고 2개의 공모전을 준비하던 참이었어요. 당선 연락을 받고 “와… 이런 일이 다 있네”라는 말을 오십 번도 넘게 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이름을 불러주신 나희덕, 문태준, 박형준 심사위원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시는 멀리 있다 생각했습니다. 시를 쓰는 건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나 특별한 사람들의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활과 일상만을 쥐고 지내던 때가 오래였습니다. 이제니 시인님을 만나고 늘 몸과 함께하는 그림자처럼 시가 곁에 있다는 걸 알았습니

    문화일보 | 2025-01-02 09:21
  • 친칠라취급주의 - 이상하[2025 신춘문예]

    친칠라취급주의 - 이상하

    ■ 2025 신춘문예 - 소설 “누니가 하은이를 힘들게 한대” 현서에게 들은 하은 씨는 제게 그런 사람이었어요. 아무 말이나 쉽게 뱉는 사람. 현서는 하은 씨를 사랑으로 견디며 달래는 사람. “가만 보면 임여진, 너도 하은이랑 비슷한 데가 있어” 현서가 재간이 좋거든요. 자주 가출했던 현서는 항상 거부할 수 없는 말로 저를 찾았죠. 현관문을 열기 전부터 그만두어야겠다고 이미 다짐했는지도 몰라요. 오늘 낮에 지인으로부터 친칠라에 대한 말을 들어서겠죠. 하은 씨라고, 과장님께 말한 적은 없을 거예요. 하은 씨와 마주했던 두 시간 남짓을 되짚어보며 저는 집 현관문 앞에 섰습니다. 도어록 번호를 누르고 손잡이를 잡았는데, 들어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어요. 가만히 서서 에어컨을 켜 놓은 집 안과 케이지 속 친칠라를 상상했어요. 친칠라는 제가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이유였어요. 하지만 친칠라를 위해 에어컨을 켜고 나온 저도 웃기죠. 에어컨을 켜놓은 이유요? 친칠라가 높은 온도에 취약하거든요. 지금 여기, 에어컨이 틀어져 있는 이 사무실 정도면 친칠라에게 적절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과장님, 친칠라 아시죠? 햄스

    문화일보 | 2025-01-02 09:20
  • 노동문제 발랄한 문장으로 녹여내… 우리 시대의 진화된 노동詩[2025 신춘문예]

    노동문제 발랄한 문장으로 녹여내… 우리 시대의 진화된 노동詩

    ■ 2025 신춘문예 - 시 심사평 암울한 코로나19 시기를 지나 자신과 세계의 관계를 재정립해 나가는 탄력적인 상상력과 경쾌하고 발랄한 목소리를 우리 시의 뜨거운 현장에서 만나는 즐거움이 컸다. 심사 내내 젊은 층의 투고가 두드러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삶 속에서 얻어지는 문장들과 상상화된 것을 통해 역으로 깊이 있게 현실을 성찰하는 시편들에서 ‘나’를 관찰하고 ‘나’를 정립하고자 하는 활달한 시적 의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응모작들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겠다. 첫 번째로 생활시편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여기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일상의 감정이나 사건

    문화일보 | 2025-01-02 09:18
  • 로켓과 티포트 - 고민실[2025 신춘문예]

    로켓과 티포트 - 고민실

    ■ 2025 신춘문예 - 동화 다시 봐도 경비원 할아버지가 만드는 로켓은 굉장했다. 이것에 비하면 다른 로켓 키트들은 전부 시시해 보였다. 전기주전자는 우리 집에 있는 것보다 성능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물이 끓지 않았다. 그동안 경비원 할아버지가 침을 튀기며 전기주전자를 자랑했다. “이게 독일제야, 독일제. 내가 젊을 때 독일에서 일했거든. 그때는 독일제 하면 알아줬어…” 전기주전자를 경비원 할아버지는 티포트라고 불렀다. “일, 이, 삼, 사….” 술래가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숨을 곳을 찾았다. 놀이터에

    문화일보 | 2025-01-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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