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에 피가?… 치질 숨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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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08-09-2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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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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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색하기 싫어하지만 많은 사람이 고생하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치질’이다. 현대인의 경우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스트레스에다 과음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늘어나면서 치질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치질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01년 15만2000여명에서 2007년 21만8000여명으로 40% 이상 늘어났다.

치질은 초기에 발견해 좌욕이나 연고로 적절히 치료하고 관리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그러나 그릇된 지식으로 증세를 악화시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된다. 항문 안팎 질환인 치질은 치핵, 치루, 치열이 대표적이다. 각각의 증상이나 치료 및 예방법에 차이가 있으므로 질환의 종류와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항문 속에 혈관 덩어리가 생기는 ‘치핵’= 정상적인 항문벽은 배변 때 쿠션역할을 하도록 적당한 양의 혈관조직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치핵은 이 혈관조직망과 점막이 부풀거나 늘어져 덩어리가 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심하면 항문 밖으로 돌출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항문에 힘을 뺀 채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습관화된 경우에는 항문 주위 혈관에 피가 고여 늘어나게 되고 이것이 커져 ‘치핵’으로 발전한다. 또 헬스, 등산 등 복압이 올라가는 과격한 운동과 여성의 경우 출산 등이 증상을 심화시키며, 특히 음주는 혈관을 확장시켜 항문 출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치핵은 혈관덩어리가 항문 안에 있는 경우 내치핵, 항문 밖에 생기는 경우 외치핵이라고 한다. 내치핵은 증상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눌 수 있다. 1기는 치핵이 생겼으나 밖으로 빠지지 않아 가끔씩 변에 피가 묻어나오는 상태이고, 2기는 치핵이 배변시 밖으로 빠지나 저절로 들어가서 별로 불편하지 않은 경우다. 3기는 배변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와서 저절로 들어가지 않아 인위적으로 밀어넣어야 하는 경우이고, 4기는 항문 밖으로 나온 치핵을 인위적으로 밀어넣어도 안들어가고, 들어가더라도 쉽게 다시 나오는 경우다.

정인목 서울특별시립보라매병원 외과 교수는 “이중 1기, 2기에는 좌욕이나 연고, 내복약 등의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3기 이상이면 절제수술을 해야 한다”며 “초기에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할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치핵은 혈전이 부어 있는 기간이 1년에 3주 이상이거나 수시로 출혈과 통증이 생기면 제거수술을 받아야 한다.

◆진물이나 고름이 나오면 ‘치루’=‘치루’는 항문 안쪽에 생긴 구멍을 통해 항문 바깥쪽 옆으로 샛길이 뚫려 있는 상태로 이 샛길을 통해 진물이나 고름이 계속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가스나 변이 새기도 한다. 손으로 만져보면 항문 쪽을 향해 있는 딱딱한 줄기가 만져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깊은 곳에 있는 경우는 겉으로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진단이 더욱 어렵다.

설사나 과로로 몸의 저항이 떨어지면 항문에 세균이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켜 치루나 항문 주위 농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치루는 치루관을 제거하지 않으면 또다시 염증이 재발되므로 수술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치료가 힘든 복잡치루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술은 고름이 나오는 치루관을 절개하며 항문을 조이는 괄약근을 부분적으로 자르는 방법이 사용된다.

◆변 볼 때 피가 나고 아프면 ‘치열’ = 변을 볼 때 피가 나고 아플 때는 ‘치열’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항문 괄약근이 좁아지면서 변을 볼 때 찢어지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변 본 후에도 몇 시간씩 심한 통증을 느낀다. 대개 변비로 인한 딱딱하고 굳은 변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치열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욱 많이 나타나는 병이다. 항문이 좁아지기 전 상태인 1~2개월 미만의 급성 치열은 충분한 식이섬유소 섭취와 지속적인 좌욕을 통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감각이 예민한 부위가 찢어지기 때문에 변을 볼 때 통증과 출혈이 나타나는데 치열이 오래돼 항문이 이미 좁아져 있는 만성 치열은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 이미 항문 괄약근이 좁아진 만성치열에서는 좁아진 항문을 넓히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섬유화돼 신축성을 잃고 좁아져 있는 내괄약근을 부분적으로 절개해 항문을 넓히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 치질 이렇게 예방하세요


▲ 배변때 너무 힘을 주지 않는다 = ▲ 배변시 배에 힘을 줘 복압이 올라가면 항문의 혈관이 확장되는데 이런 배변 작용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되면 처음보다 혈관이 확장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장의 수축 작용으로 배변이 이뤄져야 치핵 예방에 좋다. 또 장시간에 걸쳐 배변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그만큼 항문의 혈관이 늘어나게 되므로 치핵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 역시 치핵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 음주하면 치핵의 혈관도 확장 =▲ 음주를 하면 혈관이 확장되는데 치핵의 혈관도 확장되어 출혈을 일으키기 쉽다. 또 치핵은 몸이 피곤하면 치핵의 혈관 안에 혈구세포가 달라붙어 혈전을 일으켜 항문에 응어리가 만져지고 심하면 퉁퉁 붓게 되는데 통증이 아주 심하다. 심한 음주는 대개 피곤을 동반하게 되므로 음주 후에 항문이 붓고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음주가 치핵을 자라게 하지는 않지만 음주는 치핵에 많은 합병증을 유발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 장시간 앉아있는 것 피해야 =앉아 있을 때는 항문 괄약근이 느슨해지고 상체의 수압이 작용하므로 항문관의 혈관이 확장되기 쉽다. 따라서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직업 역시 치핵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또 육체적 활동이 부족하기 쉬운 직업도 배변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치핵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섬유질음식 충분히 섭취 = 변비가 있으면 배변이 힘들어 자연스럽게 배에 힘을 많이 주게 된다. 따라서 항문관의 혈관도 확장되어 장기간 변비가 있었던 사람은 치핵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줄여 배변이 수월해지도록 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변비가 좋아지지 않으면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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