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미래당, 保守 맹주 쟁탈전… 멀어진 선거연대

후보자별 비공식 연대 그칠듯

6·13 지방선거가 3일로 71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보수 주도권 쟁탈전을 이어가면서 양당 간 공식 선거연대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 진영의 연대는 기껏해야 중앙당이 아닌 지역 차원의 후보 단일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당과의) 선거연대(가능성)는 50%도 아니고 제로(0)”라며 “한국당과의 당 대 당 연대는 우리 당 존립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의 한 재선의원도 “(한국당과의 선거연대를 시사한) 유승민 공동대표의 발언이 나온 직후 의원들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격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며 “의원들 간 온도 차가 없는 건 아니지만 유 대표 역시 ‘당내 동의’를 연대의 선결 조건으로 꼽은 만큼 이전보다 선거연대라는 단어가 금기시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바른미래당은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을 기대하고 있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계기로 보수층을 포함한 반여권 성향 유권자들이 바른미래당에 표를 몰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른정당 출신의 한 의원은 “안 위원장의 등장이 전국적으로 보수층의 전략적 투표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도 홍준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의 ‘선거연대 불가’ 의지가 강해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홍 대표는 전날(2일) 페이스북 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19대) 대선 때와는 달리 보수 우파의 결집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난 한국당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수 연대는 기초단체장 선거 등에서 개별 후보자 간 연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공식 선거연대가 없다 해도 보수 표심 분열로 직격탄을 맞을 후보들이 암묵적으로 힘을 합치는 것까지 막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