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82% “경찰 안 믿는다”

  • 문화일보
  • 입력 2019-10-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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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특별법 15주년…‘서울시 지원협의회’ 127명 조사

경찰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업주와 유착됐다는 의혹 때문”
66%가“사전에 단속정보들어”
“성매수 경찰 본적 있다”25%


성매매특별법이 올해로 시행 15주년을 맞은 가운데 성매매 산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여성 10명 중 8명은 경찰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매매 단속 및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이 정작 특별법의 취지와 달리 성매매 피해자의 인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1일 서울시 성매매피해여성지원협의회가 최근 5년 이내 서울지역에서 산업형 성매매 경험을 가진 여성 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찰 신뢰 여부’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105명(82.7%)이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업주와 유착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28명, 27.7%)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경찰이 성구매를 하러 (손님으로) 온 적이 있었기 때문(26명, 25.7%) △도움을 요청해 봤으나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25명, 24.8%) △이전에 성매매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때 좋지 않은 경험을 했기 때문(16명, 15.9%)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중복 응답을 포함하면 ‘업주와 유착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란 답변이 45.6%, ‘경찰이 성구매를 하러 (손님으로) 온 적이 있었기 때문’이 41.7%에 달했다.

특히 응답자 중 82명(66.7%)은 경찰 단속 회피 경험 및 단속 정보 등에 대해 ‘사전에 경찰 단속에 관한 정보를 들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47명(57.3%)은 경찰 단속 정보를 사전에 듣고 1회 이상 회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경찰과 성매매 업소 사이의 유착관계가 법원에서 확인된 적도 있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문경훈 판사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박모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억2551만 원을 명령했다. 성매매업소에 단속 정보를 알려준 뒤 성 접대 등을 받은 성매매 단속 부서 A 경위 등 현직 경찰관 9명도 구속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인권침해 상황 대처 및 어려움에 대해 응답한 119명 중 △외부에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24.4%) △업소 홍보 프로필 촬영을 강요했다(26.1%) △나를 성폭행했다(23.5%)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20% 이상이었다.

협의회는 “여성들은 본인이 처벌될 수 있다는 염려, 경찰에 대한 불신, 피해지원기관 정보로부터의 배제로 자신의 억압적 상황을 호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성매매피해상담소와 지원시설 등을 통해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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