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민주완파’ 국민이 막아야 한다

  • 문화일보
  • 입력 2022-04-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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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주필

검수완박 反민주 폭거 신호탄
히틀러도 立法으로 독재 구축
총선까지 2년 민주주의 大위기

文 비리 뇌관 일거에 터질 조짐
방탄법 만들어도 폭발 못 막아
尹 발목 잡아 식물정부 노릴 것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간발의 차이로나마 이겼기에 망정이지, 더불어민주당이 이겼더라면 ‘민주완파(민주주의 완전 파괴)’로 직행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패배했음에도 검수완박을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인다. 민주주의 규범은 물론, 상식과 이성의 궤도에서도 완전히 탈선했다.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은 기본적으로 위헌성이 뚜렷하고, 내용의 졸속·부실도 심각하다. 범죄 대응 역량과 인권 보호 장치를 심각하게 망가뜨려 부패가 완전히 판치는 ‘부패완판’을 부른다.

더 심각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에 ‘대못’을 박기 위해 민주주의의 핵심인 절차적 정당성조차 무시한다는 사실이다. 민주당 소속이라도 ‘성향’이 의심스러우면 솎아내고, 그 자리를 강경파들로 채웠다.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을 법사위로 옮기고, 다음 날 탈당시켜 ‘무소속 몫’ 안건조정위원을 노린다. 이 모든 것이 국민의힘 반대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조치다. 쟁점 법안에 대한 숙의(熟議)를 위해 도입한 국회선진화법 취지를 짓밟고, 정치적 신분을 세탁해 부당한 몫을 챙기는 야바위 정치다. 나쁜 짓도 처음 하는 게 어렵지, 일단 한번 해보면 그 뒤엔 대수롭지 않게 저지르게 된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삼권분립과 정부 중립의 훼손으로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협에 처했지만, 이번 검수완박 사태는 입법을 통한 독재(rule by law)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히틀러 나치 독재도 그런 경로를 밟았다.

문 정권의 검찰 개혁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님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가 본질인데, 특정 지연·학연 중심의 인사들을 요직에 앉혀 홍위병 노릇을 시켰다. 검·경 수사권 조정 뒤 1년 남짓 지났지만, 예상했던 대로 사건의 부실·지연 처리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런 잘못을 시정하진 못해도, 더 과격한 대책 추진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기본을 저버리고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단 하나다. 문재인·이재명 세력 인사들이 연루된 중대 범죄 수사를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광주의 딸’로 극찬하며 영입했던 양향자 의원(광주 서을)은 “검수완박을 처리하지 않으면 청와대 사람 20명이 감옥 갈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는 등 사실상의 양심선언을 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는 조선도 민주주의도 인민도 공화국도 없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에도 ‘더불어’와 ‘민주’가 보이지 않는다. ‘편 가르기’ 정치와 ‘입법 독재’를 통해 오로지 검찰 수사를 봉쇄하려 든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 대통령이 바뀌면 이른바 ‘사정(司正) 정국’이 펼쳐지기 마련이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내걸고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이지만, 신정부에 그런 의도가 없더라도 제보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을 잠깐 속이거나, 적은 사람을 오래 속일 수는 있어도, 많은 사람을 오래 속일 수는 없다.

게다가 문 정권은 다른 역대 정권에 비해 훨씬 많은 뇌관을 안고 있다. 과거 정권들은 권력형 비리를 임기 중에 가급적 해결하고 넘어갔지만, 문 정권은 계속 뭉갰기 때문이다. 전두환·노태우는 친인척과 측근들을 정리했고, 김영삼·김대중은 자식들까지 감옥으로 보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은 크고 작은 스캔들 수사를 틀어막았다. 2020년 총선 압승이 이런 경향을 더 부채질했다. ‘마천루의 저주’ 같은 ‘180석(총선 당시)의 저주’가 현실화할지 모른다. 이런 우려 때문에 더 악착같이 검수완박에 매달리겠지만, 억누른 만큼 더 강한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 세상 이치다. 검찰 수사권을 뺏으면 경찰이 수사할 수 있고, 합동수사본부 가동이나 법무부 장관의 특검 발동도 가능하다.

민주당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 전술로 윤 정부를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체 의석만으로도 식물 정부를 만들 수 있다. 강경파 ‘처럼회’가 민주당을 흔들고, 다시 나라를 흔드는 현상(wag the dog)이 현실화 했다. 따라서 다음 국회의원 총선까지 2년 동안 민주주의 파괴를 막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엔 민주주의가 쿠데타에 의해 붕괴했지만, 20세기 중반부터는 주로 선출된 권력이 법을 악용해 민주주의를 망가뜨린다. 국민이 다시 민주주의 수호에 나서야 할 때다. 6·1 지방선거가 첫 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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