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왕실이 낳은 명품 테이블웨어… 식탁을 수놓은 예술

  • 문화일보
  • 입력 2022-09-07 09:06
  • 업데이트 2022-09-07 14:39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달 출시된 라인 한식기 ‘블루 풀 레이스’ 밥그릇, 국그릇.


■ Premium Life - 시대를 뛰어넘는 클래식·모던의 정수 ‘로얄코펜하겐’

18세기 줄리안 마리 여왕이 설립한 ‘왕립자기공장’서 출발
247년간 수공예 전통 유지… 1점당 30명의 장인 거쳐 탄생
헤리티지 유지한 현대적 디자인으로 엄마와 딸 代 잇는 인기
2013년 브랜드 최초 韓 소비자 위한 ‘한식기컬렉션’출시도


18세기 초 덴마크 여왕 줄리안 마리(Juliane Marie)는 부국강병에 힘을 쏟은 군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국가에서 생산되는 원료를 파악하고 산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곧 백성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당시 유럽의 왕실과 귀족들 사이에서는 고급 도자기를 선물하는 게 외교적 관행이었다. 좋은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곧 국력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 그는 광물학과 광물 원료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1775년 덴마크 왕립 자기 공장(Royal Danish Porcelain Factory)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비록 덴마크는 이후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하는 등 국력이 쇠약하며 부침을 겪었지만, 마리 여왕이 남긴 도자기 제조 기술은 ‘로얄코펜하겐’이라는 브랜드로 남아 진화를 거듭, 유럽 최고의 명품 도자기로 그 가치를 지금까지 인정받고 있다.

로얄코펜하겐은 지금까지도 모든 도자기 제품을 손으로 직접 만들고 섬세한 붓질로 완성하는 수공예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장인 한 명이 도자기 핸드페인팅 전 과정을 책임지며, 모든 장인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최고의 품질을 지키기 위해 수년의 훈련 기간을 거쳐 기술을 완벽하게 습득한 후에 도자기를 만든다. 도자기 한 점에는 장인 30여 명의 솜씨가 온전히 들어간다. 이런 과정은 로얄코펜하겐 설립 이후 247년간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로얄코펜하겐의 제품은 단순한 식기가 아닌 장인 정신이 담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도 평가받는다.

로얄코펜하겐은 명품 업계에서 보기 드문 왕실이 공식 인정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로고 속 왕관은 왕실과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준다. 왕관 아래 3줄의 물결무늬는 덴마크를 둘러싸고 가르는 세 해협을 상징한다. 물결 아래에는 ‘덴마크 여왕을 위한 납품업체’(PURVEYOR TO HER MAJESTY THE QUEEN OF DENMARK)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로얄코펜하겐이 명품으로서 갖는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믹스 앤드 매치’다. 수백 년의 시차를 두고 출시한 제품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뽐내는 것이다. 1775년 브랜드 최초로 탄생한 ‘블루 플레인’과 이를 2000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출시한 ‘블루 메가’를 한자리에 놓아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오히려 시대를 뛰어넘는 가치가 더해져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할머니에서 엄마, 엄마에서 딸에게 대를 이어 제품이 전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같은 가치는 더해져 로얄코펜하겐이 세계적인 명품 도자기로서 명성을 얻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블루 플레인 접시.


로얄코펜하겐은 전 세계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통해 특유의 헤리티지를 유지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감성을 불어넣으며 ‘전통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창조’라는 디자인 철학도 강조한다. 지난 2000년 출시한 ‘블루 메가’ 라인은 덴마크 디자이너 카렌 크젤고르 라르슨과의 협업을 통해 출시한 제품으로, 전통적인 ‘블루 플레인’ 라인의 대표 패턴을 재창조해 새롭고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디자이너 루이스 캠벨과 협업한 ‘엘레먼츠’는 로얄코펜하겐의 각종 디자인 요소를 모은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로얄코펜하겐의 최고급 라인인 ‘플로라 다니카’(Flora Danica)는 덴마크의 보물이자 뛰어난 공예품으로 손꼽히는 컬렉션이다. 플로라 다니카는 ‘덴마크의 꽃’이라는 뜻으로, 덴마크의 식물도감인 플로라 다니카의 이름을 따 붙였다.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 7세가 러시아의 여황제 예카테리나 2세에게 보낼 선물로 로얄코펜하겐에 주문하면서 탄생했다. 현재까지도 덴마크 왕실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정교한 형태와 생생한 색채, 화려한 금도금으로 예술가와 도자기 애호가들의 격찬을 받고 있다.

수백 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로얄코펜하겐은 지난 2013년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한식 상차림에 최적화한 첫 ‘한식기 컬렉션’을 출시했다. 로얄코펜하겐이 특정 국가를 위해 별도의 제품을 개발한 것은 브랜드 역사상 처음이다. 반상에 1인 차림으로 밥그릇, 국그릇을 놓고 먹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한식 문화에 맞게 밥공기와 국공기, 찬기에 중점을 뒀다. 앞서 로얄코펜하겐은 맞춤형 한식기를 개발하기 위해 한국 식문화에 대한 조사와 연구, 요리 연구가들의 자문을 거쳤다. 한식의 맛과 정갈한 담음새를 돋보이게 해주는 굽의 높낮이, 볼의 입구와 넓이, 각도 등을 반영해 기존의 패턴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적인 곡선의 아름다움과 멋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유의 블루 핸드페인팅 패턴의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한식 그릇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로얄코펜하겐 플로라 다니카 단독 매장 전경 사진.


아울러 지난 6월에는 서울 종로구의 한 갤러리에서 최상위 한식기 라인으로 출시될 신제품을 최초로 공개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는 로얄코펜하겐의 역사와 덴마크 여왕 즉위 50주년을 기념한 공간부터 한식기 신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 등 브랜드 역사를 담은 연출로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또한 국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8층에 세계 최초로 플로라 다니카 단독 매장도 열었다. 이 매장에서는 그간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아이스벨, 튜린, 프루트 바스킷 등 120여 점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김호준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