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핵탄두’ 미국 3508개 vs 러 2565개… 러,우크라 핵타격땐 ‘아마겟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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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0-11 08:59
업데이트 2022-10-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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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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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문10답-우크라 전쟁 230일째

美,푸틴 수뇌부 자산 동결하고
친러 외국기업인까지 제재확대

러가 우크라 외 나토국 공격땐
美 참전 불가피‘3차대전’우려

러,세계최대 규모 핵잠수함 보유
최대 120일 연속 작전수행 가능

심해에서 핵무기 쏴 위협하거나
자포리자 원전시설 타격할 수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11일로 230일째를 맞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국제사회의 비난과 만류에도 러시아 침공을 감행했다.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결사항전을 다짐하며 맞서고 있다. 문제는 이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올겨울을 넘겨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핵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6일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최악의 ‘아마겟돈(Armageddon·인류 최후의 전쟁)’ 위험에 처했다”고 밝히면서 ‘제3차 세계대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울한 전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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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와 전황은?

러시아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침공 이유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거주하는 러시아인을 해방하기 위함이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정부를 ‘네오나치(Neo-Nazis)’라고 주장하며 이들이 러시아인을 박해하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전면전 대신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침공을 정당화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움직임도 러시아를 자극했다. 일각에선 소련 해체 이후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잃어간 러시아의 부흥을 노린 푸틴 대통령의 과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러시아군은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점령 작전에 실패한 뒤 남동부로 방향을 틀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미국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군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됐고 남부 헤르손주 일부를 탈환했다. 최근엔 동부 도네츠크주 최대 요충지인 리만을 수복한 데 이어 루한스크주에도 처음으로 진입했다.

2 우크라이나 강제 병합지 상황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반격이 거세지자 지난달 23일 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자포리자주·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 대한 합병 주민투표를 진행했고 사실상의 강제 투표로 압도적인 찬성률을 받아냈다. 상·하원 인준과 대통령 서명까지 병합 절차를 일사천리로 끝낸 러시아는 이들 지역에 대한 러시아화 작업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5일 “병합지를 차분하게 개발하겠다”며 “우리는 지금도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큰 존중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된 러시아군의 패퇴에 국경조차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경계선 설정과 관련해 “주민들과 계속 협의할 계획”이라고 확답을 하지 못했다. NYT는 “합병이 얼마나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졌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목숨을 걸고 병합지를 탈출하는 민간인도 속출하고 있다.

3 러시아의 동원령 선포 후폭풍은?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예비군 30만 명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하겠다는 동원령을 선포했다. 하지만 근거 없는 마구잡이 징집에 총기 난사 사건까지 벌어지는 등 소란이 가시지 않았다.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 거주자 대신 타타르족 등 소수민족을 ‘총알받이’로 내보낸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실수를 바로잡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동원령 효과도 미지수다. 징집된 예비군이 실제 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나토 고위 관계자는 5일 “투입까지 최소 몇 달은 걸릴 것”이라며 “훈련도 제대로 돼 있지 않고 보급품도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러시아가 혹독한 추위가 찾아오는 겨울까지 전쟁을 끌고 간 뒤 훈련을 마친 예비군을 투입한다면 전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동원령 승부수가 실패로 끝날 시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실전 투입을 결단할 수도 있다.

4 러시아 핵무기 규모와 성능은?

영국 더타임스는 3일 러시아 국방부 핵 장비 전담 부서 소속 열차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방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세계 최강의 핵무기 전력을 자랑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한 핵탄두는 총 7454개로 이 가운데 전략(strategic) 핵탄두는 2565개에 달한다. 비전략(non-strategic) 핵탄두는 1830개, 비축(reserve) 핵탄두는 2889개다. FT는 “러시아가 보유한 핵탄두는 특정 지역의 목표물을 파괴하도록 설계됐다”며 “미국이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보다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길이 184m, 폭 18.2m에 달하는 핵잠수함 ‘벨고로트’도 러시아군의 자랑이다. 현존하는 핵잠수함 가운데 최대 규모인 벨고로트는 최대 120일 해저에서 연속으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벨고로트가 탑재한 핵 어뢰 ‘포세이돈’은 2메가톤(Mt) 이상의 폭발력을 지녔다.

5 러시아는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까?

가능성은 반반이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움직임이 포착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푸틴 대통령이 궁지에 몰려 자신의 등이 벽에 닿았다고 느끼면 상당히 위험하고 무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FT는 크게 3가지로 러시아 핵무기 사용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FT는 우선 “러시아가 아무도 죽이지 않는 핵무기를 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흑해 깊은 곳이나 무인도에서 시위성으로 핵무기를 터뜨려 서방을 위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 군사 시설 정밀 타격이다. FT는 러시아가 볼모로 잡은 자포리자 원전 공격을 예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FT는 나토 회원국을 겨냥한 직접 타격을 거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나토에 대한 전면전을 운운하는 배경이라고 FT는 설명했다.

6 러시아 핵무기 사용 시 미국의 대응은?

미국은 총 5702개의 핵탄두를 보유했다. 전략 핵탄두는 3508개로 러시아(2565개)보다 다소 많다. 비전략 핵탄두는 230개, 비축 핵탄두는 1964개다.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시 미국과 서방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지금으로선 전혀 알 수 없다”며 물음표를 남겼다. 다만 FT의 세 번째 시나리오처럼 나토 회원국이 핵 공격을 받았을 땐 전면전을 피할 수 없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나토 전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한다는 나토 헌장 5조가 발동되고 미국이 핵무기로 반격할 명분이 생긴다. FT는 “모스크바는 미국의 파괴적인 핵 보복 공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5일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면 치명적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의 나토 회원국 전술핵 배치도 거론된다. 실제로 폴란드 정부는 5일 미국에 핵무기 배치를 공식 요청했다.

7 핵 공격이 현실화하면 미칠 피해는?

영국 BBC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 히로시마에서 14만6000명을 죽인 원자 폭탄은 15킬로톤(kt)이었다”며 “오늘날의 핵탄두는 1000kt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파국이 펼쳐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FT도 미 육군 연구를 인용해 1kt 탄두가 자포리자 원전 90m 이내에 폭발한다면 ‘제2의 체르노빌’ 사태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2Mt급의 폭발력을 지닌 포세이돈이 연안 해저에서 터지면 높이 500m의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크리스토퍼 포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지난해 포세이돈에 대해 “미국 해안 도시를 방사능 쓰나미로 덮어버릴 계획으로 설계된 무기”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쓰나미 피해를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8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사회 대응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병합 선언 등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자 미국은 대러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자산 동결 등 경제적 측면에 집중됐던 제재가 최근에는 푸틴 대통령 측근 등 인물은 물론, 러시아와 관계가 깊은 외국과 외국 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미 재무부는 러시아 부총리와 중앙은행 총재, 하원(국가두마) 의원 109명, 연방평의회 의원 169명 등 푸틴 체제의 수뇌부 대부분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재무부는 러시아 방산업체를 지원한 중국 시노(Sinno)전자 등도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러시아에 정치·경제적 지원을 하면 누구든 제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를 고문한 벨라루스군 관계자 수백 명의 비자를 제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제재가 ‘반쪽짜리’라는 지적도 지속해서 제기된다. 특히 러시아 병합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당사국인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역시 기권했다.

9 각종 제재에 러시아는 얼마나 버틸까?

서방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는 경제가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발신하고 있다. 실제 밖으로 드러나는 수치는 안정적이다. 러시아의 8월 물가상승률은 14.3%로, 최고점을 찍었던 4월 17.8%에서 하락 중이다. 개전 직후 20%까지 올렸던 기준금리도 급격히 떨어뜨려 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루블화 가치가 안정적이란 의미다. 특히 러시아 경제가 안정적인 이유에는 중국과 인도 등으로의 에너지 수출 증가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부터 8월까지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가스·석탄 수입액은 총 44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늘었다. 그러나 러시아 경제가 침몰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제프리 소넌펠드 예일대 교수팀은 최근 포린폴리시에 공개한 논문에서 개전 후 러시아에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전면 철수한 외국 기업이 1000곳 이상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특히 소넌펠드 교수팀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이들 기업이 철수하면서 현지 일자리 100만 개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10 러시아의 에너지·식량 볼모 잡기 영향은?

개전 후 러시아는 유럽이 자국을 제재하자 독일과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줄이며 유럽을 압박해왔다. 이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벤치마크가 되는 네덜란드 TTF 거래소에서 개전 전 메가와트시(MWh)당 88유로(약 12만 원)에 불과했던 천연가스 가격은 285% 상승한 339유로까지 치솟기도 했다. 유럽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미국 천연가스 가격도 덩달아 치솟았다. 높은 에너지 가격은 유럽에 대대적인 인플레이션을 불러왔다. 특히 1월까지 5.1%에 불과했던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8월 10%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쟁으로 ‘세계의 빵 공장’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농업이 타격을 입으며 우크라이나로부터 식량을 수입하는 개발도상국들도 어려움에 처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WP)는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이집트, 예멘 등 주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에 타격을 입히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스 가격 상한제를 저울질하고 있으나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 등이 반대해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낮은 러시아 원유의 경우엔 5일 가격 상한제가 도입됐다.

손우성·임정환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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