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1956년 ‘버스 좌석 흑백 인종 분리법’ 위헌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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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1-07 09:03
업데이트 2022-11-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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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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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55년 백인에게 버스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버스 보이콧 운동을 벌인 로자 파크스(앞쪽)가 버스에 앉아 있는 모습. 1956년 11월 13일 미국 연방 대법원은 버스 내 인종 차별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AP 연합뉴스



■ 역사 속의 This week

1955년 12월 1일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재봉사로 일하던 42세의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는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타고 있었다. 몇 정류장을 지나 백인 승객의 자리가 없자 버스 기사는 흑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요구했다. 다른 흑인들은 일어났지만, 그는 단호하게 ‘No’라고 거부했고 경찰에 체포됐다.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이 1863년 노예해방 선언을 한 지 100년 가까이 지난 후에도 흑백 차별은 여전했다. 당시 남부에서는 ‘짐 크로법(Jim Crow laws)’에 의해 학교, 병원, 식당, 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고 있었다. 버스의 경우 앞쪽은 백인 전용석, 뒤쪽은 흑인석으로 나누었고 백인 좌석이 다 차게 되면 흑인석을 백인에게 내주도록 규정했다.

파크스는 재판에 넘겨져 흑백 인종분리법 위반으로 14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기소된 후 몽고메리의 흑인들은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운동을 지휘한 사람은 당시 26세의 마틴 루서 킹 목사였다. 4만 명에 달하는 흑인들이 매주 월요일마다 걷거나 카풀로 출퇴근했다. 버스 승객의 70% 이상이 흑인이었으므로 백인들이 운영하는 버스회사는 큰 타격을 입었다.

버스 보이콧 운동은 381일 동안 계속됐고 결국 이듬해인 1956년 11월 13일 미국 연방 대법원은 버스에서 인종 분리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흑인들의 시민권 운동이 일어났으며 1964년에는 인종 차별을 금지한 민권법이 제정됐다.

파크스는 직장을 잃고 살해 위협에 시달리다 북부 디트로이트로 이주했다. 사건 전부터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에서 활동해오던 그는 불평등에 맞서 용기 있는 행동으로 변화를 이끌어 냈고 “인권운동가는 은퇴가 있을 수 없다”며 평생을 흑인의 차별 철폐와 권익을 위해 앞장섰다.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고, 2005년 그가 92세로 세상을 떠났을 때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미 의사당에 안치돼 조문을 받았다. 장례식에 참석한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은 파크스가 없었다면 자신은 국무장관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 민권운동의 어머니 파크스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사람들은 내가 몸이 피곤해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하곤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내가 정말로 지쳤던 것은 굴복하는 일 바로 그것이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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