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김만배 은닉금 260억과 李측 지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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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2-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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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14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대장동 사건에 연루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치소에서 수면제를 다량 복용했다 응급실로 호송돼 회복했고, 지난해 12월에는 뇌물수수 혐의를 받던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무자로 알려진 김문기 전 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당시 검찰은 창밖으로 던져 버린 휴대전화를 찾지도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휴대전화를 던진 사실 자체가 없다고까지 했다. 또, 수사팀이 출범한 지 16일 만에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고, 성남시장실은 그보다 6일이 더 지나서야 압수수색했다. 증거인멸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수사 결과 역시 배임 액수를 600억 원 정도로 대폭 줄이고 유 전 본부장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려 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이제라도 검찰이 대장동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찾아낼 것으로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초동수사 단계에서 이미 상당한 증거가 훼손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시간도 많이 지나 검찰의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건 핵심 관계자의 진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 잇달아 사라지면 수사는 더 어려워진다. 검찰의 더 적극적인 수사와 속도전이 필요한 이유다.

수사를 통해 대장동 사건의 두 가지 핵심적 사항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부당한 특혜를 준 실질적 책임자, 이른바 ‘몸통’을 밝히고 특혜로 인한 수익의 사용처를 찾아내는 일이 그것이다.

검찰은 지난 15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비자금 조성에 연루된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최우향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김만배 씨의 지시를 받아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수표로 인출해 숨겨두거나 허위로 회계처리를 해서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방법으로 260억 원 상당을 관리했다고 한다.

대장동 일당 남욱 변호사 등은 김만배 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핵심 측근들에게 428억 원대의 대장동 지분 보장을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이 상황에서 이한성 씨와 최우향 씨가 비자금의 용도나 최종 사용처와 관련해 ‘이 대표 측’을 거론한다면 김만배 씨는 더는 진실을 은폐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만배 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가 이러한 압박을 못 이겨 스스로 선택한 것인지, ‘외압’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 누군가에게 ‘시그널’을 보내기 위한 소동이었는지 그 진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몸통’에 대한 수사가 턱밑에 다다른 지금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김만배 씨 역시 자해라는 극단적 선택보다는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는 게 그나마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수사가 사건의 핵심 인물에 접근할수록 이번 김만배 씨 자해 소동과 같은 뜻밖의 변수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더 치밀하고 속도감 있는 수사를 통해 대장동 사건의 실체와 돈의 사용처를 규명해야 할 검찰의 책임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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