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동본인데 ‘파’는 달라 안도[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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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신태섭(32)·신정화(여·30) 부부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났습니다. 저(정화)는 전날 늦게까지 친구들과 술을 마신 터라 얼굴이 부어 많이 걱정했어요. 카페에서 남편을 처음 보고는 ‘술 마시지 말 걸’ 더 후회되더라고요. 남편의 선한 얼굴과 차분한 말투가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카페에서 나와 남편이 집까지 바래다주겠다고 했는데, 저는 방향이 다르니 괜찮다고 정중히 거절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두 번이나 데려다주겠다고 해 같이 차를 타고 가게 됐습니다. 그때 남편의 적극적인 태도가 없었다면 저희는 이뤄지지 못했을 거예요. 말이 잘 통했어요. 전화로 오래 수다를 떠는 사이가 됐고,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저희는 성과 본이 같은 동성동본 커플이었습니다. 과거에는 동성동본끼리 결혼이 법적으로 금지됐던 터라 집안 어르신들이 반대하지 않을지 걱정했었어요. 다행히 ‘파’가 달라 얼마나 마음이 놓였는지 모릅니다. 상당히 보수적인 할아버지께서 혹여 반대하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남편이 처음 인사를 드리러 간 날 걱정이 사라졌어요. 남편이 어른들께 정말 예의 바르게 잘했거든요.

남편은 결혼 생각이 아예 없었는데, 배려심이 많고 똑 부러지는 저를 만나 결혼을 꿈꾸게 됐다고 합니다. 연애 반년 만에 남편은 진지하게 결혼 이야기를 꺼냈고, 저는 잠시 망설였지만, 남편에 대한 믿음으로 바로 결혼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저희는 지난해 10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저는 경북 안동, 남편은 대구로 각자 근무지가 달라 어쩔 수 없이 주말 부부가 됐습니다. 그렇지만 매일 밤 영상통화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어요. 남편이 늘 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의 그릇 안에서 우리 가정이 최대한 행복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러기 위해 서로 배려하고 노력하는 부부가 되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