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주법에 갱단 밀주·살인 잇따라 … 시행 13년 만에 폐지[역사 속의 This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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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16 09:04
업데이트 2023-02-0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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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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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20년대 금주법 시대 미국 뉴욕의 단속반원들이 적발한 술을 하수구에 쏟아붓고 있다. 자료사진



■ 역사 속의 This week

영화로도 만들어진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은 ‘광란의 시대’라 불리는 1920년대다. 미국은 1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을 맞아 온 나라가 흥청거렸다. 벼락부자가 된 주인공 개츠비는 자신의 저택에서 주말마다 화려한 파티를 열고 사람들은 온갖 종류의 술을 마시며 즐긴다. 당시는 금주법이 시행되던 때였는데 개츠비가 큰돈을 번 방법은 밀주업이었다.

금주법은 0.5% 이상 알코올을 함유한 음료의 제조·판매·운반·수출입을 금지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1920년 1월 17일 미국 전역에서 실시됐다. 1차 세계대전으로 부족한 곡물의 전용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됐고 금주 운동을 벌인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여성 단체, 그리고 노동자들의 음주로 생산성 저하를 걱정한 산업자본가들의 지지를 받아 제정됐다. 당시 양조업을 장악하고 있던 독일계 이민자들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었다.

합법적으로 술을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술집들은 문을 닫고 지하로 숨어들었다. 단속을 피해 간판과 입구를 감추고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방식의 무허가 주점인 스피크이지(Speakeasy)가 은밀하게 운영됐다. 제대로 된 술을 구하기 어려워 술맛을 좋게 하기 위해 칵테일을 만들었고, 이곳에서 흑인 음악가들이 연주한 재즈가 널리 퍼져 이때를 ‘재즈의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술 생산은 금했는데 수요는 여전하다 보니 밀주가 성행했다. 돈 많은 애주가들은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밀수되는 고급술을 사들였지만, 서민들은 저질 술이나 가짜 술로 건강이 나빠지거나 심지어 공업용 알코올로 만든 술을 마시다 목숨을 잃는 일이 적지 않았다.

알코올의존증이나 술로 인한 범죄를 줄인다는 명분의 금주법은 오히려 범죄 집단이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갱단들은 밀주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세력을 키웠고 이권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으로 살인 사건이 잇따랐다. 금주법의 최대 수혜자인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는 1927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이 1억 달러에 달해 세계 최고 갑부로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 검은돈은 부패한 정치인과 경찰의 주머니를 채워줬다.

1929년 영원할 것 같았던 파티는 끝이 났다. 주가는 폭락하고 기업들은 줄줄이 도산해 실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대공황의 혼란 속에 금주법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대통령으로 당선돼 1933년 13년 만에 금주법 시대는 막을 내렸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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