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오방색조와 율동… 한민족 흥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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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3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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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혁림, 한려수도, 350×200㎝, 유화, 2005.



이재언 미술평론가

한국인들 참 대단하다. 지인을 따라 아내와 해외로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팔자에 없던 과분한 호사를 누린 것이다.

태국 방콕 근교, 상하(常夏)의 풍경 말고는 숫제 한국이다. 한국인들의 인산인해도 놀랍지만, 하나같이 땡볕에도 아랑곳없이 즐기는 모습이 진풍경이다. 주로 노년층 일색인데, 보면 평상시 일도 개미처럼 했을 듯.

역시 한국인의 지치지 않는 에너지와 흥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작고 작가 전혁림 화백의 생전 모습도 그랬다. 왜소하고 마른 몸집에 말수도 적었지만,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신들린 듯 장대한 화폭을 누비곤 했다. 부산시청사에 걸린 27m 초대형 그림을 보면 그 원천이 어디서 온 것일까 궁금해진다.

그가 화폭마다 쏟아내는 조형언어는 자연스럽게 샘솟는 한민족의 열정과 흥의 판타지였다. 우리의 내면 깊숙한 데서 길어 온 오방색조와 춤추는 듯한 율동이 화면을 휘감고 있다. 언제 보아도 정겨운 코발트 빛 고향 바다가 눈부시다. 화면 어디선가 ‘가고파’의 가락이 들리지 않는가.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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