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이미지 벗고 실용노선 탄 멜로니… 성과 없어 존재감 추락한 수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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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31 11:48
업데이트 2023-01-3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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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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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100일 이탈리아·영국 총리 평가 갈려

멜로니, 대대적 감세철회 등으로
국채 금리 낮추며 시장신뢰 회복

수낵,공약실천성 낮아 비판 직면
보수당 의장 ‘세금 스캔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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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취임 100일을 맞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두 정상 모두 우크라이나 사태와 극심한 경제 불황, 리더십 공백과 혼란한 국내 정치 등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았지만, 멜로니 총리는 실용 노선을 앞세워 ‘극우 정치인’ 이미지를 깨뜨린 반면, 수낵 총리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30일 “멜로니 총리의 우파 연정만큼 좋은 모습으로 첫 100일을 맞은 정부는 거의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지난해 10월 22일 총리직에 올라 전날(29일)로 취임 100일이 된 멜로니 총리는 애초 강력한 반이민·반난민 정서를 자극하고, 낙태권 축소 등 극우 성향 정책을 대거 내세우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1922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100년 만에 들어선 극우 정권이라는 점에서 유럽연합(EU)의 단일대오를 해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멜로니 총리는 EU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대적인 감세를 철회하는 등 실용적인 리더십을 선보였다. 그 결과 이탈리아와 독일 간 10년 만기 국채 금리 격차(스프레드)가 2.33%포인트에서 1.80%포인트로 줄었다. 국제사회가 이탈리아 부채 상환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비록 방어용 위주이지만, 우크라이나에 10억 유로(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며 서방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다만 난민 문제와 관련해선 여전히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반면 다음 달 1일 취임 100일을 맞는 수낵 총리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최단명 총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리즈 트러스 전 총리에 이어 지난해 10월 25일 구원투수로 등장했지만, 물가 상승률 절반 하향, 국가채무 감축, 국민 보건 서비스 대기 시간 단축 등 내놓는 공약마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최근엔 너딤 자하위 보수당 의장의 ‘세금 스캔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질타를 받았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일명 ‘파티게이트’에 날을 세우며 공직자 윤리를 강조했던 수낵 총리에겐 치명타였다.

내년 총선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 18∼19일 영국 유거브 설문조사 결과 보수당은 26%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노동당(48%)과의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영국 가디언은 “수낵 총리가 보수당의 운명을 되돌려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꼬집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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