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가식적인 내 자신이 싫을 때가 많아요[마음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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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01 09:03
업데이트 2023-02-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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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원래는 내성적인 성격인 데다가 낯가림이 심한데 어쩌다 보니, 서비스직에 있다가 이번에는 영업직에 종사하게 됐어요. 일 특성상 고객들 앞에서 웃어야 하고 활발한 척을 합니다.

이 일을 몇 년 하다 보니 대화를 할 때는 일단 칭찬을 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일에서 인정을 못 받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제가 너무 솔직하게 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이러다가 나 자신을 잃어버릴까 걱정이 됩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면 진짜 제 자아가 파괴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됩니다. 때로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내 진심을 다 보이고 사는 것일까, 가식적으로 살다 보니 스스로 존재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기네요.

모두에게 솔직할 필요 없어… 상황 따라 마음 숨기는 것도 능력

▶▶ 솔루션

먼저, 솔직함은 도덕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남을 의도적으로 속이지 않는 정직함을 갖추고 있다면 누구에게나 비슷하게 솔직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황에 맞는 사회적 인격을 상황에 맞게 발현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사람의 중요한 능력일 것입니다.

영업이라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결국 거래를 성사시키고 내가 속한 회사의 영역을 확장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업무에서까지 우리가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한테처럼 솔직하려고 하는 것이 너무 이상적인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을 읽고, 예의를 갖춰서 내가 원하는 바를 표현하는 것이 솔직함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기적인 태도를 솔직함으로 포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전부 드러내는 것이 결코 미덕이 아니며 경우에 따라 마음을 숨길 줄도 아는 것이 어른입니다.

즉, 모든 순간에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때는 좀 더 가식적으로 살아가는 순간이 있으니까 또 원래의 나 자신 그대로 살아가는 시간을 더욱 가치 있고 의미 있게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많은 사람이 잠자는 시간을 빼고 많은 시간을 업무에 종사합니다. 그래서 업무에서 기쁨을 느끼고 자아실현을 한다면 이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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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많은 사람이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내 삶이 비참한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자기 자신을 표현하면서 일을 하면 좋겠지만, 일을 통해 얻은 경제적 이득을 통해서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의미 있는 삶입니다. 오히려 업무 외 상황, 즉 가족이나 친구나 연인과의 관계에서 나 자신을 숨겨야 하는 불편함을 느낀다면 문제지만, 업무 외 관계에서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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