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李 방탄 장외집회에 전국 총동원령, 당원이 홍위병인가

  • 문화일보
  • 입력 2023-02-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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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당원을 동원해 관광버스 등으로 실어나르는 정치 구태가 재연될 조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개인 범죄 혐의’에 대한 방탄 장외집회 성격이 뚜렷해 더욱 한심하다. 민주당은 토요일인 오는 4일 오후 3시 서울 숭례문 앞에서 장외집회를 열기로 하고, 전국 당 조직에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한다. 각 지역위원회별로 40명에서 200명 정도 참가하도록 할당했다고 한다.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취지다. 자발적 참여일지라도 국회 다수 정당의 장외투쟁은 무책임의 극치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SNS에 ‘민주주의 파란 물결에 동참해 달라’고 ‘드레스 코드’ 지침까지 내리며 집회 참가를 직접 독려했다. 조정식 사무총장 명의로 ‘적극적 참석을 요청한다’는 공문이 17개 시·도에 전달됐고, 전화를 통해 구체적인 인원 할당도 전파됐다고 한다. 당직자와 의원 보좌관 등에게는 전원 참가를 압박 중이라고도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심사를 받아야 하는 의원 및 지역위원장들은 난감할 것이다. 실제로 강제 동원에 대한 볼멘소리는 물론 장외투쟁 효과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지난달 31일 ‘민주당의 길’ 첫 토론회에서는 “이대로면 총선을 낙관하지 못한다”는 등의 주장도 있었다.

전국 당원 총동원 의도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과거 ‘조국 수호’ 집회 등과 비교할 때, 이 대표를 옹위하기 위해 검찰청사 등에 운집하는 인파는 많지 않다. 이러니 서울 도심에서 세 과시를 함으로써 검찰 수사를 겁박하고, 당의 원심력을 막아보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그런 집회가 이 대표 범죄 혐의를 없애거나 법리를 바꿀 수는 없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수만 명이 ‘파란 물결’을 연출해도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다. 이치가 이런데도 중국 문화혁명 때 홍위병처럼 동원되는 민주당 당원들이 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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