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잡는 美용병 ‘모차르트 그룹’의 몰락…술·스트립클럽에 빠지고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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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03 22:49
업데이트 2023-02-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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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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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모차르트 그룹’이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모차르트그룹 트위터 캡처



화려한 조명 받으며 추앙받던 그들
기부금 바닥나고 동업자 갈등
용병들은 술독, 여자에 빠지고 탈영
결국 와해 수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모차르트 그룹이 트위터에 올린 우크라이나 전쟁 영상. 트위터 캡처



“모차르트그룹은 죽었다.” “그럼… 이 헬멧은 어떻게 처리하죠?”

우크라이나인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러시아에 맞서 싸우겠다며 전장에 나서며 대대적인 조명을 받았던 미국의 용병단체 ‘모차르트 그룹’이 알콜·성 중독 문제와 재정 압박, 내분 등으로 인해 와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러시아 용병단체 바그너 그룹이 죄수와 병자들을 끌어들여 제대로 된 훈련 없이 끊임없이 진격하는 ‘인간 방패’로 이용하는 등 처참한 상황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NYT)는 ‘폭음과 불투명한 회계: 어떻게 미국 퇴역 군인 그룹은 우크라이나에서 무너졌는가’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화려하고 숭고해 보였던 출범 당시와 달리 1년이 가까워지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며 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퓰리처 수상자인 제프리 게틀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모차르트 그룹을 창업한 미 해병대 예비역 대령 앤드루 밀번이 모차르트 그룹은 ‘끝났다’고 조직원들에게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CNN방송과 인터뷰 중인 앤드루 밀번. CNN 방송화면 캡처



그는 푸틴의 용병조직 ‘바그너 그룹’에 대항한다는 의미에서 조직 이름을 ‘모차르트 그룹’이라고 지었다. 신(新)나치주의자들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진 바그너 그룹은 아돌프 히틀러가 좋아한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밀번이 모차르트 그룹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전직 미 특수작전부대(SOF) 대원, 영국 참전용사, 전직 파일럿 등이 모였다. 전 세계에서 합류를 신청한 약 5000명 가운데 시험을 통과한 이들을 중심으로 그룹을 꾸렸다. 밀번은 역시 해병대 예비역 대령이자 우크라이나에서 약 30년 간 미디어 및 마케팅 업무를 해 온 앤드류 베인과 동업하게 됐다. 이 ‘두명의 앤디(앤드류의 애칭)’가 회사를 출범시킨 이후 한동안 번창했다.

밀번은 SNS에 영상을 올리고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며 명성을 누렸으며 후원금도 풍족하게 모았다. 이들은 전쟁 초기 훈련받지 않은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주민들을 대피시켰으며 부상당한 주민들을 도왔다. 출범 직후 이들은 우크라이나 병사들에게 사격, 지뢰를 비롯한 사제 폭발물(IED) 식별 및 제거, 전술 전략 등을 가르치고 방탄복, 야간투시경, 드론을 비롯한 군장비도 조달, 지원한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 없이 기부금만으로 운영되던 모차르트 그룹은 시간이 흐르면서 재정 악화와 재정 투명성 문제에 봉착했다. 지난해 9월 결정적으로 ‘큰손’ 이었던 기부단체가 계약을 해지하고 대신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우크라이나 업체를 선택하게 된 것이었다. 전쟁 장기화와 주요 후원 고객의 이탈로 모차르트의 재정난은 급격히 악화해 밀번과 베인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들은 급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용병들의 자질도 형편없었다. 용병들은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장애 혹은 알코올 중독증을 지닌 백발의 퇴역 군인들이었다. 이들은 업무를 하지 않을 때 술독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키이우의 스트립 클럽과 바는 이들이 주로 시간을 시간을 보내는 곳이었고 이들은 온라인 데이팅을 통한 여성들과의 만남에 열을 올렸다.

모차르트 그룹에서 일해 온 교관 롭은 “거친 싸움과 여성편력, 그리고 말하기 힘든 많은 문제점들이 넘쳐났다”고 토로했다. 중간에 도망가는 자들도 줄을 이었다.

이렇게 무너져가던 미국 주도 용병그룹 모차르트는 결정적으로 밀번이 SNS에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비난하는 발언을 한 영상을 올리면서 폭발했다. 밀번은 “내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달고 있긴 하지만 ‘와 우크라이나는 놀랍다’는 뜻은 아니다. 분명 우크라이나를 망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을 초대해 높은 도수의 술을 마시는 와중에 한 이 발언 영상을 올린 것이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모차르트 그룹’ 용병들이 휴직을 취하는 모습. ‘모차르트 그룹’ 트위터 캡처



동업자인 베인이 이 회사의 등록 주소지인 와이오밍 주 법원에 고소하면서 돌아오기 힘든 길을 걷게 됐다. 베인은 밀번이 “회사가 돈을 주고 빌린 아파트에 개에게 변을 보게 하고 술에 잔뜩 취해 부적절한 발언을 SNS에 올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SNS에서 전쟁을 벌였다. 직원들은 “이건 내전이 발생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고개를 저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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