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이 지난 1월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서 공개한 롯데 메타버스(가칭) 속 가상공간인 ‘허브월드’ 모습. 고객들은 허브월드에서 아바타를 통해 쇼핑과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 롯데정보통신 제공
■ 위기극복, R&D로 돌파구 찾는다 - (6) 롯데그룹
가상 현실 - 쇼핑 산업 연결한
롯데정보통신 ‘메타버스’ 체험
미래변화상 상징적으로 보여줘
신동빈 회장 신년사 혁신 강조
재도약·신성장동력 발굴 주문
수소에너지 6조 · 배터리 7조
플라스틱 재활용 1조 등 투자
롯데정보통신도 중요한 역할
“메타버스 공간 ‘허브월드’에서 쇼핑과 공연을 맘껏 즐기세요.”
지난달 28일 서울 금천구 롯데정보통신 본사. ‘롯데 메타버스’(가칭) 체험공간에 들어서자 대형 TV에 거대한 빌딩 숲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여의도의 25배 넓이로 마련된 가상의 대륙 ‘허브월드’의 중심지인 이곳은 홍콩 번화가인 침사추이(尖沙咀)를 연상하게 했다. 아바타를 움직여 면세점 건물로 들어서자 명품 의류 브랜드 MCM 매장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건물 밖에는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해상광장에 푸드트럭 한 대가 서 있었다. 푸드트럭에서는 삼각김밥과 불닭볶음면 등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었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푸드트럭에서 식료품을 구매하면 실제 제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라며 “공연장에서는 아이돌그룹의 공연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의 현실과 쇼핑산업을 연결하는 롯데정보통신의 메타버스는 롯데그룹의 위기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열정, 그리고 미래 롯데의 변화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재계에선 2023년이 롯데그룹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 최강자로 꼽히는 롯데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큰 변화의 시간을 겪고 있다. 갑작스럽게 도래한 온라인 비대면 거래 시대에 오프라인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롯데는 생존을 위해선 대수술을 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가득하다.
◇신동빈 “올해는 노력을 증명하라” =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부터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혁신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올 상반기 사장단회의인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도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건강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며 핵심 사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경영 자원을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핵심 사업 성장의 기반이 되는 인재, R&D, 디지털전환(DT), 브랜드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당부하며 회사의 비전에 부합하고 미래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신성장동력 발굴도 함께 주문했다.
신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올해는 재도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준비했던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노력과 투자의 결과물을 창출해 달라는 의지를 각 계열사에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올해 새로운 롯데의 모습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이에 따라 롯데는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4가지 테마의 신사업 추진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롯데의 전략 방향 수립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싱크탱크 역할은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서 수행한다. 롯데지주는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신사업에 18조 원 이상 투자 = 새로운 롯데를 위해 롯데가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18조 원 이상이다. 오는 2030년까지 크게 3가지 방향에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약 3조7000억 원(약 30억 달러)을 투자해 국내 3개의 메가 플랜트, 총 36만ℓ의 항체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수소에너지, 배터리 소재와 플라스틱 리사이클 사업을 주목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수소에너지 사업에 6조 원, 배터리 소재 사업에는 7조 원, 플라스틱 리사이클 사업에 1조 원 등 총 14조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R&D 거점은 석유화학 소재 및 제품의 기반을 다지는 종합기술원(대전)과 자동차, 정보기술(IT) 및 건축 산업 소재를 연구하는 첨단소재연구소(경기 의왕), 그리고 신규 메가트렌드 분야를 지속적으로 탐색하는 이노베이션센터(서울) 등 세 곳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도입 및 운영을 위해 2030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한다. OSP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요 예측부터 피킹(Picking)과 패킹(Packing), 배송 및 배차에 이르는 온라인 그로서리의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이다
롯데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준비 중인 롯데정보통신도 롯데의 미래를 찾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는 “롯데가 추구하는 메타버스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현실과 연계될 뿐만 아니라 실제 느낌을 그대로 구현한 가상의 공간”이라며 “헬스케어,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수많은 비즈니스와 연계해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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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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