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對日 정책의 본질은 경제·안보 강화

  • 문화일보
  • 입력 2023-03-09 11:43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지난 5년간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던 한·일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한국이 주도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내놨다. 고육책의 용기 있는 결단이고, 우리나라가 먼저 주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일본은 위안부, 강제징용, 교과서 왜곡 등의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원하는 시원한 사과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 그나마 성의를 보인 게 김대중-오부치 게이조 선언과 무라야마 도미이치 담화에서의 ‘통절한 반성과 사죄’ 정도다. 그런 나라가 일본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사죄를 받아내기엔 기다릴 시간이 없을 정도로 동북아 정세는 불안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시간으로 한밤중에 ‘신기원적인 새 장(a groundbreaking new chapter)’을 열었다고 크게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방일에 앞서 다음 사항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첫째, 한·일 관계는 한·미·일 관계에서 바라봐야 하는 시대로 바뀌어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이 패전한 지 80년이 가까이 되면서 한·일 양국은 앞으로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세력이 MZ세대임을 직시해야 한다. 전쟁을 치른 세대는 고령화로 이미 얼마 남지 않았고, 전쟁을 치르지 않은 양국의 MZ세대가 나라를 이끌어갈 시점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한·미·일 3국이 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반도가 평화롭게 된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거의 완전체로 무너진 한·일 양국이 세계의 경제와 정치에 영향력을 갖는 나라가 돼 있는 현실에 두 나라를 도왔던 미국은 뿌듯해한다. 그리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더욱 강해지고, 공산주의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데 미국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그러니 한·미·일 협력을 위해서도 한·일 관계는 우호적이어야 한다.

둘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16일 3개 안보문서 개정안을 채택하면서 사거리 3000㎞ 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하고, 북한의 도발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1발 발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원점을 초토화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미사일을 보관하기 위한 탄약저장고(일본열도 전체에 130개 동)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또, 일본을 향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더욱더 정밀하게 파악해 선제공격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총 60개의 첩보위성을 띄운다는 방침인데, 오는 2024년부터 배치에 들어간다. 현재 우리나라의 첩보위성은 겨우 4개다.

셋째, 대한민국의 국익이다. 일본은 자위대로 머물지 않고 공격 무기의 상징인 미국 토마호크 미사일을 500기나 도입하려고 한다. 미국은 맹방인 영국과 호주 외엔 토마호크 미사일을 수출한 적이 없다. 미국이 아무리 압도적인 군사력이라 하더라도 혼자서는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기 어렵다. 우리가 불행한 과거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도, 또 한 맺힌 과거사가 있더라도 미래 세대를 위해 오직 국익만을 생각하며 나라를 경영해야 한다. 일본보다 잘살면서 주요 G8 국가가 돼 선조들의 한 맺힌 역사를 현세대가 풀어주고, MZ세대가 이 땅에서 평화롭게 잘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하는 책무가 막중하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