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불법 월례비 척결이 노동개혁 시금석

  • 문화일보
  • 입력 2023-03-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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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용 국민노동조합 사무총장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가 점입가경이다. 문재인 정권 시절 친노동정책으로 몸집을 크게 불린 건설노조가 약자의 편에 선다는 초심을 망각하고 불법·탈법으로 돈을 뜯어내고 비노조원 같은 약자들의 일자리를 뺏는 지경에 이르렀다.

민노총 건설노조는 정부의 건설 현장 불법행위 근절에 맞서서 지난 2월 28일 4만5000명이 모여 윤석열 정부 심판집회를 열고 광주고법의 판결문을 왜곡해 건설 현장의 월례비는 임금에 해당한다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그뿐 아니라 건설 현장에서 월례비를 끊자 교묘한 태업을 벌여 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건설 현장 불법행위 특별단속에 나선 경찰의 수사 중간 발표에 따르면 3개월 동안 2863명을 단속해 29명을 구속했다고 한다. 불법의 형태도 다양해 조직폭력배가 노조의 법률실장으로 앉아 전임자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갈취하는가 하면, 노조원 없는 유령 노조, 장애인 없는 장애인 노조, 흉기를 동원하는 협박 등으로 수천만∼수억 원씩을 뜯어내는 방법도 천태만상이다.

특히 타워크레인노조는 월례비가 끊기자 2시간이면 끝낼 일을 4시간으로 질질 끌어 작업 능률을 50%나 떨어뜨리는, 안전을 빙자한 업무방해를 통해 건설 현장의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들은 현 정부의 강력한 불법행위 근절 대책에 맞서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며 전문건설업체를 골탕 먹이고 정부의 노동개혁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경기·인천 철근콘크리트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84개 업체가 920곳 현장에서 월례비로만 모두 1808억 원을 지급했다고 한다. 철콘협회에서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노사 합의로 책정된 임금은 월 490만 원이다. 여기에 철콘업체에서 월례비 및 시간외근로(O.T) 비용 명목으로 추가 지급하는 돈은 200만∼1000만 원가량이다. 그뿐 아니라 건설 현장에서 철콘업체 외의 약 20여 개 업체(도배·전기·소방·인테리어 등)들도 O.T나 월례비 명목으로 수백만 원씩 지급하고 있어 이를 평균적으로 추산할 경우 크레인 기사 1인당 월 2000만 원 이상을 가져가기도 한다고 한다.

민노총 건설노조는 광주고법 판결의 예를 들어 월례비는 임금 성격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임금이란 고용관계에 있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주는 것이지, 고용관계가 없는 전문건설업체에서 받는 월례비나 급행료 명목의 금품은 임금이 아니라 불법적인 뒷돈이다. 가장 핵심적인 불법행위는 민노총 건설노조의 채용 요구가 단체협약 사항이라 불법이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철콘업체와 체결한 단협에는 자신들의 조합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하지 못하도록 정해졌는데도 사업주를 압박해 건설노조가 채용률을 정하고, 근무자를 지정하며, 임금을 정해 주는 등 탈법을 일삼고 있다.

지난 8일 전문건설협회에서 개최한 건설 현장 불법·부당 행위 고발실태 증언대회에는 전문건설업계 임원 5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타워크레인 월례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청사의 책임을 강조했다. 건설 현장 불법·부당 행위의 최대 피해자는 원청보다는 직접 당사자인 전문건설업체다. 그리고 근본적인 피해자는 부당한 인건비 갈취 등으로 인한 건축비 상승으로 거위 깃털 뽑히듯 고혈을 갈취당하는 집 없는 서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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