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노동계 정치권 대상 北공작 심상찮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3-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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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연초에 터진 제주간첩단, 창원간첩단(자통 민중전위), 민노총 침투 간첩단 등을 수사하던 당국은 북한이 내린 반정부투쟁 지령과 일치하는 구호가 각종 시위 때 등장했음을 확인했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당시 등장했던 ‘모든 통일·애국 세력이 연대해 대중적 분노를 유발하라’는 내용이나 핼러윈 참사 시위 현장에 단골로 등장했던 ‘퇴진이 추모다, 국민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등의 구호가 그것이다. 심지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의 장기 파업에도 간첩단이 연계됐음이 드러났다.

또한, 지난해 6월 북한은 창원간첩단에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지령했는데 7월에 열린 민노총 주최 노동자대회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해 11월 지령한 ‘제2의 촛불 국민대항쟁’도 마찬가지다. 북한에 포섭된 간첩들이 지령을 받아 반미·반정부 등 각종 투쟁을 주도하고 투쟁 구호까지 북한과 일치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5년 8월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시도도 북한의 지령이었음이 2011년 적발된 왕재산간첩단 지령문에서 확인됐다. 1988년 1월 18일을 기점으로 5월까지 서울대 등 대학가에 ‘KAL기 사건의 진상’이라는 대자보가 게시된 적이 있다. 주 내용은 KAL기 폭파 사건이 남한 당국에 의해 조작됐다는 것인데, 이는 같은 해 1월 15일 자 북한중앙방송(‘구국의 소리방송’)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었다. 토씨만 몇 개 바꿔 북한 방송문을 그대로 옮기며 가짜 뉴스를 유포했다.

이번에 적발된 간첩단들이 충성맹세문을 작성해 보고했다는 것도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국내 간첩들은 매년 김일성·김정일 생일 때나 당 창건일 등 북한의 주요 행사 때 어김없이 충성맹세문을 보낸다. 2011년 왕재산 간첩단, 2021년 적발된 청주간첩단의 대북 보고문에서도 충성맹세문이 발견됐다. 창원간첩단의 경우 규약에 이 조직이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을 지도사상으로 하는 김일성-김정일주의 조직’이라며, ‘김정은 원수님을 우리 혁명의 수령으로 받들겠다’고 명시한 바 있다.

북한은 정권 목표인 한반도의 공산혁명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과 무관하게 계속 간첩 공작을 펴고 있다. 김일성은 생전에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듯이 남한 혁명은 남한 인민이 주도해야 한다’면서 북한을 혁명기지로 삼아 남조선 인민들의 혁명역량을 지원하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민주기지론에 입각한 대남혁명 강화 노선이다. 1964년 2월 27일 당중앙위 제4기 8차 전원회의에서 김일성이 제시한 남한혁명역량 강화 노선은 △남한 내 반정부투쟁 지원 △남한 인민의 정치사상적 각성(종북의식화) △지하당 구축과 통일전선 형성 △반혁명역량(주한미군과 국군, 대공수사기관, 국가보안법)의 무력화다.

이에 따라 간첩들이 각종 대규모 집회 때 개입해 선동하는 것은 우리 내부의 정치·경제·사회 등 제 부분에 혼돈상태를 조성해 이른바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앞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 직파 간첩과 국내 포섭 간첩들은 남북한과 해외를 오가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정권 타도와 공산혁명 완성을 위해 다방면의 공작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아직 적발하지 못한 제2, 제3의 간첩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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