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재판소의 ‘푸틴 체포영장’에 러는 “무효”…이미 2016년 탈퇴 ‘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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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20 07:45
업데이트 2023-03-2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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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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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방송사 취재진이 촬영한 동영상에서 18일 오후 우크라이나 점령지 마리우폴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 전범 혐의로 체포영장 발부
러 비협조, 현재로선 푸틴의 신병 확보 불가능
푸틴은 국제사회 보란 듯 우크라 점령지 방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러시아 측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침공 6년 전 ICC 가입국에서 탈퇴했기 때문이다.

19(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국영 로시야1 방송과 인터뷰에서 ICC의 체포영장 관련 질문에 “우리는 ICC의 어떤 결정도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간주한다”며 “ICC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는 지금까지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행동을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페스코프 대변인은 ICC가 푸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하기 전인 지난 14일에도 ICC 및 ICC의 법적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ICC는 지난 17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전격 발부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1998년 로마 규정에 따라 설립된 상설 재판소로 전쟁범죄, 제노사이드(소수집단 말살), 반인도적 범죄 등을 다룬다. 이 같은 범죄 혐의가 입증되는 경우, 국가원수의 면책특권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 2016년 ICC에서 탈퇴했다. 이후 러시아는 ICC 비가입국 시민은 ICC의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에 ICC의 체포영장 발부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 신병 확보는 현재로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통상 ICC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당사국은 ICC 규정과 자국 국내법상의 절차에 따라 체포 및 인도청구를 이행해야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푸틴 대통령 체포 및 신병인도에 협조할 가능성은 제로(0)이기 때문이다.

다만 ICC가 체포영장 발부에 이어 푸틴 대통령을 전쟁범죄자로 기소한다면 국제사회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비판 여론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또 ICC 회원국들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혐의자에 대해 외국 정부 수반일지라도 체포해서 ICC에 넘겨야 하므로 푸틴 대통령의 외교적 고립도 심화할 전망이다. ICC가 국가원수급 인사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건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이어 푸틴 대통령이 세 번째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실이 19일(현지시간) 공개한 동영상에서 18일 오후 우크라이나 점령지 마리우폴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차량을 운전하며 이동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상황에도 아랑곳 없이 자국 영토 외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방문하는 공개 행보를 펼쳤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사상 처음으로 방문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방문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측은 과거 푸틴 대통령이 ‘특수군사작전(전쟁) 지역’을 방문했다고 밝힌 적이 있었으나 그 때는 지역을 특정하지 않아 우크라이나 점령지인지 불분명했다.

마리우폴은 이번 전쟁 초기에 남부에서 가장 참혹한 전쟁범죄가 저질러진 지역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3월 17일 극장을 폭격해 최소 600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으며 해당 극장에는 공습을 피해 모인 임산부와 신생아, 어린이 등을 포함한 민간인 1000여 명이 머무르고 있었다. 당시 폭격 후 살아서 극장을 빠져나온 사람은 200명 안팎에 불과했다. 최종적으로 러시아가 지난해 5월 마리우폴을 완전히 점령하기까지 현지에선 2만 명 이상의 주민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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