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회의원 50명 늘리자는 與野 야합, 국민을 뭘로 보나

  • 문화일보
  • 입력 2023-03-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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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신이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제21대 국회의 경우엔 국회 해산론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최근에도 이재명·노웅래 체포동의안 부결로 ‘범죄 비호’ 비판을 자초한 데다, 연금개혁특위는 흐지부지 끝내면서 민생·개혁 입법은 가로막고, 이중으로 받은 국고보조금으로 돈 잔치를 벌이는 행태에 국민 분노가 커간다. 이런 와중에 여야가 의원 정수를 50명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국회는 오는 27일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선거제도 개편 토론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남인순)의 정치관계법 소위원회(소위원장 조해진)가 확정한 3가지 안이 논의 대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내막을 들여다보면, 제1·2안은 현행 300명을 350명으로 늘리는 것이 본질이고, 제3안은 300명 유지 안(案)이지만 들러리 안에 불과하다. 여야(與野)를 떠나 지역구 의원 숫자 축소에 대한 반발을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3안은 지역구 의원을 50명 정도 줄이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절대다수 국민은 정수 확대에 반대한다. 300명을 넘게 되면 ‘200인 이상’이라는 헌법 정신도 짓밟는다. 350명이든 400명이든 상관없다는 것이 아니라, 200명 이상의 의미에 대해 제헌국회부터 ‘남한 200명과 북한 몫 100명’ 취지를 분명히 했고 이후 모든 국회는 존중해 왔다. 더 중요한 사실은, 현행 비례대표 제도가 원론적 취지와는 상관 없이 당권 세력의 ‘내 편 공천’으로 악용되고, 비례대표에 당선되면 다음 선거 공천을 위해 충성 경쟁에 나서는 등의 부작용이 너무 심각하다는 것이다. 지금 상태라면 없애는 것이 옳다.

언젠가 의원 수를 늘리거나 선거제도를 다시 바꿀 수도 있다. 지금은 정수를 299명으로 되돌리고, 비례대표를 폐지하거나 줄이는 것이 민의와 시대정신에 부합한다. 권역별·병립형·준연동형 등 복잡한 방식을 동원해 결국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은 개악을 위한 야합이다.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지 않고는 그런 짓을 하지 못할 것이다. 앞장서는 정당과 의원에 대해서는 국민이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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