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달 갓넘긴 레이건, 70세 고령에 피격… 수술땐 농담도[역사 속의 This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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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27 09:00
업데이트 2023-03-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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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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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81년 3월 30일 미국 워싱턴 DC 힐튼호텔 앞에서 저격당한 레이건 대통령을 경호원들이 대통령 전용 리무진에 황급히 태우고 있다. 당시 대통령을 치료한 의료진은 출혈이 심해 이송이 늦었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 역사 속의 This week

1981년 3월 30일, 미국 워싱턴 DC 힐튼호텔 앞에서 여섯 발의 총성이 울렸다. 취임한 지 두 달을 갓 넘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노동총동맹산별회의(AFL-CIO)에 참석해 연설을 마치고 나와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드는 순간 가슴에 총탄을 맞았다.

대통령을 수행하던 제임스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을 비롯해 경호원과 경찰이 총격을 받고 쓰러져 바닥은 피로 물들었고 경호원들은 황급히 대통령을 방탄 리무진 안으로 밀어 넣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레이건 대통령은 다행히 총알이 심장을 비껴가 왼쪽 폐에 박혀 총탄 제거 수술을 받았다.

영화배우 출신인 레이건 대통령은 낙천적인 성격과 남다른 유머 감각의 소유자였다. 수술에 들어가기 전 위급한 순간에도 부인 낸시 여사에게 “여보, 영화에서처럼 총알이 날아오면 몸을 숙여야 한다는 것을 잊었어”라고 했고, 의사들을 향해선 “여러분이 공화당 지지자였으면 좋겠네요”라고 농담을 던질 정도로 여유를 잃지 않았다.

당시 70세의 고령에도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해 12일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오자 인기가 치솟았다. 재임 시절 야당은 물론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설득하는 능력도 탁월해 ‘위대한 소통자’로 불렸고,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해 미국 경제호황의 발판을 마련하고 냉전 종식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94년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제 나는 내 인생 황혼기로의 여행을 시작합니다”라며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음을 공개했다. 미국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으로 꼽히는 레이건 대통령은 10년간 투병 끝에 2004년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대통령과 함께 총을 맞은 세 명도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은 브래디 대변인은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야 했다. 사건 현장에서 체포된 25세의 저격범 존 힝클리는 배우 조디 포스터에게 관심을 끌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를 보고 여주인공 포스터에게 빠진 힝클리는 그녀가 다니는 예일대 근처로 거처를 옮겨 수차례 편지와 시를 써서 보내고 전화를 거는 등 광적으로 집착했다. 재판에서 정신이상 판정으로 무죄를 선고받아 감옥 대신 정신병원에 수용돼 30년 넘게 치료받았고, 2016년부터 자택에서 생활하며 보호관찰을 받아오다 67세인 지난해 6월 41년 만에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됐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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