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둬줄 사람 없는 유해 6만구…‘초고령사회’ 日의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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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3-30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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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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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식 유골함. 게티이미지뱅크



무연고 유해 10%는 신원확인조차도 안돼
일부 지자체 화장한 유해 캐비넷에 보관도
최근 3년여 장례비 1000억…회수 어려워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 사망자가 발생해도 유해를 수습해줄 친인척이나 지인이 없는 경우가 많아 ‘무연고 유해’ 관리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9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총무성이 전날 발표한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관리·보관 중 무연고 유해 실태 조사 결과 지난 2021년 10월 기준 이 같은 유해가 전국적으로 6만 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유해 가운데 사망자의 신원조차 알 수 없는 것도 6000구에 달했다.

유엔은 만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이미 2005년부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노인층의 인적 교류가 끊기며 유해를 거둬줄 친지나 지인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무연고 유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무연고 유해에 대한 관리 상태도 열악한 실정이었다. 각 지자체에 따라 화장한 무연고 유해를 사무실 캐비넷이나 창고에 보관하고 있거나 납골당 또는 유품정리업자의 창고 등에 보관하고 있었다. 일부 지자체는 납골당으로 보낸 무연고 유해의 경우 통계를 내지 않고 있는 곳도 있어 실제 무연고 유해 수는 이번에 조사된 규모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연고 유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대처·관리하는 절차도 명확하지 않아 각 지자체들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자체 측은 "친족에 유해 인수 의사를 확인할 통일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자체는 "법정상속인이 될 수 있는 친족이 삼촌 이내이기 때문에 그에 따라 (유해 인수)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입장을 회신을 받을 수 있을 일 자체가 없어 업무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사망 후에도 계속 연고를 찾지 못하는 유해 문제 뿐만 아니라 사망 당시 유해를 인수해 장례를 치를 만한 유족이나 지인이 없는 망자의 사례 역시 일본 사회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이 같은 사망 당시 무연고자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10만6000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 사망자의 신원조차 알 수 없는 경우도 2852명이었다.

이들에 대해서는 화장 등의 장례 절차 비용을 행정기관이 먼저 대신 지불하고 유품이나 망자 본인의 금융기관 계좌에서 유류금 일부를 인출하는 방식으로 충당하고 있다. 혹은 법정상속인을 찾아서 지불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유사 사례가 증가하면서 행정기관의 비용으로 선지급을 충당하기 어려운 규모로 부담이 되고 있다. 또 10만여 명 가운데 절반 정도는 장례비를 충당할 정도의 유품이나 유류금이 남아 있지 않기도 했다.

실제 일본 지자체들은 이들 사망 당시 무연고자들에 대해 조사 대상 기간 동안 1건당 21만 엔(약 20만 원), 총 100억 엔(약 987억 원) 이상의 장례비를 부담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망자들이 남긴 유류금 총액은 21억5000만 엔(약 212억 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장례비를 선지급한 지자체가 망자의 계좌에서 유류금을 인출하려고 해도 해당 금융기관에서 "근거 부족"을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총무성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원활한 유류금 인출이 진행될 수 있도록 후생노동성 및 법무성에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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