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직접 만든 ‘동네 놀이터 가이드북’… “재미 두배, 행복 두배”[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문화일보
  • 입력 2023-04-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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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북 상주시 종합사회복지관의 ‘놀 권리 탐구단’ 프로그램에 참여한 상주초 학생들이 지난해 8월 상주 시내 놀이터를 탐방하면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상주시 종합사회복지관 ‘놀 권리 탐구단’

상주초 4~6학년생 20명 구성
놀이터 5곳 놀이기구 등 체험
아이들 눈높이 맞춘 시설 제안
학교·복지시설 700여권 배포

여름방학 놀이 프로그램 진행
“복지 위한 작지만 큰 발걸음”


지난해 가을, 경북 상주시 종합사회복지관의 ‘놀 권리 탐구단’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고사리손엔 직접 제작한 ‘우리 동네 놀이터 가이드북’이 한 권씩 쥐여졌다. 20명의 아이가 상주 시내 5개 놀이터를 방문해 각종 기구를 체험한 후 만들어 낸 것이다. 놀이터 내 아동권리가 잘 반영된 시설, 기구, 환경을 찾은 후 이에 적절한 맞춤별 놀이 활동까지 추천하는 등 알차게 꾸렸다. 대도시는 물론 인근 지역에 비해서도 아이들이 뛰놀 공간이 부족했던 상주시에서 기존에 잘 활용되지 못했던 놀이시설을 아이들의 눈으로 재발견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아이들이 발로 뛰며 손수 만든 가이드북 700여 권은 상주 시내 초등학교 및 아동복지시설에도 배포됐다.

경북 상주시는 노인 인구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인구 특성상 아동보다 노인 관련 정책·사업이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상주시 종합사회복지관의 고민거리였다. 전체 인구 9만5473명 중 65세 노인 인구가 3만3300명에 달하는(2020년 인구총조사) ‘초고령화 도시’인 이곳에서는 실제로 대부분의 도·시책 사업이 노인특화사업, 고령화 사업에 집중돼 있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사업이나 인프라 구축은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에 등록된 상주시 관내 어린이 놀이시설 및 놀이터, 어린이공원 등 놀이 환경은 총 160개소로, 인접 도시들에 비해서도 적었다.

상주시 종합사회복지관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지난해 ‘소외된 아이들의 놀 권리 되찾기’에 나섰다. 복지관이 관련 사업을 기획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공모를 신청, 재단 경북지역본부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다.

재단과 복지관이 지난해 5월 31일부터 11월 21일까지 총 6개월간 진행한 ‘놀 권리 탐구단’ 사업은 상주초 4∼6학년생 20명과 함께 이뤄졌다. 사업은 크게 아동들의 실질적인 놀 거리 확충과 아동권리 이해도 증진을 목표로 세웠다. 또, 이런 과정을 경험한 아동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어른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상주시 종합사회복지관의 ‘아동권리 여름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먼저 복지관은 참여 아동들에게 직접적인 놀 기회를 늘려 주고자 ‘여름방학 놀이 프로그램’ 및 ‘여름방학 운동회’를 진행했다. 한발 더 나아가 참여 학생 20명뿐만 아니라 상주 시내 모든 아동에게도 놀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데 뜻이 모아졌다. 당초 상주시의 여가 놀이시설 확충이 최우선 과제였지만, 예산 및 시간적 한계로 기존 놀이터의 재발견·활성화를 목적으로 소개하는 ‘우리 동네 놀이터 탐방’ 프로그램을 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우리 동네 놀이터 가이드북’은 곳곳에 배포돼 지역 내 아동들의 놀이 지침서가 됐다.

아동권리 교육도 이뤄졌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기반한 ‘아동권리 교육’과 대구 별별인권체험관에서 아동권리를 주제로 퀴즈 풀이, 미션 스탬프 투어를 하는 ‘아동권리 체험’ 등이 진행됐다. ‘아동권리 여름캠프’에서는 참여 학생들이 ‘아동권리, 나의 생각은요’ ‘우리가 생각하는 고민, 골칫거리’ ‘우리 학교(놀이터)가 불편한 점’ ‘어른들에게 제안합니다’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날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아동권리 제안서’를 제작해 아이들이 직접 시장, 시의원, 국회의원, 교사 등 ‘권리 의무 이행자’를 찾아가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실질적인 아동권리 옹호를 위해서는 어른들을 통한 다양한 정책적·제도적 활동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복지관에서 이번 ‘놀 권리 탐구단’ 사업을 담당한 류양근 팀장은 “상주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작지만 큰 발걸음이자 첫 번째 발돋움”이라면서 “아동권리 증진과 옹호는 하루아침에 달성되는 활동이 아닌 만큼 전 지역민이 인식하고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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