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P2E 로비 의혹 확산과 野 미온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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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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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조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 이사장, 前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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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과 조직에 대한 민감성과 이해 그리고 활용에서는 이른바 좌파가 우파보다 확실히 앞선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법과 비리가 벌어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김경수가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 일당을 동원,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과 인기 검색어를 조작한 게 대표적이다. 그리고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수십억 원대 가상화폐 보유 의혹은 가장 비근한 사례다.

첫 번째 의혹은, 재작년 11억8100만 원의 재산을 신고한 김 의원이 9억 원대 코인 투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가이다. 김 의원은 8일 낸 입장문에서 “2021년 1월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한 9억8000여만 원을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고 했다. 설명대로 공개 의무가 없는 가상화폐로 돈이 이동했다면 재산 신고액은 그만큼 줄어야 하는데, 그해 말 김 의원의 신고액은 오히려 8700만 원 늘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오히려 증폭되는 이유다.

다음 날 김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주식 판 돈을 코인에 투자했다가 원금 9억8000여만 원을 먼저 회수했고, 그 가운데 8억 원을 전세금으로 썼다고 소명했다고 한다. 전세금으로 쓴 부분은 “위믹스 코인을 현금화하지 않았다”던 그전의 설명과 달라졌고, ‘원금을 회수했다’는 설명도 하루 전의 입장문에는 없던 내용이다.

이렇게 투자금 관련 해명이 갈팡질팡하면서, 상장 이전에 특정인들에게 싸게 파는 ‘프리세일’을 통해 코인을 취득했을 수도 있다는 새로운 의문이 제기됐다. 김 의원이 이를 전면 부인하자, 이번엔 김 의원이 다른 전자지갑에 위믹스 코인 50여만 개를 더 보유하고 있다는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왔다.

백번 양보해 김 의원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투기성이 강한 ‘잡코인’에 전 재산의 80% 이상을 넣은 건 누가 봐도 과도하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었을 것’이란 의심을 사는 게 당연하다.

더 심각한 것은 이해충돌 문제다. 김 의원이 의정 활동을 통해 ‘가상화폐 띄우기’에 나선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021년 초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김 의원은 그해 말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의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이어 지난해 1월에는 현행법상 불법인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의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국회 토론회에 참여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해 2월 초 민주당 선대위 온라인소통단장이던 김 의원이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적용한 대선 펀드를 기획, 출시한 것도 이해충돌이란 지적이 나온다. 발표 직후 ‘NFT 테마코인’으로 꼽히던 위믹스 가격이 일시적으로 반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고작 김 의원에게 보유한 코인을 매각하라는 권유로 사건을 덮으려고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다. 민주당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진상조사를 통해 의혹을 남김없이 해소할 결과를 내놔야 한다. 한국게임학회장도 국회에 대한 P2E 게임업체들의 전방위적인 로비가 의심되는 상황인 만큼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에 대한 국회 차원의 전수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유사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법령 손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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