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기관 노사협약 불법 천지, 더는 철밥통 방치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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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1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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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단체협약이 위법·불법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노·사 짬짜미와 모럴해저드 행태는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이번 정부 조사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노동조합의 인사권 침해, 노조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하는 직원 해고, 정원 축소 금지, 노조가 반대하는 채용 금지 등 관련 법령을 위반했거나 노사 교섭 대상이 아닌 내용까지 담은 조항이 수두룩하다. 고용노동부가 17일 공무원·교원·공공기관 등 479개 기관의 단체협약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불법·무효 조항을 담고 있는 기관이 전체의 37.4%인 179곳에 달했다. 공무원 노조(83%), 민주노총 산하 노조(51.8%)의 위반 비율이 높았다. 또 48개 노조 규약 중 6개는 노조법 위반 소지까지 있다. 노조의 일탈과 이에 편승한 공공기관들의 보신주의가 심각한 수준이다.

공무원 노조 단협의 경우, 구조조정 등에 따른 정원 축소 금지와 함께 노사 합의를 통한 정원 조정을 규정하고 있다. 노사 교섭 대상도 아닌 정부의 정책과 임용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다. 조례로 정해야 할 특별휴가를 5월 중 하루 준다는 특혜도 있다. 고의에 의한 파괴·방화가 아니면 민·형사상 및 인사상 책임과 배상 책임을 묻지 않고, 노조 활동으로 인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엔 퇴직·해고에서 제외한다는 신분보장용 면책 조항도 있다.

교원 노조 단협에는 노조 활동 방해가 우려되는 신규 채용을 금지하고, 노조가 채용을 거부할 때는 수용토록 해 불공정 채용을 대놓고 용인하고 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노조 선전물 배포를 보장한다는 내용까지 있다. 최근 큰 논란이었던 포스코지회의 금속노련 탈퇴 방해처럼 노조 탈퇴를 가로막는 조항도 있다. 민간 노조나 공공 노조나 법을 넘나드는 무소불위 행태가 도를 넘었다.

노사가 한 편이 되어 철밥통만 키워온 결과다.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더 심각해졌다. 공공기관장도 노조 요구를 들어주고 임기를 지키면 그뿐이다. ‘노조 공화국’이란 말이 새삼 실감 난다. 고용부가 노동위원회를 거쳐 단협과 노조 규약의 불법 조항을 시정하고 불응 땐 형사 처벌하겠다고 한다. 당연하다. 퇴임한 기관장 책임도 따져야 한다. 혈세를 뜯어먹는 기생충 같은 야합을 더는 용인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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