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회 속기록 ‘막말 감추기’수정 막을 입법 더 회피 말라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23-05-19 11:43
기자 정보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1
폰트
공유
대한민국 헌정의 주요 사료(史料)인 국회 속기록이 의원들의 ‘막말 감추기’ 수정으로 왜곡되는 실상 일부가 드러났다. 국회사무처의 ‘21대 국회 속기록 자구 수정 내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수정이 100건이어서 20대 국회 4년 71건보다 크게 늘었다고 동아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19일 보도했다. 모든 수정을 왜곡이라고 할 순 없지만, 구체적 사례와 함께 악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10월 21일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의원을 거론하며 “친구들을 많이 괴롭히셨답니다”고 한 말도 대표적이다. “친구들과 많이 다투셨답니다”로 엉뚱하게 바꿨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의 그해 9월 28일 농림축산식품해양위 소위 발언 “진도 해산물이 막말 그대로 표현하면 ‘○○ 물먹은 해조류다’ 해 가지고” 운운도 대표적이다. “사고 해역이라는 이유로 진도 해산물에 대한 인식도 나빠져서”로 둔갑했다. 김태흠 당시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11월 11일 기획재정위 소위에서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못 믿을 사람들이 교수 집단이야, 제일 못 믿을 집단이”라고 했다. 그 30자 발언을 여섯 글자 “나는 교수들이”만 남게 했다.

법조문·숫자의 오류, 유사한 어휘로 변경, 간단한 앞뒤 문구 변경, 기록 착오 등으로 수정 사유를 명시한 국회 규정마저 위반한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수정을 엄격히 제한하는 법안이 2021년 6월 발의됐어도, 논의조차 하지 않은 탓이 크다. 국회는 그 입법을 더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주요뉴스
기사 댓글

AD
AD
count
AD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